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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가 티볼리와 티볼리 에어 2017년형을 내놨다. 고급차에서나 만날 수 있는 첨단 운전자 보조시스템(ADAS)를 적용한 게 가장 큰 특징이다. 차선이탈 경보장치(LDWS), 차선 유지 보조시스템(LKAS), 긴급제동보조(AEBS), 전방추돌 경보 시스템(FCWS), 스마트 하이빔 등의 첨단 고급 사양을 엔트리급 모델인 B 세그먼트 SUV에 적용했다는 사실이 놀랍다.

인식의 전환. 고용된 운전자가 핸들을 잡는 쇼퍼드리븐카 같은 고급차보다 오너가 직접 운전하는 차에 이 같은 고급 안전장비들이 더 필요하다는 게 쌍용차의 인식이다. 60만원의 추가 비용을 내면 이 같은 첨단 안전장비를 선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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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에서의 우위를 지키겠다는 의지다. 쌍용차는 티볼리와 티볼리 에어로 B 세그먼트 SUV 시장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이 시장의 절대강자인 셈. 현대기아차가 장악하고 있는 내수시장에서 쟁쟁한 경쟁자들의 견제를 뚫고 탄탄한 입지를 구축한 셈이다. 현대기아차가 장악하지 못한 유일한 시장이 바로 티볼리가 버티고 있는 이 시장이다. 첨단 안전 장비로 상품성을 더 높여 자신들의 시장을 더 굳건히 지켜내려는 의지가 2017년형 티볼리에 담겨있다.

LKAS와 LDWS는 자동차가 차선을 읽는다는 의미다. 카메라를 통해서 차선을 읽으면서 자동차가 차선을 벗어나면 경고해주고 벗어나지 않도록 차선을 유지해주고 하는 게 이 기능의 핵심이다. 핸들에서 손을 떼어도 스스로 차선을 유지하며 달린다. 어댑티브 크루즈컨트롤까지 있으면 더 좋겠지만 LKAS만으로도 흥미진진한 달리기가 가능하다. 다만 핸들을 놓고 10초가 지나면 핸들을 쥐라는 경고가 뜨고 잠시 후 기능은 해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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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 하이빔, 즉 하이빔어시스트는 평상시 하이빔으로 놓고 가면 차가 알아서 하이빔과 로빔을 선택해준다. 운전자 입장에서는 그냥 하이빔만 켜놓고 달리면 된다.

긴급보조 보조 시스템도 있다. 차간 거리가 너무 가까워 사고가 날 위험이 있거나, 전방에 사람을 인식한 상태에서 운전자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차가 스스로 제동을 한다. 물리적으로 카메라 말고는 추가되는 장비는 없다. 프로그램 알고리즘으로 이 같은 첨단 기능을 처리한다.

천안에 있는 자동차부품연구원 테스트 트랙에서 직접 시연을 했다. 시속 60km 이하에서 작동하지만 좀 더 정확한 작동을 경험하기 위해 40km/h 정도의 속도에서 경험했다. 장애물을 앞에 두고 속도를 줄이지도, 제동을 하지도 않았다. 차는 장애물을 불과 몇 미터 남겨둔 상황에서 급제동을 해 완전히 멈췄다. 충돌은 없었다. 정지 상태는 2초간 유지됐고 이후 클리핑 주행 상태가 되면서 천천히 움직였다. 적어도 30~40km/h의 저속 주행상태에서 내차가 다른 차를 충돌할 위험은 없다고 해도 되겠다. 하지만 과신은 금물이다. 긴급제동 ‘보조’ 시스템의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운전 ‘보조’ 혹은 ‘어시스트’ 에 불과한 기능들이다. 운전의 책임은 최종적으로 운전자에게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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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밖에 ESP, 전복방지 장치, 경사로 밀림 방지 장치, 브레이크 보조 시스템, 급제동 알림 시스템, 전후방 장애물 감지 시스템, 후방 카메라, 타이어 공기압 자동 감지, 듀얼 프리텐셔너 시트벨트 등 B세그먼트 SUV로는 호화로운 장비들이 안전을 지원한다. 비록 작은 차지만 안전에 관해서는 조금의 양보도 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보인다.

