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온한 일상을 보내는 독일 신사는 수시로 슈퍼 히어로로 변신해, 초능력을 드러낸다. ‘메르세데스-AMG GT 4도어’다. 무더위가 찾아 온 30일, 메르세데스-AMG GT 4도어를 타고, 서울 중구 메르세데스 벤츠 코리아 본사에서 경기도 파주 황희 정승 묘역까지 왕복 110km 시승을 진행했다.
메르세데스-AMG GT 4도어는 2018년 3월 제네바 모터쇼에서 처음 공개됐다. 국내 출시는 2019년 10월이었다. AMG GT 4도어는 2022년 3월 부분 변경 모델이 출시될 때 까지 3,478대가 팔리며 AMG 판매량의 한축을 담당했다.
전면부의 거대한 그릴과 헤드라이트는 마치 먹이를 향해 두 눈을 부릅뜨고 달려드는 상어의 모습이다. 측면부의 A필러에서 이어지는 곡선의 루프라인과 윈도우 벨트라인은 역동적인 고성능 패스트백의 모습을 나타냈다.
5,055×1,955×1,455mm로 휠베이스는 2,950mm다. 2열 착석 시 무릎 앞으로 주먹 두 개, 머리 위로 주먹 하나의 여유가 있다. 센터터널은 손목까지 올라온다.
12.3인치의 운전석 계기판과 터치식 모니터가 하나로 이어졌으며, 헤드업 디스플레이가 더해 운전의 집중도를 끌어올렸다. MBUX (Mercedes-Benz User Experience)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적용됐다. 음성 명령으로 공조장치 조절 및 길 안내를 받을 수 있다.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미세먼지다. AMG GT 4도어는 차량 내 미세먼지 농도를 모니터하는 공기 청정 패키지가 적용됐다. 적어도 AMG GT 4도어 안에 있을 때 만큼은 미세먼지에서 자유롭다. 애플 카플레이와 안드로이드 오토는 무선 아닌 유선으로 연결된다.
락투락 조향비는 2.1회전으로 아주 타이트하다. 또한, 조향반응은 부드럽고, 살짝 묵직하다. 영락없는 고성능 퍼포먼스 모델의 조향 반응이다.
최고출력 367마력/ 5,500~6,000rpm, 최대토크 51kg.m/1,600~4,500rpm 의 직렬 6기통 3리터 엔진과 AMG 스피드 시프트 TCT 9단 변속기가 합을 맞춘다. 여기에 48볼트 통합 스타트 제네레이터 시스템이 더해져, 효율을 끌어올린다.
AMG GT 4도어에는 다이내믹 셀렉트가 더해졌다. 다이내믹 셀렉트는 컴포트 모드부터 스포츠 플러스 모드까지 자기 자신만의 운전 모드를 선택할 수 있다.
가다서기를 반복하는 도심. 드라이브 모드는 컴포트 모드에 맞춰졌다. AMG GT 4도어의 에어 서스펜션은 “이것이 Silky driving”이라는 듯 부드러운 승차감을 보여준다. 간헐적으로 올라오는 노면의 잔진동만이 엉덩이를 들썩이게 만든다.
시속 100km에서는 9단 1,400rpm에서 3단 5,200rpm의 엔진 회전수를 나타낸다.
스포츠 플러스 모드로 바꿨다. 스티어링 휠에 붙어있는 AMG 다이내믹 셀렉트 조그셔틀은 이내 녹색에서 붉은색으로 색이 바뀌었다. 부드러운 세단에서 강력한 퍼포먼스를 선사하는 스포츠카로 순식간에 탈바꿈했다.
모습만 바뀐 것이 아니다. 강력한 힘이 드러난다. 일상에서 부드러운 면모를 드러내던 이는 온데 간 데 없고, 단단해진 서스펜션으로 뛰어난 달리기를 선보인다.
시끄러운 바람소리도 잠재워 잔잔한 바람소리가 귓가를 간지럽힌다. AMG 가변배기 시스템이 작동돼, “진정한 스포츠카는 바로 나!”라고 말하는 듯한 배기음을 들려준다. 스포츠 플러스 모드에서 AMG GT 4도어는 AMG 가변 배기 시스템으로 자기 자신의 노래를 부른다.
컴포트, 스포츠 플러스 등으로 주행모드가 변환될 때 마다, AMG 라이드 컨트롤 플러스는 각 휠의 댐핑을 통제하여 안정적인 주행을 선사한다.
AMG GT 4도어는 단지 달리기만 잘하는 것이 아니다. 벤츠의 주행 보조 시스템인 드라이빙 어시스턴트 패키지를 적용해 안전하고 편하게 움직인다.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시스템인 액티브 디스턴스 어시스트 디스트로닉은 설정한 속도만을 고집하지 않고, 앞차의 흐름에 맞춰 부드럽게 나아간다. 운전자를 안심시키는 제동 성능으로 가끔씩 급하게 끼어드는 차량에도 먼저가라는 아량을 베푼다. 더불어 액티브 차선 이탈 방지 어시스트와 액티브 스티어링 어시스트가 쾌적하고 안전한 주행을 도와준다.
AMG GT 4도어는 자신의 진정한 능력을 숨긴 슈퍼 히어로다. 슈퍼 히어로와 떠나는 일상탈출은 아주 짜릿하고 흥미진진다.
시승차는 메르세데스-AMG GT 43 4MATIC 다이내믹으로 가격은 1억 6,920만 원이다.
이상진 daedusj@autodiar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