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격이 있다. 단정한 맵시, 겸손한 매너, 고품격 외모를 품었다. 기아 세단 라인업의 플래그십 K9이다. 시대를 지배하는 리더로 기아의 세단 라인업을 진두지휘하는 플래그십으로 손색 없는 다양한 기능을 갖췄다.
K9을 타고 서울 광장동 워커힐 호텔에서 경기도 포천까지 왕복 90km를 시승했다.
기존 모델 대비 앞뒤 모습이 바뀌었다. K9에는 전면의 크기와 너비를 대폭 키운 그릴에 빛이 반사되는 듯한 V형상의 크롬 패턴을 적용해, 럭셔리 세단의 본질을 살려냈다. 이와 함께 가로로 확장된 헤드램프를 통해 첨단적인 분위기를 연출했다.
후면은 좌우 수평으로 연결된 리어램프가 인상적이며, 세로형의 램프 그래픽으로 헤드램프의 그래픽과 통일감을 강조했다.
5,140x 1,915x 1,490mm의 늘씬한 자태는 포근하게 다가온다. 휠베이스는 3,105mm다. 2열 착석 시 무릎 앞으로 주먹 두 개 반의 공간과 머리 위로 주먹 하나의 공간이 있다. 센터 터널은 팔목 높이로 굉장히 높은 편이다. 2열 가운데 자리는 머리 위로 주먹 반 정도의 여유 공간이 있어 불편함은 느껴지지 않는다. 뒷좌석 듀얼 모니터가 있어 각자 원하는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
실내는 스웨이드 가죽과 나파가죽, 원목의 조화가 고급스럽게 어우러졌다. 더불어 실내 곳곳에 숨겨진 17개의 렉시콘 사운드에서 흘러나오는 재즈 음악이 기자의 몸을 감싸고 있다. 고급 리조트에서 휴가를 즐기는 느낌이다.
센터페시아 위로 14.5인치 모니터가 우뚝 솟아있다. 넓고 안정적인 비율의 모니터는 돌출되어 있다. 헤드업 디스플레이는 내비게이션과 연동돼, 좌우를 두리번거릴 필요 없이 오로지 정면만 응시한 채로 필요한 정보를 읽을 수 있다.
락투락 조향비는 2.4회전을 한다. 5.2미터에 육박하는 크기를 날렵하게 컨트롤하는 세팅이다. 8단 1,500rpm로 차분하게, 혹은 3단 4,300rpm로 힘 있게 시속 100km를 커버한다.
V6 3.3리터 터보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가 최적의 합을 맞춰 최고출력 370마력, 최대토크 52.0kg.m의 힘을 내면서 안정적인 주행을 한층 끌어올린다.
속력을 한껏 높였지만 역시나 안정적이고 여유가 넘친다. 고속 주행에서 풍절음은 거의 들리지 않는다. 외부와 완벽하게 차단된 나만의 아지트에 들어앉은 느낌이다. NVH 대책을 높은 수준에서 완성시켜 스트레스 없는 유유자적한 드라이빙을 펼친다.
고속주행 안정감은 확연히 돋보인다. AWD가 확실한 사륜구동을 바탕으로 차체의 안정감을 높이고 있다. 조용한 실내도 주행 품질을 높이는데 큰 몫을 하고 있다. 조금 공격적으로 거칠게 다뤄도 싫은 내색없이 차분하게 대응한다. 갑질하는 고객에게 매뉴얼대로 차분하게 대응하는 찰 훈련된 직원처럼, 급가속, 코너. 제동 반응이 한결같이 안정되고 여유있다.
에르고 모션시트는 흐트러지는 운전 자세를 바로잡아준다. 따사로운 햇살을 받으며 차창을 열었다. 터널을 만나면 K9은 창문이 자동으로 닫히며, 외부 공기 유입이 차단된다. 내비게이션의 진행 방향 도로정보를 읽고 필요한 대응을 해주는 것. 곡선에서 속도를 줄이고, 제한속도에 맞춰 속도를 조절할 줄도 안다.
K9에는 다양한 첨단 주행 보조 시스템이 장착됐다. 프리뷰 전자제어 서스펜션이 탑재됐다. 전륜과 후륜에 탑재된 멀티링크 서스펜션은 전방 카메라와 내비게이션 정보를 통해, 노면 정보를 미리 인지해 노면에 적합한 서스펜션 제어로 최적의 승차감을 제공해, 부드러운 승차감을 이끌어낸다.
세계 최초 전방 예측 변속 시스템이 적용됐다. 전방 예측 변속 시스템은 내비게이션, 전방 레이더 및 전방 카메라 신호를 활용해 전방의 가속 혹은 감속 상황을 예측해, 변속하는 기술로 운전자의 주행 안정성을 제공한다.
고속도로 주행 보조 시스템이 장착됐다. 고속도로 주행 시 운전자가 설정한 속도로 곡선로에서도 차로의 중앙을 유지해주며, 스티어링 휠을 잡은 상태에서 방향 지시등을 켜면 변경하고자 하는 차로 방향으로 자동 차로를 변경해준다.
시승차는 K9 가솔린 3.3터보 베스트 셀렉션 2 AWD (8,550만 원)에 프리미엄 팩과 뒷좌석 듀얼 모니터 (250만 원), 선루프 (80만 원)가 더해져 시승차의 총 가격은 8,880만 원이다.
이상진 daedusj@autodiar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