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te icon AutoDiary

미니 컨트리맨 S “미니 아닙니다. 엑스라지입니다”

가슴 설레는 차들이 있다. 시승 날짜가 잡히면 괜히 기다려진다. 미니가 그렇다. 얄개 같은 차다.

파트너는 미니 컨트리맨 S 올4 페이버드다. 컨트리맨은 미니 라인업에서 제일 크다. 1세대 컨트리맨을 탔을 때 “작아서 미니인데 크기로는 라지”라고 평을 했었다. 2세대 모델보다 무려 150mm를 더 길게 만들었으니 3세대 모델은 엑스라지쯤 되겠다. 너비도 높이도 폭풍 성장하는 아이처럼 커졌다. 그래도 차체 길이 4,445mm니까 기아 니로보다 20mm가량 긴 정도다.

라디에이터 그릴은 두툼한 테두리로 8각형을 그리고 있다. 그 양옆에는 직선으로 마무리한 헤드램프가 자리했다. 커진 덩치, 달라진 모습, 변한 인상이다. 헤드램프와 리어램프는 3가지 형태로 다른 모습을 드러낸다. 앞뒤 램프의 빛을 통해 서로 다른 세 가지 표정을 연출하는 셈이다.

직경 240mm QLED 모니터는 3세대 미니의 가장 특징적이고 핵심적인 부분이다. 이를 통해 모든 주행 정보를 파악하고 대부분 기능을 화면 터치로 작동시킨다. 큼지막한 모니터가 인테리어의 중심을 잡아주고 있다. 놀라운 건 유리처럼 얇다는 것. 모니터가 두툼한 게 아니라 얇았다.
8월, 한낮의 찌는 더위와 땡볕 아래 서너 시간을 움직였는데 모니터는 열이 없었다. 아주 약한 미열 정도가 느껴질 뿐이다. 미니에 감탄해야 할지, 함께 개발했다는 삼성디스플레이에 손뼉을 쳐야 할지 모르겠다. 분명한 건, 미니니까 이런 구성이 가능하다는 사실이다.

나 없으면 어쩌나 걱정 한가득 안고 휴가를 떠나지만, 세상은 너무나 잘 돌아간다. 때로 더 잘 돌아가기도 한다. 사라진 계기판을 두고 드는 생각이다. 계기판을 치우고 헤드업 디스플레이를 배치했다.

스티어링 휠은 미소를 부른다. 3스포크 핸들인데 아래로 향한 스포크 하나를 직물로 만들었다. 허리띠로 사용하면 좋을 것 같은 소재인데 팽팽한 텐션까지 갖췄다. 눈치 없는 장난꾸러기의 재미난 시도다. 그래, 이것도 재미있네, 말 된다. 대시보드 표면에는 100% 재활용 폴리에스테르로 만들어진 직물 소재를 적용하고 조명을 넣었다. 어두운 곳에서 빛을 발하는 대시보드가 분위기를 따뜻하게 만든다.

7단 듀얼클러치(더블 클러치라고 소개하지만 듀얼 클러치가 좀 더 정확하다. 수동 변속기를 다루는 운전 테크닉인 ‘더블 클러치’와 혼동할 수 있어서다.)를 조절하는 변속 레버는 토글스위치로 대체됐고 시동 스위치는 왼쪽 오른쪽 어느 방향으로 돌려도 시동이 걸리고 꺼진다. 그 아래, 작은 손가방만한 수납공간이 있다.

뒷좌석은 앞뒤 슬라이딩과 등받이 각도 조절이 된다. 뒷좌석을 접어 누우면 발목이 차 밖으로 삐져나간다. 트렁크 열고 한숨 잘 수는 있겠다. 트렁크 공간은 기본 505리터에서 최대 1,530리터까지 넓어진다.

컨트리맨에는 모두 8가지로 선택할 수 있는 ‘MINI 익스피리언스 모드’가 있다. 주행 모드와 더불어 화면 그래픽과 인터페이스, 대시보드에 조사되는 앰비언트 프로젝션, 주행 및 기능 사운드 등을 각기 다른 콘셉트로 제공해 주는 기능이다.

이중 단연 재미있는 건 ‘고 카트’ 모드다. 조금은 거칠고 직결감이 살아있는 가속으로 미니 특유의 감각을 맛볼 수 있다. 많은 이들이 좋아했고, 또 힘들어했던 고카트의 감각을 살려 놓았다. 물론 다른 주행 모드에서는 좀 더 부드럽고, 조용하고, 나긋나긋함을 만나게 되는데 “이녀석 철들었네”라는 말이 절로 나올 정도다. 철들면 미니가 아니라는 게 함정. 그래도 고 카트 모드가 미니만의 DNA를 맛볼 수 있게 해준다.

직렬 4기통 2.0 가솔린 트윈 터보 엔진은 204마력, 30.6kg·m의 힘을 갖췄다. 그 힘을 조율하는 건 7단 스텝트로닉 듀얼 클러치 변속기다. 여기에 지능형 사륜구동 시스템 ‘ALL4’를 더했다. 앞바퀴 굴림 기반의 사륜구동 시스템이다.

공차 중량이 1,680kg으로 마력당 무게는 8.2kg이다. 메이커에서 발표한 이 차의 시속 100km 가속 시간은 7.4초. GPS 계측기를 장착하고 직접 측정해 본 100km/h 가속 시간은 8.48초가 가장 빨랐다.

공인복합 연비는 10.8km/L로 썩 좋은 편은 아닌데, 파주-서울간 55km를 적극적인 경제운전으로 달리며 측정해 본 실주행 연비는 17.5km/L를 기록했다.

판매 가격은 뉴 MINI 컨트리맨 S ALL4 클래식 트림 4,990만 원, 페이버드 트림이 5,700만 원, 뉴 MINI JCW 컨트리맨 ALL4가 6,700만 원이다.

오종훈 yes@autodiary.kr

Exit mobile vers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