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청난 거구다. 그러나 그 큰 몸을 더할 나위 없이 편안하게 조종한다. 첨단 편의장비가 적용돼, 실시간 내 자신과 상대방의 안전을 지켜준다. 더욱이 녀석은 빨간색 옷을 입어 슈퍼맨을 닮았다. 스카니아가 새롭게 내놓은 ‘스카니아 560R’ 이다.
23일 경남 사천시 스카니아 출고센터에서 모청 IC까지 왕복 26km 구간 ‘스카니아 Touch&Feel’ 시승회에서 ‘스카니아 560R’을 타고 사천시내를 달렸다.
앞 모습은 기존 R시리즈 대비 더욱 날카롭고 매서운 눈매다. 그 가운데 SUPER라는 글자가 들어온다. 덤프캡을 둘러메고, 최대 적재중량 25.5톤을 자랑하는 거대한 녀석은 빨간 옷을 입어 슈퍼맨이라도 된 듯 의기양양한 포즈다.
한평 남짓한 공간의 캐빈룸. 캐빈룸에서 운전자는 모든 것을 할 수 있다. 운전석과 조수석 뒤로 매트리스 침대가 있다. 밤낮없는 운송을 위한 운전자들의 작은 보금자리다.
편의사양이 대거 스며들었다. 7인치 운전석 계기판과 9인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차 상태를 한 눈에 확인할 수 있다. 주행 중에도 후방카메라와 360도 어라운드 뷰 모니터는 실시간으로 주변 상황을 감시해, 만일의 사고에 대비한다. 인포테인먼트 모니터 주변으로 USB커넥터가 곳곳에 보인다. 스마트폰 기기가 일상화된 세상 장거리 운행 중에도 충전은 필수다.
운전석 통풍시트와 열선시트 기능이 적용됐다. 갈수록 무더워지고 추워지는 혹서기, 통풍시트와 열선시트는 장거리 트럭커들의 운전 스트레스를 덜어준다.
도로주행을 나가기 전, 스카니아 출고 센터 내 트랙 주행장에서 워밍업 주행을 했다. 가장 먼저 만난 구간은 경사면. 인스트럭터의 지시에 언덕에 오르는 도중 브레이크를 밟았다. 오토 홀드 브레이크가 작동하며, 경사면에서도 미끄러짐 없는 자세를 취한다. 녀석은 부드러운 조향반응을 자랑하며, 회전교차로에서 스케이트를 타듯 부드러운 발놀림으로 유연성을 보인다.
워밍업을 마친 다음, 왕복 26km 구간 도로 주행을 이어나갔다.
560R은 최고출력 560마력/1,800rpm, 최대토크 285kg.m/900~1,400rpm의 12.7리터 디젤엔진과 13단 자동변속기가 짝을 이룬다. 차량 통행이 많은 사천공항과 사천시청을 잇는 구간, 중저속 구간에서 최대토크를 발산한다. 마치, 힘을 숨긴 고수가 악당과 기싸움을 하기 위해 자신의 모든 내공을 끌어 모으는 것과 같은 느낌이다.
시속 80km. 고요함만이 가득하다. 바람소리와 노면의 소음은 들리지 않는다. 오로지 들리는 것은 에어 서스펜션의 바람소리 뿐이다. 마치, 주말 오후 집 안 거실에서 홀로 휴식을 취한듯한 최고의 편안함이다.
대형 상용차의 전매특허인 리타더가 장착됐다. 리타더는 엔진이나 변속기에 장착되어 유압기동장치를 사용해 제동력을 보조한다. 리타더는 1단계부터 4단계까지 조절이 가능해, 덤프 화물 적재 공간 안에 10톤 가량의 모래가 실렸지만 녀석은 리타더 단계별로 맞춰 부드럽게 자신의 발걸음을 멈춘다.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이 적용됐다.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은 앞차와의 차량 흐름에 맞춰 부드러운 주행을 선사한다. 브레이크 제동으로 주행 중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이 해제되도 바로 재설정이 가능해, 장거리 운전으로 인한 피로를 줄일 수 있다.
급격한 커브길. 나도 모르게 옆차선을 모르게 밟는다. 그때마다 560R의 차선이탈 경보장치가 사정없이 울려댄다. 경보장치는 군대 훈련소에서 울려대는 사이렌 수준으로 깜짝 놀라 정신이 번쩍 든다.
워밍업 주행 10분과 왕복 30분 짧은 시간 동안의 시승에도 560R 덤프는 본연의 임무를 충실히 수행하며, 어떤 상황에서도 운전자가 스트레스 받지 않는 최적의 편안함을 구현했다.
스카니아 560R이 불러 일으킬 트럭 업계의 새로운 신선한 바람이 찾아오길 기대해본다.
이상진 daedusj@autodiar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