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차가 ‘쿠페형 스타일’을 강조하는 건 오리지널 쿠페가 그만큼 멋있기 때문이다.
오리지널 쿠페는 2도어다. 2도어가 아닌 쿠페는 모두 가짜라고 외치는 이들도 없지 않다. 운전석 위 어느 지점에서 피크를 이룬 지붕이 점차 낮게 뒤로 흐르며 만들어내는 유려한 실루엣은, 2도어에서 가장 멋있게 드러난다.
아우디 S5 쿠페도 그렇다. 2도어 쿠페가 아니었다면 이런 모습을 완성하기는 불가능했을 터. 게다가 S다. S는 최고 성능을 의미하는 Sovereign Performance에서 따온 S다. 고성능이라는 의미다. 쿠페니까 아름답고, S니까 고성능, 즉 아름다운 고성능을 내세우는 차다. 4,705×1,845×1,370mm 크기다. 휠베이스는 2,766mm.
알루미늄으로 커버를 씌운 사이드미러는 폴딩, 열선, 눈부심 방지 및 메모리 기능이 포함됐다. 뒤에는 S 모델 라인에만 적용되는 디퓨저에 블랙 트림의 테일파이프 4개가 자리했다. 레드 캘리퍼가 적용된 20인치 휠, 그리고 265/30R 20 사이즈의 타이어. 편평비가 30이다.
다이내믹 턴 시그널이 적용된 레이저 라이트 매트릭스 LED 헤드라이트와 역시 다이내믹 턴 시그널이 적용 LED 테일 라이트를 사용하고 있다. 차근차근 점등되는 다이내믹 턴 시그널을 보고 있으면 뭔가 정돈되고 질서정연하다는 느낌을 받는다.
요즘 유행하는 전동화 시스템과는 거리가 먼 파워트레인이다. 아우디가 48V 시스템을 기본으로 도입하고 있지만 S5 쿠페는 예외다. 그냥 휘발유 삼키는 엔진이다. 3.0L V6 TFSI, 그러니까 직분사 터보 가솔린 엔진에 8단 팁트로닉 자동변속기를 써서 354마력의 힘을 낸다. 최대토크는 50.99kgm. 전기차들의 트윈 모터를 쓰면서 400~500마력을 쉽게 내면서 고성능이 주는 감동이 예전 같지 않지만, 가솔린 엔진이 내는 354마력의 힘은 분명 짜릿한 고성능이다.
부릉거리는 소리에 시트를 통해 전해오는 진동. 오랫동안 익숙했던, 하지만 요즘 들어서는 점점 만나기 힘들어지는, 순수 내연기관 엔진의 반응이다.
가속페달을 깊게 밟으면 엔진의 숨소리가 음색을 달리한다. 넓고 낮은 음폭의 굵은 소리가 기분 좋게 귓전을 때린다. 잘 만져진 엔진 사운드다. 보고 있어도 보고 싶다고 했던가. 듣고 있어도 자꾸 그리워지는 소리다.
아우디는 콰트로다. 어느 한쪽으로 구동력을 몰아주는 법이 없는, 그래서 늘 네 바퀴가 엔진과 연결되어서 움직이는 기계식 사륜구동이다. 안정감이 더 뛰어난 구조다.
여기에 주행 상황과 노면 상태에 따라 댐퍼의 강약을 조절하는 전자식 댐핑 컨트롤인 S 스포츠 서스펜션이 더해져 놀라운 안정감을 보였다. 고속주행에서 실주행 속도와 체감 속도 차이가 크다. 그만큼 고속주행 안정감이 우수하다는 의미다.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액티브 레인 어시스트는 완성도 높게 작동한다. 차선 중앙을 제대로 유지하고 앞차와의 거리도 정확하게 유지한다. 자동차 전용도로에서는 믿고 사용할 수 있을 만큼 정확하고 완성도도 높지만, 그래도 운전은 운전자가 직접 해야 한다. 아직은 ‘주행 보조’ 시스템이다. 시스템이 책임을 지지는 않는다는 의미다. 브레이크 요동을 통해 긴급경고하고 그래도 운전자 반응이 없으면 자동으로 제동하는 아우디 ‘프리센스 시티’는 최후의 안전장치다.
전/후방 주차 보조시스템, 앞뒤 그리고 옆 모습까지 보여주는 360° 서라운드 뷰 디스플레이, 파크 어시스트 등의 편의 장비들이 차곡차곡 적용됐다. 사용하는데 불편함이 없겠다.
손가락을 누르면 또깍또깍 햅틱 피드백을 보이는 아우디 MMI 시스템에는 내비게이션 플러스를 포함해 다양한 편의 및 안전 기능들이 담겨있다. ‘아우디 스마트폰 인터페이스’를 통해서 스마트폰 콘텐츠를 바로 이용할 수 있는데, 무선으로는 안 된다. USB를 통해 유선 연결을 해야 이용할 수 있다. 그래도 다행인 건 충전이다. 충전은 무선으로 가능하다.
뱅앤올룹슨 프리미엄 3D 사운드 시스템은 16채널, 19개의 스피커, 755W의 출력을 자랑한다. 소리에 진심인 오디오 마니아라면 오디오 때문에라도 이 차 구입을 심각하게 고민하지 않을까 싶다.
GPS 계측기를 걸고 시속 100km 주파 시간과 거리를 쟀다. 메이커 공식 기록은 4.7초, GPS 계측기로 직접 측정한 기록은 5.08초가 가장 빨랐다. 가장 짧은 거리는 62.05m였다.
파주-서울간 55km를 달리며 측정한 실주행 연비는 11.5km/L로 공인복합 연비 9.5km/L보다 리터당 2km를 더 달린 기록을 보였다.
판매가격 8,597만 2,000원. 5%인 특별소비세가 3.5%로 인하되는 과정에서 꼬리가 길어졌다. 멋진 차 사면서 꼬리 잘라달라고 스타일 구기지는 말았으면 좋겠다. 8,600만 원으로 결재하고 거스름돈은 됐다 하는 게 아름답지 않겠는가.
오종훈의 단도직입
공간. 아름다움의 댓가다. 멋진 옷을 입을 때 몸이 살짝 끼이는 정도의 불편함에 가깝다. 운전석 머리 윗공간은 불편하지 않을 정도로 압박감이 있고, 뒷좌석 공간은 굳이 들어가 앉아볼 필요도 없이 좁다. 미운 사람은 뒤로 태우면 되겠다.
계기판은 몇 개의 다른 모습으로 볼 수 있는데 몇 개의 그래픽에서 연료 잔량을 보여주지 않는다. 많은 정보를 늘어놓고 있지만 정작 중요한 정보는 놓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