대우자동차 출신의 엔지니어가 세계 톱 메이커인 GM의 부사장에 올랐다.

한국지엠주식회사는 한국지엠의 기술개발부문 손동연 부사장이 3월 1일 부로 GM의 글로벌 소형차개발부문 부사장에 선임됐다고 발표했다.대우자동차 출신의 엔지니어가미국 GM의 글로벌 소형차 개발을책임지는자리에 올랐다는 점에서 손 부사장의 이번 인사는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는 한국지엠의소형차 개발 기술력을 미국 GM 본사가 인정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손 부사장의 위상은 이번 인사로 크게 달라진다. 명칭은 동일한 ‘부사장’이지만 한국지엠의 부사장에서 GM 본사의 부사장으로 이동했다는 점에서 사실상 파격적인 승진인 셈이다. 손 부사장은 이제 그동안 담당했던 한국지엠의 기술개발 업무에서 손을 떼고 GM 본사의 글로벌 소형차 개발을 담당하게 된다. 보고 라인도 바뀐다. 이제부터는 한국지엠 사장에게 보고를 하지않고 GM 본사의 경영진에게 보고를 하고 업무지시를 받게 된다. GM의 글로벌 소형차 개발 기지가 한국지엠인 만큼 손 부사장은 계속 한국에서 근무하면서 소형차 개발을 진두 지휘하게 된다.

손동연 부사장은지난 2년여 동안 한국지엠 기술개발부문을 이끌며 탁월한 성과를 나타냈다. 경차 마티즈의 후속모델을 개발하며 GM의 글로벌 경차개발 수석 엔지니어로도 활약한 바 있다.

1989년 과거 대우자동차 시절 입사한 손동연 부사장은 그 동안 제품 통합, 파워트레인 개발 및 연구 업무 등 주요 업무를 진행해 왔으며, 2010년 4월 부사장 승진과 함께 GM DAEWOO 기술연구소 소장에 임명됐다. 손 부사장은 1981년 한양대학교에서 정밀기계학을 전공했으며, 이후 1984년 서울대학교에서 기계공학 석사 학위를, 1989년 펜실베니아 주립대학교에서 기계공학 박사 학위를, 1999년 보스턴 대학교에서 MBA를 각각 취득했다.

손 부사장은 소탈한 성격으로 스스럼 없이 주변과 어울리는 스타일이다. 엔지니어로서 업무는 치밀하게 진행하지만 고위 임원으로 권위를 내세우는 법이 없다. 신차발표회 등의 행사에서는 기자들과도 거리낌 없이 어울린다.미사여구로 자사 차량을 자랑하기보다 솔직하게 장단점을 말하는 성격이어서 행사때마다 그의 주변에는 기자들이 모여든다. 억지로 말을 꾸미기보다 모르는 부분은 “모르겠다. 확인하고 알려드리겠다”고 대답한 뒤 약속을 지킨다. 차의 평가에 대해 의견이 갈릴 때에는 “같이 타보며 얘기하자”고 할 정도로 적극적이다.

한국지엠도 손 부사장의 이번 인사이동을 크게 반기고 있다. 세계 최대의 메이커 GM의 소형차 개발 책임자를 한국지엠이 배출했다는 점에서 임직원들의 사기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국지엠의 전신인 대우자동차로 입사해 엔지니어로서는 최고의 자리라고할 수 있는 차량개발 책임자에 까지 올랐다는 사실은 한국지엠도 자부심을 가질만한 일이라는 것.

‘차량 개발 업무 중단’ 등 일부 언론의 오보에 시달리던 한국지엠은손 부사장의 이번 인사로 이 같은 인식이 사라질 것을 기대하고 있다. GM의 글로벌 소형차 생산기지로서 한국지엠의 위상이 그만큼 탄탄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라는 것. 한국지엠 출신인 손 부사장이 GM 부사장으로서 한국에 상주하며 글로벌 소형차 개발을 책임지고 진두지휘하는 것은 그만큼 GM 안에서 한국지엠의 위상도 올라갔음을 보여준다는 설명이다. GM이 한국지엠을 신뢰하고 있고 차량 개발 업무에 더 큰 힘을 실어주는 만큼 한국지엠을 바라보는 불안한 시선을 거둬 줬으면 하는 바람도 숨기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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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종훈 yes@autodiar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