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다이어리

작고 가볍고 예쁜 준중형 쿠페 ‘포르테 쿱’

기아자동차가 쿠페를 만들었다. 기아차가 쿠페를 만드는 것은 처음이다. 현대차가 스쿠프를 시작으로 티뷰론 투스카니 제네시스 쿠페 등으로 꾸준하게 쿠페를 만들어온데 비해 기아차는 쿠페와 거리가 멀었다. 그랬던 기아차가 이제 쿠페를 만들기 시작한 것이다. 바로 포르테 쿠페다. 중형에 포진한 현대 쿠페와의 시장 간섭을 피해 준중형 모델에 쿠페를 적용한 것이다. 준중형이지만 1.6과 2.0 엔진을 얹어 중형 시장까지 커버할 수 있는 라인업이다. 시승차는 2.0 가솔린 엔진은 얹은 포르테 쿠페다. ■ 디자인

작아졌다. 4도어 포르테 세단보다 크기가 줄었다. 길이는 50mm, 너비는 10mm, 높이는 60mm가 줄었다. 차 높이가 6cm 줄면서 최저지상고도 1cm 낮아졌다. 작아지면 예쁘게 차를 만들 수 있다. 또한 운전하기에도 편해진다. 높이가 낮아지면 무게중심이 노면에 가까워지면서 주행안정성이 그만큼 안정적이 된다. 대신 공간이 줄어들어 조금 불편해지는 단점도 있다. 어떤 차임을 막론하고 쿠페라고하면 디자인이 예쁜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포르테 쿠페는 2도어 4인승이다. 쿠페의 아름다움에 4인승이라는 실용성도 함께 갖췄다. 전체적으로 포르테와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이지만 군데군데 다른 디자인이 보인다. 앞뒤 범퍼 아랫부분, 지붕을 타고 트렁크 리드로 따라 흐르는 선이 그렇다. 슈라이어 라인이 여전히 굳건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슈라이어라인은 이제 기아차의 패밀리룩으로 착실하게 자리를 굳히는 것 같다. 멀리서 봐도 ‘아! 기아차’ 하고 누구나 알 수 있게 됐다는 말이다.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휠이다. 17인치 블랙 스포티휠이다. 블랙과 실버가 조화를 이룬 감각적인 디자인이 눈길을 끈다. 투 도어. 좌우로 자리한 두 개의 큰 문짝은 프레임리스 윈도가 적용됐다. 고급차에서나 찾아볼 수 있는 사양인데 준중형급인 이 차에도 적용됐다. 그만큼 신경써서 고급스럽게 이 차를 만들었다는 말이다.테가 없는 안경같은 프레임리스 윈도는 가끔 위험한 상황을 만든다. 창이 없는 것 같은 착시를 일으켜 부딪히기 쉽다. 조심해야 할 일이다. 큰 문짝은 넓은 공간에서는 편하다. 주차공간이 좁은 곳에서는 열리는 각도가 좁아 몸집이 큰 사람은 오도가도 못하게 갇히는 경우가 생긴다. 어쩔 수 없는 투도어 쿠페의 불편함이다.

실내는 빨간 색 컬러가 군데군데 포인트를 주고 있다. 대시보드와 도어패널에 빨간 가죽이 있고, 시트에도 레드컬러의 실로 바느질을 마무리해 눈에 확 뜨인다. 계기판과 센터페시아의 숫자와 버튼들이 빨간색 계열이다. 정열적이지만 오랫동안 운전자가 바라보기에는 피곤할 수도 있겠다. 자극적인 색이다. 선루프는 지붕 위로 열리는 아웃슬라이딩 방식으로 열린다. 열릴 때에만 원터치 방식으로 열린다. 닫을 때에는 마지막 닫힐 때까지 버튼을 누르고 있어야 한다. 이왕이면 닫을 때에도 원터지 방식이면 좋겠다.

