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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절한 바람과 열정이 만들어낸 생산현장이었다.

쌍용자동차를 기사회생시킨 티볼리의 산실인 평택공장을 20일 방문했다. 경기도 평택시 칠괴동에 자리한 평택공장엔 본사와 종합기술연구소 그리고 3개의 조립공장에 총 3,825명이 근무 중이다. 연산능력 25만대로 결코 크다고 할 수 없는 생산공장이다. 공장이 협소하다보니 쌍용차 조립공장은 대부분 U자형태를 가지고 있다.

생산공장은 모노코크 차량을 생산하는 2개의 조립공장과 프레임 차량을 생산하는 1개의 조립공장으로 구성됐다. 이중 차체1공장, 조립1공장 조립2공장의 순서로 현장을 둘러볼 수 있었다. 평택공장의 생산공정은 크게 4개로 나뉜다. 프레스-차체-페인트-조립의 순서다. 포스코에서 들여온 강판을 프레스 작업을 하고 그 다음에 프레스된 강판들을 언더플로어-좌우 사이드-루프를 용접을 통해 자동차의 바디를 만드는 작업은 차체공정이 하게되고 이 완성된 차체를 페인트 작업 그리고 마지막으로 숙련된 작업자들에 의해 각종 전선, 시트, 실내외장재, 타이어 등이 결합되어 최종 완성차로 만들어진다.

가장 먼저 방문한 차체1공장엔 근로자들을 찾아보기 힘들다. 대신 157대의 로봇이 쉬지 않고 차량을 용접한다. 마침 티볼리의 언더플로어(차량 바닥)가 조립되는 과정을 볼수 있었다. 리어플로어와 프론트플로어가 로봇에 의해 용접되고 있었고 곧 2개가 결합되어 하나의 언더플로어가 완성되었다. 이곳에서는 코란도C, 티볼리, 티볼리 에어 3개 차종이 혼류생산되고 있다. 티볼리의 폭발적인 주문으로 현재 주.야 2교대로 작업이 이루어지고 있고 토요일에도 생산이 이루어지고 있다. 주야간 교대와 조립라인 확장으로 단일 차종 10만대 생산이 가능한 체제를 갖추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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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체1공장에서의 로봇들의 용접소리로 시끄러웠던 것과 달리, 조립1공장에는 조용한 환경에서 의장라인, 샤시라인, 파이널라인의 순서로 작업이 이루어지고 있다. 의장라인은 뼈대만 있는 바디에 전선과 각종 케이블을 연결하는 와이어링 작업으로 시작된다. 그리고 나서 샤시라인으로 이동하여 차량 하부 엔진, 미션, 액셀, 실내 대시보드 등의 부착이 이루어지고 마지막 파이널라인에서는 타이어 장착 및 오일류 주입 등이 이루어진다. 현재 조립1공장에서는 1일 최대 367대의 차량이 생산되고 있다. 이곳 역시 3개의 차종이 혼류 조립되고 있다. 3종류의 차량이 조립되고 있지만, 대부분이 티볼리와 티볼리에어로, 새삼 티볼리 브랜드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다. 조립2공장에는 체어맨W와 코란도 투리스모가 조립되고 있다. 올해 1월부터 티볼리도 추가적으로 조립하고 있다. 1조립공장은 주야간 교대로 이루어지고 있지만 2조립공장은 주간만 운영되고있다.

쌍용차는 2009년 기업회생 절차를 시작하여 많은 근로자들이 해고, 파업 등 어려움을 겪고오고 있었다. 다시 회생하기 힘든 지경에 이른 상태였다. 하지만 2015년 출시된 소형SUV 티볼리가 국내시장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면서 지난 해 B-세그먼트 SUV시장에서 경이적인 54%의 마켓쉐어를 갖게됐다. 더불어 올해 3월에 출시한 변형모델인 티볼리 에어까지 시장에서 1개월만에 5,100대의 계약을 성사시키면서 시장을 놀라게 하고 있다.

2015년 내수 판매는 전년 대비 44.4%가 증가했고 업계 최대 성장률을 달성했다. 티볼리는 내수 45,021대, 수출 1만 8,672대 등 총 6만 3,693대를 판매해 2004년 렉스턴 이후 단일 차종 사상 최대 판매 실적을 기록했다. 이러한 폭발적인 성장으로 올해 해고자들과 비정규직을 포함해 40명의 추가 채용이 있었고 이 중 16명은 해고된 쌍용근로자들의 자녀를 대상으로 채용이 이루어졌다.

조립2공장에서 만난 기술주임 박용우(14년 근무)는 “복직된 근로자들과 처음에는 서로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는데, (해고 이전에도) 같이 일했었고 서로에 대한 입장을 이해하다보니 금방 융화가 되어 현재는 잘 지내고 있다”고 복직근로자들에 대한 감정을 밝혔다. 또 “티볼리 출시 이전에는 공장 분위기가 침체되었는데, 티볼리 그리고 티볼리 에어가 출시되면서부터 고객들 반응이 뜨거워졌고 가동률이 높아져 토요일까지 근무하고 있다. 지금은 육체적으로 힘들지만 기쁘고 즐거운 마음으로 일하고 있다”고 생산현장의 분위기를 전달했다.

티볼리 에어도 3월8일 출시 이후 한 달 동안 5,100대의 계약을 달성했고, 동일기간 티볼리도 누적 계약대수 6,200대의 계약 실적을 올려 순항하고 있다. 한 달동안 티볼리 브랜드만으로 1만1,300대의 주문을 달성했다. 티볼리는 쌍용차에게 생명을 연장시킨 희망의 불씨이다. 쌍용차의 규모는 다른 자동차 회사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작고 모든 환경이 열악하다. 쌍용차는 힘든 과정속에서 열정과 불굴의 의지로 모든 악조건을 극복했다. 한 발 더 나아가 이제는 매년 새로운 신차 1개를 출시하겠다는 포부와 더불어 2017년 상반기 렉스턴 후속모델 신차출시를 예고하고 있다.

송승기 생산본부장는 “2015년 출시한 소형 SUV 티볼리는 작지만 강한 희망의 불씨가 되어 새로운 성장 기회를 갖게 됐다”라고 언급했다. 한 구절의 말속에서 수많은 고통과 인내가 녹아있음을 짐작케 했다.

김기형 tnkfree@autodiar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