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다이어리

기아를 점점 강하게 만드는 포르테

기아의 발걸음이 거침이 없다. 모하비, 로체 이노베이션에 이어 이번엔 포르테다. 그 다음엔 소울이 기다리는 중이다. 기아차 아산공장엔 쏘렌토 후속 모델도 위장막을 씌워 달리고 있다. 거침없는 발걸음이 어디까지 이어질지는 알 수 없다. 점점 강하게의 의미를 담은 포르테는 기아를 점점 강하게 만들고 있다. 포르테 시승을 위해 기아차 아산공장을 찾았다. 시승차는 포르테프리미엄Si와 SLi로 휘발유 모델이다. 중심모델을 먼저 선보여 집중해야 한다는기아측 설명에 따른다면, 휘발유가 주력이다. 점점 좋아지는 기아의 디자인

잘생겼다. 1.6리터 엔진에 승부를 거는 준중형급에 강자를 자부하는 녀석답게 생김새도 샤프하다. 옆모습이 가장 좋다. 숄더라인과 더불어 보디 아래쪽에 그어넣은 선이 멋있다. 확실히 기아차의 디자인은 슈라이어 이후에 달라졌다는 평을 할만 하다. 같은 모습에 선 하나만 더해도 다른 맛이 난다. 보닛 라인이 앞 휠하우스와 만나는 휀더 부분의 디자인은 이 차의 가장 특징적인 부분중 하나다. 입체적인 형상을 이루는 두터운 면이 강한 이미지를 준다. 어찌보면 준중형의 작은 크기가 주는 왜소한 이미지가 이런 부분에서 보완된다. 맹수의 웅크린 어깨 근육을 형상화 했다는 게 기아의 설명이다. 그럴듯해 보인다.

뒷좌석이 좁지 않다. 길이 4,530mm로 동급 최대 크기에 힘입은 것이다. 뒷좌석 바닥도 거의 평평해 가운데 앉는 사람도 편하게 탈 수 있다.

엔진룸을 열면 널널한 공간이 생경하다. 엉성하게 보인다. 그렇게 된 데에는 이유가 있다. 북미 시장에서는 이 차에 2.4리터 엔진까지 적용할 예정이라 한다.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은 공간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그래서 여유 공간을 미리 뒀다는 설명이다. 보행자 안전을 위해서도 엔진룸 공간이 넓어야 했다. 보닛과 엔진 사이에 공간을 둬 충돌시 사람의 머리가 보닛에만 부딪히게 만들어야 한다는 것.

가볍고 경쾌했다. 몸놀림이 자유롭고 잘 제어됐다. Si는 넥센 16인치 타이어에 VDC 장치가 없다. SLi는 17인치 금호 솔루스를 끼웠고 VDC도 적용됐다. 스페어 타이어는 템퍼러리다.

가볍고 경쾌한, 그리고 안정감 있는

가속페달을 툭툭 쳐 봤다. 반응이 빠르다. 가벼워서 그런 것으로 보인다. 최고출력 124마력, 최대토크 15.9kg.m의 힘은 공차중량 1,185kg의 포르테를 가볍게 끌고 간다. 마력당 무게비 9.6kg. 준중형급에서는 나쁘지 않은 무게비다.

변속레버는 수동기능이 있는 스텝트로닉 방식이다. 짧은 레버가 손에 쏙 들어온 다. 초기 가속은 빠르다. 시속 80km를 넘기면서는 파워풀하다기보다 안정적인 느낌이 크다. rpm은 매우 안정적이다. 시속 90km에서나 100km에서나 변동이 거의 없다. 연비를 고려한 세팅으로 보인다.

킥다운을 하면 60, 100, 150km/h에서 각각 변속이 일어난다. rpm의 흔들림에서 변속을 느끼는 게 빠르다. 특히 고속에서는 차의 반응만으로 변속이 일어났는지 알아채기가 쉽지 않다. 시승차는 성인 4명을 태우고 시속 180km로 프루빙그라운드를 안정적으로 돌아나갔다. 고속에서의 추가 가속감은 더디지만 안정감은 돋보였다. 하지만 잘 닦여진 프루빙그라운드의 도로가 아니라 거친 부분들이 섞여있는 일반도로에서 토션빔 방식의 일체형 서스펜션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는 궁금하다.

