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의 부식 문제가 심각한 수준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시장조사업체인 컨슈머인사이트가 한국자동차소비자연맹(회장 이정주)과 함께 실시한 공동기획조사(2015년 7월 실시)에따르면 보유기간 5년 이상인 응답자 전체의 부식 경험률은 국산차 20.3%, 수입차 3.3%로 국산이 수입의 6배에 달했다[그림1]. 경험한 부식건수(100대 기준)도 국산차 평균 34.8건, 수입차 4.5건으로 국산이 8배에 육박했다.

부식 발생률과 건수는 사용연한이 늘어남에 따라 더 많아졌다. 부식 발생건수를 기준으로 보면 사용연한 5년(2010년 구입)에서는 100대당 수입 2.3건, 국산 10.8건으로 국산이 5배 정도 더 많았다. 이 추세는 계속 이어져 11년 이상 경과한 차(2004년 이전 구입)에서도 수입 15.5건 국산 71.5건으로 국산이 5배에 육박했다. 전체적으로 국산차의 부식문제는 수입차의 5배 수준이라 할 수 있다고 컨슈머인사이트는 지적했다.

부식

사용연한별 부식 발생건수를 현대·기아, 국산3사, 수입차로 나누어 정리한 결과 현대-기아차는 11년 이상 경과 차량에서 평균 83.4건으로 다른 어떤 경쟁사 보다 더 많았다. 2004년 이전의 현대·기아차는 국산3사(39.8건)의 2배, 수입차(15.5건)의 5배가 넘는 부식 발생건수를 보였다. 기초재료인 강판이든, 도장 및 방청 과정이든 분명히 문제가 더 많았음을 보여준다.

국산3사 보다 부식건수가 크게 많았던 현대·기아는 2007년 이후 비슷한 수준으로 감소하였는데, 이는 수출-내수간 강판의 차이는 2007년 이후 없어졌다는 현대-기아의 공식적인 입장을 부분적으로 뒷받침 한다. 그러나 수입차와의 차이는 아직 현격하여 해외에서 수입브랜드와 대등하게 경쟁할 수 있는 수준으로는 보이지 않는다는 게 컨슈머인사이트의 견해다.

현대·기아차의 구입연도별 부식발생 건수를 발생부위별로 보았다. 변곡점이라 할 수 있는2007년-06년 간의 차이를 보면 현대-기아는 기간 중 40% 정도 감소해 20%내외 감소에 그친 타사와는 큰 차이가 있었다. 부위별로 보면 ‘뒷바퀴 휀더’, ‘사이드 실 패널’, ‘도어’, ‘테일게이트’ 부위에서 1/2 수준으로 급감한 것을 알 수 있다.

자동차 모델별로 보면 차량 구입연도별 부식 부위수가 가장 많은 모델은 ▴2004년 이전과 05년도 현대 트라제XG, ▴2006년과 07년도 기아 카니발, ▴2008년도 한국지엠 마티즈, ▴2009년도 현대 베르나, ▴2010년도 기아 카렌스였다.

현대차는 ‘현대차가 말한다’는 공식 블로그를 만들고 ‘오해와 진실’이라는 섹션을 열었다. ‘진실’을 밝혀 소비자의 ‘오해’를 풀겠다는 시도로 보인다. 이 블로그에서 지금까지 다룬 6개의 주제 중 처음 4개가 강판에 대한 것이고, 그 첫째가 ‘부식’이었다. 현대차가 소비자와의 관계에서 최우선적으로 풀어야 할 ‘오해’는 부식이라고 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컨슈머인사이트는 이번 조사결과 ‘내수와 수출의 강판이 다르다’는 인식이 ‘오해’라기 보다는 ‘진실’쪽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오종훈 yes@autodiar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