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History 케이블채널의 자동차 복원, 개조 방송물 ‘카운팅-카스’.

폐차 직전 빈티지 자동차를 찾고 원래대로 복원하거나 약간의 개조를 더해 새롭게 탄생시키는 일련의 작업과정을 고객들의 사연과 엮어 다루고 있다. 유명한 펀-스타(Pawn Star)에서 출품 자동차나 바이크의 감정전문가로 간간히 출연하기도 했던 Danny Koker(Count Kustom)와 척척 호흡이 맞는 직원들이 주인공인데 Koker가 워낙 예능인으로서의 자질이 풍부하고 프로그램이 다룰 수 있는 소제 범위가 넓으며 간간히 등장하는 바이크 디자인과 제작작업이 주는 번외의 즐거움까지 있어 많은 호평을 받고 있다. 2012년 시작된 프로그램.

Kevin, Danny Koker, Scott, Horny Mike

국내에서는 경기도 파주 소재 ‘모헤닉 게라지스(Mohenic Garages)가 중고 갤로퍼를 대상으로 외장복원, 기능복원, 인테리어개조 등으로 유사한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그 시도가 참으로 신선하다. 다만, 현실여건은 그리 쉽지않은 것으로 알고 있고 불편한 소식도 들리고 그 존재감은 카운팅-카스의 경우와 아주 많이 다르다.

무엇이 카운팅-카스와 모헤닉게라지스를 다르게 하는 것일까? 우선, 대상물의 선택범위가 다르고 그 복원의 범위와 방법론 그리고 수준이 다르다. 한편으로 특수산업활동으로 인정받기 어려운 국내의 법적, 제도적 한계가 그들을 억누르고 있을 것이며 회사와 소비자 사이에는 자동차를 어떻게 바라보는가에 관련된 역사적, 문화적 배경의 차이까지 존재한다.

 

이런 모든 것을 아우르는 한 마디는 ‘너무도 상이한 자동차 기반문화’.

 

여기까지는 단정을 내리기 쉽다. 미국은 오래되고 큰 시장이니 우리의 관성적 사고를 기준으로 하는 예외사례나 특이사례는 그 만큼 많을 수 밖에 없다. 흔히 그 넘사벽 앞에서 “우리는 아직 멀었어…”라고 말한다. 그러나 글로벌화에 맞물린 국내 자동차시장, 산업은 과거에 비해 많이 달라졌음이고 1955년 시발택시 이후 60여 년이나 흘렀다. 그러하니 일부러라도 문화콘텐츠로서 다소 뻔한 스토리 구조의 The Bunker, Top Gear Korea 이외의, 좀 더 혁신적이고 다소 과격하며 과거 역사를 탐구하는 유의미한 프로그램을 찾을 때가 되지않았을까?

 

2016년 기준 자동차 등록대수 2,180만 대, 총 생산대수 약 4,500만대인 시점에서 바라본 카운팅-카스와 모헤닉게라지스의 대비사례는 단순 소비행위를 하는 자동차 소비자들에게 그간의 양적 팽창이 질적 성숙단계로 넘어갈 필요성이 있음을, 그리고 그 전에 공급자 위주 시장구조가 소비자 위주로 재편해야 하는 당위성을 강력하게 시사한다. 소비자 우선이 되면 질이 달라지고 궁극에는 방송 콘텐츠를 포함하는 기반문화가 달라지며 그 혜택은 소비자는 물론 모든 산업이 누리게 된다.

그렇다면 변화를 유도하는 방법은? 산업과 문화는 내 한표가 결정하는 정치와 크게 다를 것이 없다.

글쓴이 : 박태수(한국자동차기술신문, www.atnkorea.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