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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토스 1.6T 4WD 시승기 “어쭈 요놈 봐라! 형님 치받을 기세”

이번엔 셀토스다. 기아차 라인업에 새로 추가되는 소형 SUV다. 스포티지 동생이 또 하나 늘어난 셈이다. 스토닉, 니로가 있고 쏘울까지 끼워주면 셀토스까지 비슷비슷한 차급에 4개 차종이 밀집대형을 이루게 됐다. 소형 SUV를 승부처로 삼겠다는 기아차의 의지가 보인다. 셀토스는 중국과 인도 시장까지 겨누고 있는 글로벌 전략 차종이다.

1.6 가솔린 터보 노블레스 트림 4WD 모델을 타고 시승했다. 노블레스 트림 기본가격에 장착한 옵션들을 더하면 3,000만원을 넘는 가격이다. 기본트림인 트렌디는 1,929만 원부터 시작하는데 전방충돌방지 보조, 차로유지보조, 차선이탈방지 보조, 운전자 주의경고, 하이빔 보조 등을 기본 제공한다. ADAS 시스템을 퍼줬다고 해도 좋을 정도다.

정지까지 가능한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후방 교차충돌 방지보조, 고속도로 주행보조, 안전하차 보조 등은 추가로 선택할 수 있다.

LED도 아낌없이 사용했다. 헤드램프, 주간주행등, 방향지시등을 LED로 발랐다. 보닛 끝 선에도 LED를 사용했다. 리어 컴비네이션 램프도 당근 LED.

소형 SUV라고는 하지만, 사이즈가 제법 크다. 길이가 4,375mm다. 크기만 보면 스포티지를 치받을 기세다. 휠베이스 2,630mm를 확보해 넉넉한 실내공간, 특히 뒷좌석 공간을 만들었다. 뒷좌석에 앉으면 무릎 앞으로 주먹 두 개가 들어가고 남는다. 뒷시트는 리클라이닝도 된다. 등받이를 뒤로 젖혀 좀 더 편한 자세를 취할 수 있는 것. USB 포트, 열선 시트, 송풍구 등 뒷좌석에도 제법 공을 들였다. 차급을 뛰어넘는 공간이다.

마치 찌그러진 것 같은 스피커 커버가 시선을 붙든다. 보스 오디오다. 밤에는 조명장치로 역할을 한다. 분에 넘치는 장비다. 블루투스는 2개의 기기와 연결할 수 있고, 10.25인치 AVN 화면은 3분할 화면을 제공하고, 무선으로 업데이트를 한다. 소형 SUV에 차고 넘치는 안전 및 편의 장비들을 담았다. 차를 출발시키기도 전에 꽉 찬 느낌을 받는다.

지붕을 보면 SOS 버튼이 자리했다. 버튼 하나가 든든하다. 언제든 직통으로 연결 가능한 핫라인이 있는 것. 혼자여도 혼자가 아니다.

드라이브 와이즈, 그러니까 주행보조 시스템을 통해서도 누군가 함께 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곡선로에서 힘을 주지 않아도 스티어링 휠이 돌아간다. 누군가 핸들을 함께 쥐고 있는 느낌. 현대기아차의 주행보조 시스템은 완성도가 높다. 특히 차로유지 보조 시스템이 그렇다. 정확하게 차로의 중앙을 유지한다. 차로 안에서 갈지자 행보를 보이는 일부 수입차의 LKAS와는 차원이 다르다. 시속 100km를 훌쩍 넘는 속도에서도 드라이브 와이즈는 안정적으로 작동한다. 믿을만하다.

컴바이너 타입의 헤드업 디스플레이는 선명한 화면에 꼭 필요한 정보를 간추려 보여준다. 자연스럽게 앞을 보면 헤드업 디스플레이 화면이 눈에 걸린다. 굳이 시선을 내려 계기판을 볼 필요는 없겠다.

