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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배기가스 기준은 유럽과 비슷하다. 미국과 다르다. 바이백은 현재로선 계획이 없다” 토마스쿨 폭스바겐코리아 사장의 얘기다.

부산모터쇼 프레스데이가 열렸던 지난 2일, 폭스바겐은 일체의 브리핑이나 프리젠테이션을 진행하지 않았다. 폭스바겐코리아는 아침부터 오후 늦은 시간까지 토마스 쿨 사장과 미디어의 일대일 면담을 진행했다. 모터쇼에서 미디어와의 단독 인터뷰는 흔히 있는 일이지만 모든 행사를 스톱하고 일대일 인터뷰만 진행하는 건 대단히 이례적이다. 폭스바겐을 둘러싼 국내외 환경이 예사롭지 않기 때문이다.

디젤 게이트의 당사자로 지목된 상황에서 거창한 행사를 벌이기도, 그렇다고 모터쇼에서 아무 이벤트 없이 지나가기도 어려운 폭스바겐코리아 입장에선 어쩔 수 없는 선택인 셈이다. 수많은 미디어와의 일대일 미팅에 CEO가 직접 나섰다는 건 어쨌든 대단한 용기고 패기다.

하지만 기대했던 대답을 듣지는 못했다. 미국과 한국은 상황이 다르다는 대답이 수차례 반복됐다. 결국 미국에서의 대응과 한국에서의 대응이 다를 것임을 예고하는 대답이다.

인터뷰에 배정된 시간은 20분이었다. 사전 질문지는 무시하고 질문을 던졌다.
-미국에서는 바이백(Buy-back)이 진행되는 것으로 알고있는데 폭스바겐코리아는 어떻게 대처할 예정인가?

“바이백은 미국내에서 여전히 진행중인 사항이고, 미국의 상황(배기가스 기준)과 한국의 상황은 같지 않다. 한국의 배기가스 기준은 유럽과 유사하기 때문에 미국과 비교하는 것은 적합하지 않다. 유럽에서의 리콜은 시작되었고 첫번째 리콜관련 소프트웨어를 환경부에 제출했고 환경부는 이 소프트웨어를 점검중이어서 그 결과를 기다리는 중이다”

– 미국에서 벌어지는 폭스바겐 차량 구매자의 3가지 선택은 한국에서도 적용가능한가.
(관련 재판을 맡은 미국 브라이언판사는 미국내 48만여대의 소형 4기통 2리터 디젤엔진 장착차량의 미국내 소비자들에게 크게 3가지의 방안중에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첫번째는 차량반환 및 환불(Buy-back)에 소정의 보상금, 두번째는 환경청의 리콜 승인시 리콜받고 계속보유하고 소정의 보상금, 마지막으로는 리스종료(차량반환)에 소정의 보상금을 받는 방안이다. 미국내에서의 최종 판결은 다가오는 6월21 이루어질 전망이다)

“미국에서도 아직 확정된 계획은 없다. 미국의 정확한 상황에 대해서는 모르겠다. 미국과 한국은 배기가스 규제가 서로 다르다. (이 답변은 지속적으로 반복됐다) 폭스바겐은 디젤 차량 배기가스에 대한 해결책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지금 당장 해야할 일은 환경부에 제출된 것을 바탕으로 환경부에서의 결정을 기다리는 것이다. 환경부가 이를 승인하지 않게된다면 폭스바겐은 그 이후에 새로운 의견에 대해 말하겠다.”

기자는 여러차례 바이백에 대한 정확한 답변을 요청했지만 토마스 쿨 사장은 정확한 답변을 피했다. “상황을 해결할 기술적인 해결책을 가지고 있고 이 소프트웨어 교체로인해 어떤 불이익(연비 악화 등)이 있다면 다시 이 문제를 해결하려고 최선을 다할 것”이라는 답변이 수 차례 반복될 뿐이었다.

어떤 식으로든 바이백 자체에 대한 언급을 피한다는 느낌이었다. 미국과 한국에서의 대응방식이 같지는 않을 것임을 느낄 수 있었다.

이미 밝혀진 문제에 대해선 명쾌한 대답이 돌아왔다. 배기가스 측정과정에서 측정하는 상황인지 실주행 상황인지를 판단하는 소프트웨어를 통해 측정의 상황일 때는 배기가스저감 장치를 작동시키고 그렇지 않은 실주행일 경우에는 이 장치를 동작시키지 않는 것이 사실인가? 라는 질문에 토마스 쿨 사장은 “이 모든 내용이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그래서 이번 리콜계획에 이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을 교체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에서는 6월21일 폭스바겐 소송에 대한 최종 결정이 내려진다. 한국에서도 동일한 보상과 처리가 이루어지기를 바란다는 말을 전하고 인터뷰를 마쳤다.

김기형 tnkfree@autodiar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