정지상태에서 가속하며 탄력을 붙여 나갔다. Si와 SLi의 반응은 조금 다르다. Si는 시속 60km에서 슬라럼을 네다섯차례 이어가면 차체에 누적되는 횡가속도의 피로감이 느껴진다. 타이어도 비명을 지른다. SLi는 훨씬 여유롭다. 수차례 슬라럼을 이어가도 차체에 쌓이는 횡가속도의 피로감은 크지 않았다. 자세제어장치(VDC)의 힘이다. SLi에는 VDC가 있어 차의 움직임을 적절히 조절하고 미끄러짐을 차단해 차체에 누적되는 피로감을 초기에 차단한다.

시속 80km이서 J턴을 시도했다. Si는 초기에 차량 앞부분이 방향을 잃지않고 잡아나갔고 선회 마지막 부분에 뒤가 흔들려 핸들로 보정을 해야 했다. SLi는 앞 뒤 모두 흔들림 없이 안정적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40m, 60m 원형 주행 테스트에서 시속 60km서부터 속도를 올렸다. 뉴트럴 특성을 보이던 포르테는 속도를 점차 올려감에 따라 원을 벗어나는 언더 스티어링 특성을 보였다. 심하다고 할 수 없는 약한 언더스티어링이다. 이런 약한 언더 스티어링이 안전을 위해서 바람직하다는 의견도 있다.

시속 80km 부근이 최적의 상태다. 차의 흔들림은 덜하고, 적당한 속도감에, 과하지 않은 속도여서 언제든지 멈출 수 있다. 물론 대부분의 차들이 이 속도에서 속도감과 편안함을 함께 느끼게 된다. 이 속도에서 엔진소리와 바람소리는 실내에 들어오지 못한다. 대신 타이어가 노면을 구르며 만드는 노면 소음이 파고든다. 엔진 소리는 거의 들리지 않는다. 워셔노즐을 보닛 아래로 숨겨놓은 점도 일상주행 영역에서 조용한 실내를 만드는 한 요인이다. 속도를 좀 더 올리면 바람소리가 도드라 진다. 시속 160km로 달리면 A 필러와 사이드미러에 닿는 바람소리가 제일 크다. 엔진 소리는 항상 두 번째나 세 번째로 들린다. 가솔린 엔진의 조용함을 간직했다.

준중형차로 포르테는 강한 경쟁력을 갖췄다. 세련된 디자인에 첨단 편의장비에, 경쾌하고 안정된 주행성능까지. 그런 포르테가 준중형 시장을 지배하는 아반떼를 넘어설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사실 넘어서도 문제고 부진해도 문제다. 포르테가 아반떼를 넘어서면 내수시장의 빅브라더 현대차의 심기가 편치않을 것임은 불문가지다. 이쯤된다면 현대가 여러 가지 견제 잽을 날릴 것이다. 같은 그룹이라고는 하지만 현대와 기아 영업조직의 기 싸움은 같은 편이라고 보기 힘들 정도다. 기아가 이를 모를 리 없는 한 굳이 아반떼를 추월하려 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적당한 선에서 성의를 보이면 현대는 포르테가 i30를 넘어서는 정도는 양해하지 않을까 한다. 내부에 너무 강한 적이 있다는 게 포르테의 가장 큰 문제다.

국산 준중형차 시장에 포르테의 등장이 마지막은 아니다. GM대우가 준비하는 J300이 오는 11월 출시를 준비중이다. GM이 시보레 크루즈로 선보이고 GM대우가 라세티 후속으로 발표할 모델이다. 포르테와는 직접적인 경쟁 모델이다. 길이는 J300이 4600mm로 더 길고 출력은 포르테가 124마력으로 10마력 더 강하다. 포르테가 출시 3일만에 3,000대 계약을 자랑하는 와중에 서두르지 말고 J300 출시까지 보고나서 선택하려는 사람들도 많다. 준중형시장의 전쟁은 벌써 시작된 셈이다.

오종훈의 單刀直入.포르테는 프리미엄 준중형을 표방한다. 최고급으로 만들었다는 설명이다. 버튼식 스마트키, 음성인식 네비게이션, 자동요금징수 시스템 등 고급 사양들이 적용됐다. 눈에 보이는 부분들은 고급이 맞다. 안보이는 부분도 고급이라는 데에는 동의하기 힘들다. 예를 들면 이런 곳이다. 리어 서스펜션이 일체형이다. 프리미엄 준중형을 표방한다면 독립형 서스펜션이어야 하지 않을까. 트렁크 윗공간에 맨 철판이 그대로 드러난 것도 ‘프리미엄’과는 거리가 멀다. 인테리어의 재질과 질감, 지붕과 윈드실드가 만나는 부분의 마감 처리 등이 그냥 노멀 준중형임을 고백하고 있다.

yes@autodiary.kr

Exit mobile vers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