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만에 쉐보레 볼트 EV를 다시 만났다. 1회 완충 주행거리 383km에서 414km로 늘었다.
서울-양양간 200km 구간을 왕복하는 기자단 시승회에 참석했다. 양양에서 서울로 돌아오는 길에 운전석에 올랐다.
볼트EV는 2017년 국내에 처음 출시되며, 2년 연속 전기차 시장에서 예약완판을 이끌어냈다. 쉐보레가 가장 공들인 귀한 자식이다.
3년 전, 처음 만났을 때 모습 그대다. 4,165x 1,765x 1,610mm의 미니멀한 사이즈 그대로다. 전기차의 핵, 배터리가 변했다. 배터리 용량을 60kWh에서 66kWh로 늘려 1회 완충 주행거리도 31km 더 늘었다.
이밖에 360도 어라운드 뷰 모니터가 더해졌다. 좁은 골목길을 지나가거나 협소한 장소에 주차할 때 주변 장애물을 빠르게 인식할 수 있다.
최소한의 기능만 강조한 탓인지 자체 내비게이션은 없다. 애플 카플레이와 안드로이드 오토 기능으로 스마트폰 내비게이션 어플을 사용할 수 있다. 센터페시아의 10.2인치 디스플레이에는 실내 무드등 변환 및 라디오 등의 조작과 운행도중 에너지의 사용형태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센터페시아와 도어의 고급스럽게 보이는 무늬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일반차 대비 센터페시아 하부에는 아무것도 없지만 하부에 개인소지품이나 가방을 수납할 수 있는 공간이 있다.
시트포지션은 상대적으로 높다. 불편함을 느낄 수도 있지만 덕분에 전방의 시야는 넓어 운행 중에도 차량의 흐름을 쉽게 파악할 수 있다.
조향반응은 무겁고, 가속반응은 묵직하다. 그래도 최고출력 204마력, 최대토크 36.7kgf.m의 힘으로 날렵하게 움직인다. 굽이진 급경사의 한계령 고개도 사뿐사뿐 뜀틀을 넘듯 넘는다.
볼트 EV에는 원 페달 기능이 적용됐다. 가속페달 하나로 브레이크까지 조절할 수 있는 것. 가속페달을 밟으면 달려나가고 페달에서 발을 떼면 브레이크를 밟은 듯 제동이 일어난다.
일정 속도 이상에서 가속페달에서 발을 떼면 회생제동 시스템이 작동하며 배터리에 에너지를 보충한다. 한계령 언덕을 오를 때, 주행가능거리가 줄어든 배터리는 내리막길에서 회생제동 시스템이 활발하게 작동하며 주행가능거리가 다시 늘어났다.
고속도로 주행, 평소보다 차량의 흐름이 많다. 평상시 일반 내연기관차를 탔으면 발목이 아프도록 브레이크를 밟아야했지만 볼트 EV의 원 페달기능으로 속도를 제어할 수 있다. 앞 뒤 215/50R17 타이어는 노면 마찰때문인지 미세한 롤링현상과 진동이 발생한다.
주행 상황에 따라 계기판 색이 변한다. 일반 정상 속도일 때는 녹색, 속도를 내면 노란색으로 변한다. 컬러를 적용한 직관적인 계기판으로 운전에 좀 더 집중할 수 있다.
무더위 때문에 에어컨을 세게 틀고, 한계령 고개를 넘을 때 배터리가 다 소모될까 하는 걱정이 앞섰지만 쓸 데 없는 걱정이었다. 양양에서 서울로 출발할 때, 225km가 남은 배터리 잔여량은 서울에 도착하니 60km가 남았다.
양양 서울간 실 주행 거리는 193km였으니 서울 도착시 배터리 잔량으로 주행 가능거리는 30km라야 했지만 60km였던 것. 회생제동 시스템의 놀라운 효율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볼트 EV의 실주행 전비는 7.3km/kWh를 기록했다. 인증 전비 5.4km/kWh보다 1.9km/kWh가 더 나왔다.
시승차는 볼트 EV 프리미어 트림으로 가격은 4,814만 원이다. 서울기준 정부 보조금 820만원과 지역 보조금 450만원을 받으면 3,000만 원 중반대의 가격으로 볼트 EV를 구매할 수 있다.
이상진 daedusj@autodiar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