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싼이 ‘ix’ 라는 꼬리를 달면서 요염해졌다. 뭔가 부족하고 둔해 보였던 이전 투싼의 모습에서 훨씬 세련되고 시대를 앞서가는 모습으로 변했다. 디자인 뿐 아니다. 디젤과 가솔린 엔진으로 무장한 투싼ix는 성능과 안전성에서도 경쟁모델들을 앞서며 콤팩트 SUV 시장 평정을 노리고 있다. 맹렬했던 더위도 한 풀 꺾인 날 투싼 ix를 시승했다. 디젤과 가솔린 엔진차 모두를 탈 수 있었다.

투싼은 디자인이 개혁적으로 바뀌었다. 6각형 헥사고날 디자인으로 강하고 확실한 변화를 가져왔다. 현대차가 쏘나타 이하의 중소형 자동차에 공통적으로 적용하겠다는 디자인이다. 라디에이터 주변으로 육각형 디자인을 적용한다는 것.

투싼 ix가 처음 데뷔했을 때의 쇼크를 기억한다. 쇼킹한디자인이었다. 이전 디자인이 단순하고 조금 멍청해 보였던 건 사실이다. 그에 비하면 같은 플랫폼을 쓰는 기아차의 스포티지가 훨씬 ‘있어보였다.’ 그랬던 투싼이 헥사곤 개념을 핵심 디자인으로 도입해 한 단계 업그레이드한 모습을 선보인 것이다. 현대차의 디자인이 또 다시 한 단계 업그레이드 하는구나하는 생각을 떨칠 수 없었다. 앞서나가는 미래지향적 디자인은 분명해 보인다.

작은 듯 한 저스트 사이즈의 크기에 2.0 엔진을 얹은 속이 꽉 찬 SUV다. 디젤과 가솔린 두 엔진이 있는데 디젤에 출력도 세다. 디젤이 186마력, 가솔린이 164마력이다. 의외다. 덕분에 디젤이 가볍고 경쾌한 느낌을 준다.

흔히 같은 배기량에서 디젤은 토크가, 가솔린은 출력이 우세하다. 하지만 투싼ix에는 이 법칙이 무시된다. 그냥 디젤이 다 강하다. 출력도 앞서고, 토크는 당연히 셌다. 그리고 연비도 월등했다. 연비도 디젤이 1등급, 가솔린은 3등급이다.

투싼ix 가솔린 모델의 엔진룸

물론 가솔린도 장점은 있다. 디젤보다 300만 원 정도 저렴한 가격이다. 가솔린은 조용하고 소음과 진동면에서도 가솔린이 강점이 있다. 편안함, 조용함이 강점이다. 소비자들 선택의 폭을 넓힌다는 점에서 의미 있다. 어쨌든 투싼 ix를 시승하면서 놀랐던 것은 디젤 엔진의 저력이었다. 디젤은 힘 있고 연비도 좋고 의외로 조용했다. 투싼ix를 산다면 디젤을 강추한다.

헥사고날 개념이 인테리어에도 적용됐다. 센터페시아 윗부분에 그대로 적용됐다. 콤팩트 SUV 치고는 매우 고급스럽다. 현대차는 투싼ix 2011년형을 내놓으며 전 차종에 VDC를 기본 장착했다. 차의 흔들림을 잡아줘 안전에 큰 도움을 주는 장치다. 차의 주행안정성을 높여 결과적으로 안전에도큰 도움을 주는 것. 운전석 동승석까지 에어백은 기본이다. 사이드커튼 에어백은 어떤 모델을 택하든 옵션으로 선택할 수 있다.

투싼 ix에는 여러 가지 편의장치들이 있다. 웰컴 라이팅 시스템은 주인을 배웅하고 마중하는 헤드라이트다. 주인이 가는 길을 밝혀주고, 다가오면 알아서 불을 켜는 등 반응을 한다. 똑똑한 기능이다. 냉풍 시트도 무척 마음에 든다. 특히 더웠던 올 여름에는 이런 냉풍 시트가 그렇게 고마울 수가 없다. 운전자의 몸을 쾌적하고 뽀송뽀송하게 만들어준다. 운전자를 쾌적하게 만드는 게 결국엔 안전과도 직결된다. 하이패스 기능이 내장된 룸미러, 파노라마 선루프, 모젠 기능이 내장된 인포메이션 시스템 등. 다양한 편의기능으로 운전을 돕는다.

