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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 테슬라 모델S 오토파일럿>
오토파일럿을 동작 중이던 테슬라 모델S 운전자인 조슈아 브라운은 5월7일, 플로리다주 윌리스턴 고속도로 교차로에서 트레일러 옆면과 충돌하면서 사망에 이르렀다. 테슬라의 반자율주행시스템인 오토파일럿(AutoPilot)을 이용한 최초의 사망사건으로 알려졌다.

오토파일럿은 지난 해 10월 테슬라가 릴리즈한 모델S의 소프트웨어 버전 7.0에 추가된 기능이다. 이 기능은 자동주차, 오토스티어(차량 스티어링 자동조작)가 가능하다. 물론 모든 차량이 동작하지는 않는다. 운전자 지원하드웨어(Driver Assistance hardware)가 장착된 차량에 한해서 지원되는 시스템이다. 하드웨어는 윈드쉴드에 장착된 카메라, 차량전방의 레이다, 최대 5m까지 감지하는 12개의 초음파센서(360감지) 그리고 전자브레이킹 시스템을 말한다. 하드웨어가 탑재된 차량은 운전자가 중앙의 17인치 스크린을 통해서 오토파일럿을 작동시킬 수 있다.

자율주행 시스템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여러 장비들이 사용된다. 크게 3가지 센서가 사용되고 있다. 카메라센서, 레이다센서, 라이다(LIDAR)센서다. 이전에는 주로 LIDAR(라이다:레이저를 이용한 레이더)를 기반으로 했지만 근래에는 점차 카메라센서를 기반으로 하는 시스템으로 전환이 일어나고 있다.

라이다센서는 고가의 장비라는 점이 가격을 중시하는 자동차산업에서는 치명적 약점이다. 차선을 감지하지 못하고 상대적으로 움직임이 적은 보행자나 정지해있는 사람들을 제대로 감지하지 못한다는 점도 약점이다. 대신 자동차나 움직이는 물체를 아주 잘 감지한다.

마지막으로 카메라 센서이다. 카메라는 전방 레이다 센서와 함께 동작하여 최상의 효율을 보여준다. 테슬라 모델S도 이런 시스템이다. 차량의 윈드쉴드에 부착된 광각카메라로 촬영된 고화질의 이미지를 소프트웨어로 빠르게 처리할 때에 비로소 제대로 기능을 다 할 수 있다. 이 영상 처리 소프트웨어기술이 가장 핵심이다. DNN(Deep Neural Networks)이라고 하는 가상의 두뇌라고 할 수 있다.

얼마 전 이세돌과 인공지능(AI)와의 세기적인 바둑대결이 큰 화제를 일으켰었다. 여기서 인공지능은 사람과 같이 학습을 통해서 능력을 향상시킨다. 바로 이런 기계에게 학습시키는 방식을 딥러닝(Deep Learning)이라고 부른다. 카메라에 촬영된 영상을 처리하는 방식에서도 사람의 신경망이 물체를 인식하는 것과 같은 방식의 기술인 DNN이 사용되고 있다. 입력된 이미지를 DNN을 통해, 여러 사물들의 형태를 인지하게 되고 점차 학습을 통해서 더욱 뛰어난 능력에 이르게 된다. 이를 처음으로 소개한 것은 구글이다.

DNN이 최초로 영상을 처리하는 부분에 적용되었고 바로 이런 기술들이 테슬라의 모델S에 탑재된 카메라를 통해서 이루어진다. 테슬라 모델S에 세계 최초로 DNN기술을 적용한 것은 이스라엘에 기반을 둔 모빌아이(Mobileye)라는 회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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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 모빌아이 카메라센서>

모빌아이는 전 세계에서 카메라를 중심으로 하는 이미지처리를 통한 ADAS(운전자 지원시스템)에 최고 실력을 갖춘 회사이다. 현재 20여개가 넘는 전 세계 자동차회사들에게 자사의 카메라기반의 시스템을 공급하고 있다. BMW, AUDI, Volvo, GM, 그리고 국내의 현대기아차에도 공급을 하기도 했다. 모빌아이의 시스템은 모노(렌즈1개) 카메라를 기반으로 DNN 영상처리를 통해서 교통신호, 표지판을 인식하여 차량속도를 제어할 뿐 아니라, 식별된 물체들을 상황에 따라서 차량을 긴급하게 제동하는 긴급제동, 충돌방지, 차선이탈경고(LDWS), 차선유지(Lane Keeping),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과 연동하여 차량속도를 줄이는 등 근래의 고급차량의 주류로 떠오른 ADAS를 지원한다. 이 회사는 2018년까지 전면자율주행시스템을 목표로 하고 있다.

모델S의 오토파일럿은 모빌아이의 시스템을 기반으로 하고, 추가로 전면부에 레이다센서를 장착했고 12개의 초음파센서로 360도를 감시(Traffic-aware)하는 시스템이다. 일반적인 자율주행시스템을 염두에 둔 시스템과는 조금은 차이를 보여주고 있다. 얼마 전 국내에서도 출시한 벤츠의 신형 E클래스는 전방에 중.장거리 레이다에 앞뒤 모서리 부분에 각각 2개씩 총 4개의 단거리 레이다가 추가 장착되었다. 또한 전방과 후방범퍼에 각각 6개씩 장착된 초음파센서가 근거리 영역을 탐지하게 된다. 또 스테레오 다기능 카메라(렌즈2개)센서가 장착되었다. 테슬라 모델S에 비해서 훨씬 많은 센서들이 촘촘히 차량을 주변을 감시한다고 볼 수 있다.
테슬라에서는 모노카메라와 전방 레이다센서가 자율주행을 맡고 있는 부품이라고 볼 수 있다. 테슬라 모델S 오토파일럿에서는 차선변경도 가능하다고 하지만 측면을 감지하는 것은 단지 최대 5m까지 탐지하는 초음파센서가 전부다. 따라서 빠른 속도로 다가오는 후측방과 측면의 차량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것은 쉽지 않다. 모델S의 이번 충돌사고와 관련한 테슬라의 보고에 따르면 흰색 트레일러의 측면과 강한 햇빛으로 인하여 전방의 트레일러와 하늘을 구분하지 못한 것으로 보고 있다. 모델S의 카메라센서에 입력된 이미지는 빛으로 인해서 정확하게 전방상황을 촬영하지 못했고 이 이미지를 처리한 인공지능 시스템은 전방에 차량이 없는 것으로 판단해 긴급제동도 동작하지 않아 참사가 일어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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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 모빌아이 유튜브 캡처>

이는 대부분의 탐지기능을 카메라에게만 의존하는 시스템에서 카메라센서가 정확하게 동작하지 않을 경우에는 바로 치명적인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의미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서는 보다 많은 측면 레이다 센서를 추가해 하나의 센서가 오동작 할 경우에도 대비하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테슬라에 더 많은 측면 센서가 있었다면, 오동작을 막을 수 있었고, 이번 사고도 피할 수 있었을 것이란

사람이 운전하는 것보다 훨씬 안전하다는 시스템을 갖추었지만, 여전히 자율주행에 대해서는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 테슬라는 오토파일럿을 통한 주행시에 발생한 사고는 운전자의 책임이라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테슬라는 소프트웨어 7.0에 완전하지 못한 오토파일럿 기능을 추가해 결과적으로 자사 고객에게 베타테스를 실시했다는 비난을 면하기 힘들어 보인다.

김기형 tnkfree@autodiar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