스티어링 휠의 반발력을 스포츠, 노멀, 컴포트, 세 가지 모드중 하나를 택할 수 있는 스마트 스티어링 기능도 있다. 주행모드도 에코, 파워, 윈터 모드로 택할 수 있는 주행모드도 있다. 이 작은 차가 너무 오버하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만큼 호화장비다.

뒷좌석은 무릎 공간과 머리 윗공간이 충분하다, 제법 넓은 충분한 공간이다. 센터 터널도 손가락 두 마디 정도가 돌출된 정도여서 공간을 크게 침범하지 않는다. 가운데 좌석에도 불편하지 않게 앉을 수 있겠다. 운전석 시트 뒤로는 포켓이 아니라 고무줄을 이용해서 수납을 할 수 있게 했다.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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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좌석 시트는 뒤로 32.5도까지 누일 수 있다. 뒷좌석에서도 편안하게 시트에 기댄 자세를 취할 수 있다. 뒷좌석을 접으면 훨씬 더 넓은 수납공간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스티어링 휠은 정확하게 3회전한다. 가장 무난한 조합이다. 1.6 디젤 엔진은 115마력 30. 6kgm의 토크를 낸다. 최대토크는 1,500에서 2,500rpm 구간에서 꾸준히 터진다.

과속방지턱을 툭 치고 나갔다. 운전석으로 적당한 수준의 쇼크가 전해진다. 거칠지 않은 마무리다. 국도를 달리는 중저속 구간에서는 딱 좋은 반응을 보인다. 적당히 높은 시야, 차급에 맞게 적절하게 조절된 서스펜션과 하체 반응이 기분 좋은 주행을 보였다.

고속주행에서 커지는 바람소리는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다. 차체가 높아 공기의 저항을 크게 받을 수밖에 없어서다. 적절한 속도감을 느낄 수 있을 정도. 그래도 체감속도가 실제 속도보다 조금 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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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차는 디젤 엔진을 얹은 2WD 모델로 공식 복합연비는 14.7km/L. 천안을 출발해 서울까지 달리며 시승중 확인한 실제 연비는 14.8km였다. 가속과 감속, 고속주행, 정체구간, 공회전 등 시승 조건이 좋지는 않았지만 공인연비 수준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 정도면 일반 운전자들도 일상주행 속에서 공인연비 수준을 충분히 기록할 수 있겠다.

티볼리는 동급 차들중 가장 폭넓은 라인업을 구축했다. 작은 차체의 티볼리, 이보다 조금 더 큰 티볼리 에어, 디젤과 가솔린 엔진, 여기에 사륜구동 기능까지 더해 누구나 필요한 모델을 그 안에서 고를 수 있다.

2017년형 티볼리는 여기에 더해 첨단 고급 장비들을 대거 이 차에 담아냈다. 고급 사양들을 아낌없이 과감하게 집어넣음으로써 그만큼 소비자들의 편의와 안전을 좀 더 배려했다. 티볼리가 이 시장에서의 주도권을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이다. 당분간 티볼리의 선전은 계속되겠다는 예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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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종훈의 단도직입
스티어링휠의 버튼들이 좌우 비대칭이다. 왼쪽에는 버튼들이 올라와 있지만 오른쪽에는 아무것도 없다. 보기에도 허전하고 어색하다. 차선 유지 보조 시스템, 스티어링 모드 버튼은 뜬금없이 센터페시아에 배치됐다. 이 버튼들은 스티어링 휠 우측으로 올라와야 되는 게 아닌가 싶다.
뒷좌석 승객용 손잡이 안쪽에 옷걸이 정도로 쓸 수 있는 후크가 있다. 급제동할 때 무의식적으로 손잡이를 잡으며 손이 앞으로 미끌릴 때 후크가 걸린다. 손이 다치게 된다. 후크는 다른 장소로 옮기거나 없애는 게 맞겠다.

오종훈 yes@autodiar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