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앞서 달렸던 BMW 8시리즈의 화려한 컴백

BMW 8 시리즈가 우리 앞에 다시 왔다. 89년부터 99년까지 10년간 생산, 판매된 이후 사라졌던 그 모델이다. BMW는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8시리즈를 올해 다시 시장에 내놨다. ‘THE 8 그란쿠페’와 ‘THE 8 쿠페’다.

20년의 공백을 딛고 다시 세상에 나온 것. 명작의 부활이다. 시대를 앞선 파격적인 디자인을 앞세운 고성능 쿠페로 등장했지만 판매 부진으로 단종됐다. 10년간 3만 대 조금 넘는 실적이 판매량이 전부. 시대를 너무 앞선 차였다.

8시리즈의 시작은 1989년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였다. 그해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의 주인공이었다고 해도 좋을 만큼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쐐기를 닮은 날렵한 디자인에 팝업 램프를 적용했고 V8 엔진에서 터져 나오는 고성능은 이렇다 할 경쟁 모델이 없었을 정도.

8시리즈의 첫 양산 판매 모델은 1990년 출시된 850i다. 1980년대 말 호황을 누린 미국 시장을 겨냥해 만든 고성능 쿠페였다. 배기량 5.0ℓ인 V12 가솔린 엔진이 올라갔고, 최고 출력은 300마력이나 됐다.

공기저항계수가 0.29에 불과한 미끈한 외관을 뽐냈고, 전조등이 보닛 안에 숨어 있다 올라오는 팝업 램프도 눈길을 끌었다. 보닛이 긴 쐐기 형태의 디자인은 그냥 서 있어도 달려나가는 듯한 역동적인 분위기를 자아냈다.

1,790kg의 중량에도 불구하고,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걸리는 시간은 6.8초에 불과했다. 또한, 850i에는 특별히 개발된 6단 수동변속기, 혹은 자동 4단 변속기가 장착됐다. 이외에도 850i에는 5링크 리어 액슬이 럭셔리 쿠페 세그먼트 사상 처음 적용됐다.

8시리즈는 좌석 일체형 벨트, 제어식 스티어링 컬럼, 주행 안정 시스템, 속도 감응형 파워 스티어링 등 첨단 기능 옵션을 통해 드라이빙 머신으로 차별화된 운전의 즐거움을 선사했다.

BMW 850i는 1991년 9월 한국에서도 판매를 시작했다. 당시 BMW 플래그십 세단인 750Li가 1억4,300만 원이었는데, 850i는 그보다 더 비싼 1억6,500만 원에 팔렸다. BMW는 1994년 322마력을 발휘하는 5.4ℓ 엔진이 들어간 신형 모델 ‘850CSi’도 출시했다. 이 차는 1995년 처음 열린 서울모터쇼를 통해 소개됐는데, 그해 모터쇼에서 가장 비싼 차로 기록되기도 했다.

이후, 업그레이드 버전인 5.6ℓ V12엔진이 탑재된 850CSi가 8시리즈에 새롭게 추가된다. 850CSi는 최고 출력 381마력의 힘을 내는 동시에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6초 만에 주파할 수 있었다.

850csi출시로 기존 850i는 850ci로 명칭이 변경됐다. 최대 326마력의 5.4ℓ V12엔진과 5단 자동변속기가 조합을 이루었다. 850ci에는 운전자 및 조수석 에어백과 접이식 등받이가 기본사양으로 포함됐으며, 다이내믹 스테빌리티 컨트롤 장치가 옵션으로 제공되었다.

1993년에는 V8 엔진을 장착한 840ci가 8시리즈 라인업에 합류했다. 8시리즈는 1999년 생산 중단될 때까지 10년 동안 3만 600대 이상 생산됐다.

8시리즈의 역사는 20년의 공백을 딛고 2019년에 다시 시작됐다. ‘뉴 8시리즈’와 ‘뉴8시리즈 그란 쿠페’로 화려한 컴백을 이뤄낸 것.

가솔린 모델인 뉴 840i xDrive 쿠페와 뉴 840i xDrive 그란 쿠페, 디젤 모델 뉴 840d xDrive 그란 쿠페 총 3가지 트림으로 한국 시장에 데뷔했다.

뉴 8시리즈는 더 고급스럽고 감각적인 스포츠카로 재탄생했다. 쿠페 기준, 전장 4,845mm, 전폭 1,900mm, 전고 1,340mm의 넓고 낮은 차체는 바닥에 낮게 깔린 듯한 역동적인 비율을 자랑하며, 2,820mm에 달하는 긴 휠베이스를 바탕으로 BMW 특유의 짧은 오버행을 완성했다. 4도어 스포츠카 모델인 그란 쿠페는 쿠페 대비 전장, 전고, 전폭을 각각 230mm, 70mm, 30mm 더 키워 한층 여유 있는 실내 공간을 제공한다.

6각 형태로 디자인된 BMW 키드니 그릴, BMW 역사상 가장 얇은 LED 헤드라이트가 특징을 이룬다. 뉴 8시리즈 그란 쿠페에는 파노라마 글래스 루프도 기본 탑재됐다.

어댑티브 서스펜션, 인테그럴 액티브 스티어링, 액티브 에어스트림 키드니 그릴 등 주행 성능을 최대치로 발휘할 수 있는 요소들을 곳곳에 배치했으며, 실내는 뉴 8시리즈의 스포티함을 잘 보여주는 고해상도의 12.3인치 계기판과 크리스탈 소재의 글래스 인테리어를 뉴 8시리즈 전 모델에 적용했다.

직렬 6기통 가솔린 엔진을 탑재한 뉴 840i xDrive 쿠페 및 그란 쿠페는 최고출력 340마력과 50.9kg·m의 최대 토크를 발휘하며, 정지 상태에서 100km/h까지 뉴 840i xDrive 쿠페는 4.7초, 뉴 840i xDrive 그란 쿠페는 4.9초 만에 도달한다. 세그먼트 최초로 디젤 엔진을 탑재한 뉴 840d xDrive는 320마력의 최고출력과 69.3kg·m의 최대토크를 갖췄다. 2가지 모델 모두 인텔리전트 사륜구동 시스템인 xDrive와 8단 스텝트로닉 스포츠 자동변속기가 기본 장착됐다.

뉴 8시리즈 쿠페와 그란 쿠페에는 진보된 편의사양 및 운전자 보조시스템이 탑재됐다. 리모트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RSU) 기능이 탑재되어, 별도의 서비스센터 방문 없이 신규 기능 및 기능 개선 등 최신 소프트웨어 자동 업데이트가 가능하다.

드라이빙 어시스턴트 프로페셔널이 기본 적용됐으며, 막다른 골목에서 최대 50m까지 자동으로 후진해 빠져나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후진 어시스턴트(Reversing Assistant)’ 기능이 파킹 어시스턴트에 새롭게 추가됐다. 아울러 최신 리모트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 기능과 BMW 인텔리전트 개인비서 기능, 실시간 교통정보 서비스 기능이 탑재된 BMW 라이브 콕핏 프로페셔널도 기본 장착 되었다.

BMW 뉴 8시리즈의 가격은 뉴 840i xDrive M 스포츠 쿠페가 1억 3,800만원, 뉴 840i xDrive M 스포츠 그란 쿠페가 1억 3,410만원, 뉴 840d xDrive M 스포츠 그란 쿠페가 1억 3,500만원이다. (전 모델 부가세 포함, 한시적 개별소비세 인하 적용 가격)

오종훈 yes@autodiar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