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반떼의 공기저항계수는 0.29다. 같은 차체를 쓰는 아반떼 하이브리드의 공기저항계수는 0.26이다. 10% 이상 개선 된 것. 같은 차체를 쓰는 두 차의 공기저항 계수가 어떻게 이렇게 다를 수 있을까. 현대차가 아반떼 LPi 하이브리드의 일부 설계를 다시 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철저하게 에어로다이내믹스 관점에서 차체 바닥을 다시 설계하고 공기 흐름을 좋게하기 위해 앞뒤 범퍼등에 신경을 쓴 결과다.하이브리드 전용모델 수준의 공기저항 계수를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아반떼 하이브리드가 공기저항을 덜 받는 것은 아반떼의 외관을 대폭 개선했기 때문이다. 기본 모델을 하이브리드로 추가 개발하는 경우 차체의 디자인을 대폭 손보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도요타 프리우스, 혼다 인싸이트 처럼 처음부터 하이브리드 전용으로 개발된 차는 초기 개발 단계에서부터 공기 저항을 염두에 두고 최고의 연비를 얻을 수 있게 디자인하지만 혼다 씨빅 하이브리드, 아반떼 LPI 하이브리드와 같은 파생차 성격의 차는 기본형 차와의 차체 구조를 대부분 공유 할 수 밖에 없다. 때문에 최고의 연비를 얻기 위한 디자인 차별화에 많은 어려움과 제약이 따른다. 그렇다고 공기 저항을 최소화 시키는 외장 스타일링과 공력개선을 포기할 수는 없다. 연비가 최고의 미덕인 하이브리드 차이기 때문이다.

2009년 7월 국산차 최초의 하이브리드로 출시한 아반떼 LPI 하이브리드의 경우는 일반 아반떼의 디자인을 크게 손봐 공기저항 계수를 10% 이상 개선했다.

우선 앞 범퍼가 교체됐다. 주행중 공기가 앞 범퍼 중앙부의 냉각홀을 통해 엔진룸 내부로 과다하게 유입되어 차량의 주행성능을 떨어뜨리는 것을 막기 위해 냉각홀을 최적화한 범퍼로 교체한 것이다. 범퍼 양쪽 아래에는 스커트를 적용해 주행중 공기 흐름을 차량 측면으로 유도했다. 차 밑바닥으로 공기가 유입되면 구름 저항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알로이휠을 경량화하고 휠의 개구율(구멍이 뚫린량)을 최소화 시켰다. 공기가 회전중인 휠의 구멍을 통과하면서 일으키는 저항현상을 최대한 줄일기 위한 조치다. 공기 흐름을 원활하게 해주는 대형 사이드실 몰딩도 새로 추가했다.

리어 스포일러도 적용했다. 지붕을 타고 내려온 공기가 차를 역방향으로 잡아당기는 항력을 막고 차체를 눌러주는 다운포스를 얻어 잘 달리기 위해서다. 리어 범퍼 하단부에도 범퍼 스커트를 장착했다.

차의 하부에도 공기저항을 줄이기 위한 기술이 적용됐다. 차량 하부에 울퉁불퉁한 플랫폼 구조를 평평하게 만들어 차량 하부로 유입된 공기가 차량 하부의 구조물들과 부딪혀 저항을 일으키지 않고 매끄럽게 빠져나 갈 수 있도록 만들었다. 이는 단순한 부품 교체 수준이 아닌 재설계를 통해야만 가능한 일이었다.

현대차가 아반떼 하이브리드에 이처럼 노력을 기울인 것은 장기적인 안목에서다. 아반떼 하이브리드로 끝날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극비리에 개발중인 하이브리드 전용차는 세계 최고 수준의 공기저항계수를 기록하고 연비도 톱 클래스가 될 것이라고 현대차 관계자는 귀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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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종훈 yes@autodiar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