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는 전동화의 방향으로 시나브로 나아가며, 4도어 전기쿠페 i4를 만들어냈다. i4는 BMW의 모토인 역동적인 운전의 즐거움을 유지하는 한편, 안락하고, 편안함을 함께 품었다. 따뜻한 터프가이다.

인천 영종도 BMW 드라이빙 센터를 출발해, 강화와 인천 계양 BMW 콤플렉스 센터를 경유해 돌아오는 150km 장거리 시승에 나섰다.

일반 4시리즈 그란쿠페와 똑같은 모습이다. 멀리서 보면 4시리즈인지 i4인지 구분하기 쉽지 않다. 배기구의 유무, 전면의 전기차 전용 그릴을 봐야 i4임을 알아차린다. 보닛과 트렁크에 부착된 BMW 전기차 전용 심볼이 훈장처럼 붙어있다.

4,785×1,850×1,450mm의 사이즈다. 기존 4시리즈 그란쿠페 (4,783×1,852×1,442mm) 대비 살짝 커졌다. 휠베이스는 2,885mm로 4시리즈 그란쿠페 (2,856mm) 대비 29mm가 늘어났다. 2열 착석을 하면, 무릎 앞으로 주먹 두 개의 공간이 있으며, 머리 위로는 주먹 하나의 공간이 있다. 센터터널은 손바닥 높이의 공간으로 솟아있어 2열 가운데에 착석하면, 천장에 머리가 닿는다.

대시보드 상단에 12.3인치 운전석 계기판과 14.9인치 컨트롤 디스플레이는 하나로 이어졌다. 하나로 이어진 디스플레이 시인성은 높아졌다. 헤드업 디스플레이는 경로 안내와 톨게이트 정보, 과속 안내 등 다양한 정보를 반영해 운전에 집중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그러나 주행 중 모든 과속 단속 카메라를 다 담아내지 못한 아쉬움이 있다.

락투락 조향비 2.6회전이다. 4.8미터가 넘는 차체는 비교적 타이트한 조향비로 유영하는 물고기처럼 자유자재로 도로 위를 누빈다.

i4 eDrive 40은 84KWh 용량의 배터리가 장착돼, 1회 충전 최대 429km의 거리를 갈 수 있다. 205kWh 고속 충전소에서 10분 충전으로 164km의 주행거리를 연장할 수 있다. 10분이라는 짧은 시간에 일상 주행이 가능한 것.

i4 eDrive 40은 후륜에만 장착된 싱글 모터 구동 방식으로 최고출력 340마력, 최대토크 43.85kg.m의 강력한 힘을 내뿜는다. 싱글모터 임에도 불구하고, 기존 M퍼포먼스 모델인 M440i의 (최고출력 387마력, 최대토크 51kg.m)에 견줄 수 있주는 성능을 확보했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제원상 5.7초라고 하지만, 체감 속도는 더 빠르다.

저 중심 설계의 i4는 3시리즈 세단 대비 높이가 53mm 낮다. 50:50에 가까운 앞, 뒤 무게 배분은 코너 구간에서도 안정적인 주행을 선보인다. 낮은 공기저항계수 0.24로 뛰어난 주행 안정성을 제공한다.

고속 주행에도 풍절음은 조용한 수준으로 동승한 기자와의 대화에 전혀 지장을 주지 않았다.

i4의 또 다른 묘미는 가상 배기음이다. BMW는 작곡가 한스 짐머와 가상 배기음을 공동 개발했다. i4의 스포츠 모드에서 뿜어져 나오는 가상 배기음은 아직 적응이 필요하다. 기존에 고성능을 상징하는 걸걸한 엔진음이 아닌 가상의 배기음은 스스로 우주선을 타고 블랙홀로 빠져드는 느낌이다.

i4만의 장점이 있다. i4의 인공지능이 주변 상황 및 교통량의 흐름을 판단해, 회생제동 및 관성 주행 여부를 자동으로 조절해 회생제동을 스스로 판단한다. 이외에도 기어노브를 B에 놓으면, 가속 페달에서 발을 떼는 것만으로도 회생제동이 이뤄지는 원 페달 운전이 가능하다.

i4에는 BMW의 첨단 운전 보조 시스템인 드라이빙 어시스턴트 프로페셔널이 기본으로 적용됐다. 막히는 도심, 액티브 크루즈 컨트롤은 통행량의 흐름에 맞춰 천천히 유유자적한 모습으로 천천히 나아간다. 행여나 깜빡이도 없이 끼어드는 얌체 같은 차에도 짜증 없이 먼저 가라는 관대한 모습으로 호의를 베푼다.

살짝 줄 밖으로 삐져나올 법도 한데, 차선 유지 보조 시스템은 제식 훈련을 갓 마친 군인처럼 한 치의 흐트러짐을 허용하지 않는다. 충돌 회피 조향 어시스트도 만일의 사고에 대비해 안전을 지켜준다. 또한, 후진 조향 어시스트도 기본으로 장착돼, 골목길 주행 중 막다른 길을 만났거나 상대편에서 오는 차를 비켜줘야 하는 상황이 오면 최대 50m까지 자동으로 후진 조향이 이어진다.

i4는 사전 계약 시작 이후, 3,700대의 계약을 기록했다. 이는 BMW 전동화 모델에 대한 기대가 크다는 증거인 것. BMW는 시나브로 전동화 모델로 옮겨갔고, 자사 최초의 전기 쿠페인 i4에 잘 녹여냈다. i4는 BMW가 추구하는 운전의 즐거움과 효율성을 동시에 이어나갈 내일을 여는 선구자 역할을 해낼 것으로 많은 기대를 하게 만든다.

시승차 BMW i4 eDrive 40은 6,650만 원이며, 지자체별 최대 580만 원의 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

이상진 daedusj@autodiar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