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D 초청으로 중국 선전과 충칭을 4박5일 일정으로 다녀왔다. 주목해야할 가장 상징적인 두 장면을 꼽아본다.
첫 장면은 배터리 테스트로 못이 관통한 NCM 배터리가 폭발하는 장면이다. 20일 찾은 선전 BYD 본사 전시관 2층에서였다. 천천히 내려가던 못이 NCM 배터리를 뚫고 들어가자 배터리를 둘러싼 패키지를 찢어내며 연기가 퍼지고 불꽃이 일고 폭발이 이어졌다. 열폭주 현상이다.
같은 테스트에서 BYD의 주력인 블레이드 배터리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블레이드 배터리가 더 안전함을 보여주는 장면이다. 블레이드 배터리는 LFP 배터리의 개량형으로 BYD가 자랑하는 최신 배터리다. 큰 못이 천천히 배터리를 관통하며 지나가지만 아무런 반응이 없다. 연기조차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도 화재가 발생하지 않고 안전하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에너지 밀도, 효율, 성능, 주행가능거리, 크기, 무게 등등 전기차용 배터리에서 중요한 많은 요소들이 있지만, 안전보다 더 중요하다고 할 수는 없다. 특히나 전기차 화재가 큰 사회적 이슈로 떠오른 한국에서 전기차의 화재, 안전은 아주 예민한 문제다. 이와 관련해 국내 베터리 업계 관계자는 “한국 배터리 업체들이 주로 사용하는 삼원계 배터리가 구조상 LFP보다 화재에 취약한 것은 맞지만, 화재 관리를 잘 하고 있다”고 밝혔다.
BYD는 LFP 배터리의 단점을 보완해 만든 블레이드 배터리를 주력을 내세우고 있다. 적어도 안전에 관한한 한 발 앞서 있음을 보여주는 장면이다.
두 번째 주목해야할 지점은 BYD의 아시아태평양지역 담당 총경리 류쉐량<위 사진 오른쪽>의 말이다. 선전시 BYD 본사 1층 회의실에서 20일 한국 기자들과 가진 인터뷰에서 뜻밖의 발언이 나왔다. BYD에 대해 한국 소바자들이 기대하는 ‘낮은 가격’과 관련해 그는 이렇게 답했다. “소비자들의 예상은 정확하지 않다”
낮은 가격을 기대하는 한국 소비자들의 예상은 정확하지 않다. 즉 낮은 가격을 기대하지 말라는 의미로 읽힌다. 뜻밖의 대답이었다. 인터뷰에 앞선 모두 발언에서 그는 “최상위 기술과 제품으로 한국 전동화 과정에 참가하겠다”는 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낮은 가격에 대한 기대는 접으라는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저가 모델이 아니라 상급 모델을 투입하겠다는 의지로 메시지일 수 있다. ‘씰’을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이번 중국 방문에서 시승용으로 제공된 차는 모두 4종이다. 아토3, 씰, 바오5, 양왕8이다. 약 한 시간 남짓 동안 4개 차종을 잠깐 타보는 ‘맛보기 시승’이었다. 이중 아토3와 씰이 국내 인증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진 기술 간담회에서는 다른 차들은 빼고 ‘씰’의 주요 특장만을 소개했다. 씰은 BYD의 5개 브랜드중 오션 시리즈의 최고급 모델인 중형세단이다. CTB(셀투바디) 기술을 처음 적용한 양산 모델로 공기저항 계수 0.219, 최적화된 경량 설계로 효율과 성능을 조화롭게 완성시켰다. 3.8초에 시속 100km를 주파하고 최대 650km의 주행거리를 자랑한다.
BYD는 2025년 1월 한국에서의 승용차 브랜드 론칭을 공식적으로 알리고 본격적인 판매에 나설 계획이다.
선전,충칭=오종훈 yes@autodiar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