라이팅 스피커는 쏘울에서 시작된 옵션이다. 강한 개성과 디자인을 강조해야하는 이 차에도 음악에 따라 번쩍이는 라이팅 스피커가 있다. 무도회장에 온 것 처럼 쿵쾅거리는 음악에 따라 번쩍이는 재미가 있다. 게다가 추운 겨울날에는 빨간 스피커가 마치 따뜻한 난로 같아, 보는 것 만으로도 훈훈해 지겠다.

뒷좌석은 의외로 넓다. 173cm의 기자가 직접 앉아봤는데 좁다는 느낌이 없다. 뒷창이 머리 위를 넘어와 등에 기대 앉으면 하늘이 보일 것 같다. 이를 막기위해 뒷창 윗부분에는 블라인딩 처리를 했다.

■ 성능

차를 전해받고 주차장을 빠져나오는 길은 가볍고 경쾌했다. 스티어링이 가벼워서 그런 느낌이 더 컸다. 스티어링은 그리 민감한 편이 아니다. 조금 둔한 듯하고 코너에서 약한 언더 스티어링을 보인다.

준중형이라고는 하지만 시승차에는 중형급 엔진인 세타Ⅱ 2.0엔진이 적용됐다. 최고출력 158마력, 최대토크 20.2kg·m, 연비는 A/T 기준 12.9km/ℓ다.

작고 가볍다. 공차중량이 1215kg에 불과하다. 무게가 가벼운 것은 차의 효율을 높이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차를 다루는 데에도 부담감이 없어 좋다. 조금 과한 핸들링으로 차를 미끄러지게 해 봤지만 VDC 덕분에 차가 미끄러지는 일은 거의 일어나지 않았다. D모드에서 시속 100km로 달리며 가속페달에서 발을 떼면 rpm은 2000을 살짝 넘긴다. 수동모드로 옮겨 3단에서는 3,000, 4단에서 2000을 넘긴다. D에서 수동변속모드로 옮겨도 rpm은 조금도 변하지 않는다.6500rpm에서 변속이 일어난다. 60km에 이르면 2단으로 다시 120km에서 3단으로 변속된다. 변속폭이 넓어 2, 3단이면 어지간한 속도 구간을 다 커버한다. 엔진소리는 시속 160km/h를 훨씬 넘기지만 계기판 속도계는 130-140km/h 수준이다. 배기량에 비해 속도감은 조금 떨어진다. 2.0 엔진이라서 조금 더 강한 성능을 기대했었는데 막상 몸이 느끼는 성능은 준중형에 딱 맞는 수준이었다.

시속 100km 전후의 일상 주행영역에서는 차가 조용하다. 가속반응도 정직한 편이다. 밟는데로 나가고 바람소리도 크지 않다 속도가 높아가면서 차는 조금씩 둔해진다. 가속반응이 더뎌지는 것이다. 시속 150km을 넘기면 가벼운 차 무게를 실감할 수 있다. 착 가라앉는 게 아니라 조금 떠서 달리는 듯 하다. 시속 140km 고속에서 살짝 브레이킹을 시도했는데 흔들림이 커서 본능적으로 브레이크 페달에서 발을 뗐다. 고속주행성능이 조금 더 안정적이면 훨씬 더 만족도가 높을 것 같다.

코너링은 만족스럽다. 크기가 작아진만큼 운전자가 느끼는 부담이 줄었고 그래서 컨트롤하기가 쉽다. 조금 과하게 핸들을 감아도 부담없이 따라준다.

포르테 쿱의 가격은 1.6 모델이 1,541만원 ~ 1,905만원, 2.0 모델이 1,684만원 ~ 1,966만원이다.

오종훈의 單刀直入자동변속기는 4단이다.기어비가 넓어효율적인 변속이 아쉽다. 킥다운을 하면 2, 3단이 전부다. 배기량 2.0의 최신 모델에 4단 변속기는 어울리지 않는 궁합이다.6단 변속기가 점차 대세로 자리잡는 추세인데 4단변속기는 아무래도 너무 인색하다.서스펜션도 거친 편이다. 노면에서 올라오는 잔진동이 거칠게 전해진다. 단단한 서스펜션이 주는 딱딱한 느낌과는 또 다른 불쾌한 반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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