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최초의 볼보자동차 디자이너 이정현. 그가 메인 디자이너로 참여한 XC60의 한국 발표에 맞춰 방한한 그를 만났다.
XC60은 사내 경쟁을 통해 그가 제안한 디자인이 최종 선정됐다. XC60과 관련해 “센터라인과 사이드 뷰, 면의 처리를 눈여겨 봐줬으면 한다. XC60은 비율과 느낌이 좋다. 차의 선에 대해서도 신경을 많이 썼다. 또한, 빛을 어떻게 받고 그늘은 어떤지를 보면서 고급스러운 면을 이끌어내려 했다. 누구나 이 차를 봤을 때, 섹시하고 우아한 SUV라는 생각이 들도록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과 스웨덴의 아름다움을 복합적으로 표현했다고 강조했다. 단순하면서 고급스러운 북유럽 디자인은 동양화의 여백의 미와 상통한다는 것. 이런 요소들이 스칸디나비안의 정서와 어울린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8년째 볼보의 디자이너로 일하고 있지만 디자인의 어려움에 대해서도 그는 심경을 전했다.
“단순하면서도 임팩트 있는 다자인, 라인과 면을 추가한 복잡한 디자인이 어렵다. 또한, 볼보의 디자이너들은 심플한 디자인을 추구하며 디자인이 잘 나와도 안전에 허용이 되지 않는다면 그 디자인을 허용하지 않는다.”
그는 한국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한 뒤 스웨덴에서 자동차 디자인을 공부했다. 엔지니어링에 대한 이해는 훨씬 깊이 있는 디자인을 하는 바탕이 됐다. “남들이 미처 보지 못하는 것을 본다. 하이브리드 적인 것이 나만의 장점”이라고 그는 말했다.
이어서 그는 볼보의 디자인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볼보의 디자인은 가족을 추구한다. 시리즈마다 추구하는 캐릭터가 다르다. 지루하지 않은 디자인이라 생각한다. 90시리즈, 60시리즈, 40시리즈 모두 패밀리룩을 간직하고 있지만 독특하게 다 다르다.”
그는 구체적인 상황에 대한 느낌을 디자인으로 표현하려고 노력한다.
“특정한 사물보다는 콘서트 장에 가서 음악을 즐기고, 어느 장소의 경치에 대한 느낌을 디자인으로 표현한다”
이상진 daedusj@autodiar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