주행모드는 스포츠 노멀 에코 3개 중에서 선택할 수 있다. 4WD가 아니면 트랙션 모드가 추가된다. 미끄러운 길에서 구동 바퀴에 걸리는 트랙션을 미세하게 조절해 사륜구동에 준하는 움직임을 보이는 것. 오프로드를 갈 일이 없다면 굳이 4WD를 택하지 않아도 좋겠다.

시승차는 4WD를 적용했다. 4WD를 적용하면 리어 서스펜션이 멀티링크로 바뀐다. 2WD에선 토션빔을 쓴다. 그래서일까 시종일관 안정된 자세를 유지했다. 굽이굽이 몰아치는 와인딩에서도, 한계속도까지 치닫는 고속주행에서도 흔들림이 적고 체감속도는 실제 속도보다 낮았다. 네 바퀴가 구동하는데 더해 앞뒤의 무게 배분, 멀티링크 서스펜션 등이 어우러지는 결과다. 앞바퀴 굴림에 토션빔 리어 서스펜션의 느낌은 어떨지 궁금해진다.

시승 코스를 살짝 벗어나 초지에 들어섰다. 비가 내린 뒤의 초지는 타이어 그립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은 상태다. 셀토스는 미끄러짐 없이 설렁설렁 움직였다. 버튼을 눌러 4WD 락을 걸고 경사면을 타고 넘었다. 흙이 무너져 내릴 정도로 연약한 지반이었지만 셀토스는 큰 문제 없이 그 길을 타고 넘었다. 휠 스핀은 없었다. 역시 오프로드에서는 앞에서 끌고 뒤에서 미는 4WD가 답이다.

사륜구동의 유일한 약점은 연비. 시승차의 연비는 10.9km/L. 2WD에 16인치 타이어의 경우 12.7km/L가 된다. 디젤엔진은 최고 17.6km/L까지 우수한 연비를 보이기도 한다.

7단 DCT에 맞물린 1.6 터보 엔진은 177마력의 힘을 유감없이 발휘한다. 공차중량 1,465kg(가솔린 1.6T 4WD 기준)의 차체를 가볍게 끌고 간다. 전혀 힘겨워하지 않는다. 2.5회전 하는 스티어링도 가볍게 작동하고 차체의 움직임도 경쾌하다. 무게감이 없다.

준족이다. 가속페달은 아무 저항 없이 끝까지 밟힌다. 급가속하면 처음 출발이 한 박자 늦다. 사냥에 나서기 전 멈칫거리는 새끼 사자처럼 주저하는 느낌. 하지만 일단 탄력이 붙으면 야무지게 달린다. GPS 계측기를 이용해 몇 차례 측정해본 0-100km/h 가속 시간은 8~9초대를 기록했다.가장 빠른 기록은 8.7초. 성인 두 명이 타서 달린 결과다.

소형 SUV임을 감안한다는 사족은 빼도 좋겠다. 이것저것 감안할 필요 없다. 그냥 잘 달린다. “어쭈, 요놈 봐라” 소리가 절로 나온다. 기아차가 야무진 물건 하나 제대로 만들었다. 적들은 긴장할만 하다.

오종훈의 단도직입
센터패시아 상단 돌출형 모니터는 늘 눈에 걸린다. 대시보드는 안전을 먼저 생각하는 보수적 디자인이 올바른 방법이다. 매립형으로 만들어야 하는 이유다.
힘찬 출발을 할 때 멈칫거리는 첫 반응은 거슬린다. 힘은 충분한데 한 템포 쉬고 나서 힘을 쓴다. 그 이후의 반응은 매우 만족스럽지만, 아무래도 첫 발짝 떼기를 힘들어하는 부분은 아쉽다.
소형 SUV에 사활을 거는듯한 기아차의 제품전략은 걱정스럽다. 스토닉, 니로 등이 이미 포진하고 있고, 쏘울까지 포함하면 셀토스 출시로 4개 차종이 밀집대형으로 포진하게 된다. 집안싸움을 피할 길이 없어 보인다. 밖에서 걱정할 일은 아니겠으나, 우려스럽다.

오종훈 yes@autodiar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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