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렵하고, 섹시한 몸매는 911을 닮았다. 프리미엄 SUV의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포르쉐 카이엔 쿠페다.

포르쉐 카이엔 쿠페를 지난 17일 서울 강남 포르쉐 청담 스튜디오에서 경기도 포천까지 편도 52km구간을 동승기자와 나눠서 짧은 시승을 했다.

포르쉐는 최근 카이엔 쿠페 출시로 두 달 연속 1,000대를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다. 카이엔과 카이엔 쿠페의 판매비율은 2:8로 카이엔 쿠페가 압도적인 분위기다. 날렵해서 맵시있는 모델을 더 좋아하는 것.

오렌지 컬러가 특히 눈길을 사로잡는다. 어디론가 쏜살같이 떠나버리는 자유분방함을 드러내는 컬러다.

카이엔 쿠페 (4,930×1,985×1,675mm)는 형님인 카이엔 (4,925×1,985×1,700mm)보다 약간 더 길다. 기존 카이엔에 비해 낮아진 프런트 윈드 스크린과 A필러로 높이가 20mm가량 낮아졌으며, 새롭게 디자인 된 리어 도어와 휀더는 차량 숄더를 18mm 넓히며, 강인한 인상을 만들어냈다.

실내도 오렌지색으로 자유분방함과 고급스러움이 동시에 묻어난다. 대시보드 위와 도어, A필러에는 가죽으로 마감처리해 고급스러움을 강조했다.

센터페시아 위의 작은 시계는 포르쉐의 아날로그 감성을 나타낸다. 시간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감성을 포르쉐는 둥근 원형의 작은 시계로 나타내는 것.

조향반응은 살짝 무겁지만 부드럽게 회전한다. 전형적인 고성능 차의 조향반응이다. 헤드업 디스플레이가 적용됐다. 속도 및 차량 상태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어 특히 고속주행할 때 유용하다.

시속 90km 이상의 속도에서 접혀있던 리어 스포일러가 135mm 더 확장되며 펼쳐진다. 리어 스포일러가 펼쳐지면 다운포스를 키워 후륜의 접지력을 증가시키며, 동시에 차량의 에어로 다이내믹을 극대화한다. 앞에는 285/40R21, 뒤에는 215/35R21의 타이어가 적용됐다.

카이엔 쿠페의 최고출력 340마력/6,400rpm, 최대토크 45.9kgf.m/1,340~5,300rpm의 3리터 V6 터보 차저 엔진과 8단 팁트로닉 S의 파워트레인은 환상의 조합을 이루며, 가공할 만한 에너지를 내뿜는다. 포효하듯 우렁찬 엔진음을 토해내며 무섭게 돌진한다.

빠른 속도까지 가속을 이어가지만 풍절음은 속도에 비해 크지 않다. 바람소리와 엔진 사운드가 어우러지며 달리는 즐거움을 한껏 키운다.

3개의 챔버를 가진 어댑티브 에어 서스펜션이 있어 우렁찬 엔진음과 함께 하는 고속 주행에서도 세단 수준의 안락함을 느낄 수 있다.

차선유지 기능은 빠졌다. 아쉬운 부분이다. 운전하는 즐거움을 강조하는 포르쉐여서 그 즐거움을 오롯이 운전자의 몫이라는 의미겠지만, 주행보조시스템의 도움을 받아 편하게 운전하고 싶을 때에는 아쉽다.

12.3인치 디스플레이에 저장된 내비게이션 시스템은 과속 카메라 안내를 해준다. 다만, 국산 스마트폰 내비게이션과 달리 경고음은 없다.

온로드 위주의 주행으로 오프로드 주행은 할 수 없었지만 카이엔 쿠페에는 기본, 자갈, 진흙, 모래, 바위 등 5개의 오프로드 주행 모드가 있다. 오프로드에 올라서서도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겠다.

카이엔 쿠페의 시승차는 1억 1,630만 원부터 시작된다.

이상진 daedusj@autodiar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