시속 80km에서 투싼ix는 편안하게 달렸다. 잔잔한 바람소리가 들린다. 크게 신경 쓰이지 않는 소리다. 가속을 하면 엔진 소리가 먼저 들린다. 얇은 소리가 들린다. 디젤은 상대적으로 굵은 소리다. 실내는 매우 조용한 편은 아니다. 바깥 소음이 적당히 들린다. 디젤엔진도 의외로 조용했다. 디젤이 맞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소음도 떨어지지 않는다.

가솔린 엔진 기준, 시속 100km에서 rpm은 2000이다. 6단 변속기가 무난하게 속도를 커버하는 편이다. 속도를 높일수록 안정된 느낌이 조금씩 사라지며 소리가 주는 어수선함이 점점 커진다. 시속 140 이상에서는 차가 불안한 느낌이 조금씩 드러난다.

가솔린 엔진의 제로백은 11.64초. 시속 100km에서의 정지거리는 44.81m로 3.16초였다. 디젤엔진은 아쉽게도 계측기 준비 부족으로 측정하지 못했다. 6단 AT는 수동 변속기능도 있다. 변속레버를 왼쪽 오른쪽으로 밀 때 거칠다. 부드럽게 이동했으면 좋겠다.

액티브 에코 기능은 디젤엔진에 적용됐다. 가솔린 엔진 차에도 에코 드라이브 기능은 있지만 ECU를 통해 조절되는 액티브 기능이 아니다.

가속을 하면 소리가 커지는데 가솔린과 디젤의 반응이 조금 다르다. 가솔린차는 소리가 앞서 달린다. 소리만큼 속도가 나지 않는 것이다. 디젤엔진 차는 소리와 속도가 비슷하게 간다. 가솔린차 기준으로 시속 170km에서 가속페달을 바닥에 붙이고 한참을 달렸지만 속도는 좀처럼 올라가지 않았다.

차가 크지 않아서 운전하는데 부담이 없다. 편하게 잘 다룰 수 있다. 후방 카메라도 장착돼 있어 주차하기 편하다. 후진할 때 가이드라인까지 표시된 후방 시야가 모니터에 뜬다. 편하다. 무엇보다 뒤가 보이니 마음이 편하다.

투산ix는 선택 폭이 넓다. 가솔린의 여유 있음. 디젤의 강함, 사륜구동의 안정감, 이륜구동의 실용성 등 각자의 처지와 취향에 맞춰 여러 조합을 거쳐 나만의 차를 고를 수 있다는 것은 분명 투싼의 자랑이다. 디젤과 가솔린의 특징이 대비되는 시승이었다. 가솔린은 가솔린대로 디젤은 또 그대로 매력이 넘치는 SUV다.

오종훈의 단도직입

디젤은 비싸고 가솔린은 의외로 시끄럽다. 디젤이 여러 매력이 많지만 가격표를 보면 선뜻 지갑을 열기가 망설여진다. 조금 더 저렴했으면 좋겠다. 가솔린은 엔진소리와 바람소리가 의외로 커서 당혹스러웠다. 가솔린 엔진에 거는 기대를 충족시키려면 투싼 가솔린 엔진은 좀 더 정숙해야 하겠다.

투싼 ix 주요제원 디젤 / 가솔린
엔진형식 : 디젤 2.0 e-VGT / 가솔린 2.0 VVT
최고출력 (마력/ rpm) 184/4,000 166/6,200

최대토크 (kg.m/rpm) 40/1,800~2,500 20.1/4,600

구동방식 : 4WD/2WD

트랜스미션 : 6단 AT

타이어 : 225/55R 18

연비 (km/l) : 16.1(디젤 4WD), 11.7(가솔린 2WD)

길이x너비x높이(mm) 4,410×1,820×1,685

승차정원 (명) : 5

가격(만원) : 1,892~2,971

시승 / 오종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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