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리서치센터의 클린디젤 마케팅은 전혀 클린하지 않았다.
클린디젤 마케팅연구소가 자동차 리서치센터로 이름을 바꾸고 디젤엔진 관련 홍보활동을 계속 이어가고 있지만 역효과만 부르고 있다. 스스로의 정체를 분명하게 밝히고 있지 않아서다.
자동차 리서치센터는 22일, “2016 자동차 부품도 친환경 전쟁”이라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내놨다. 터보차저와 하이브리드 전기차, 수소연료전지차 등을 간략히 소개한 내용이었다. 작년 9월부터 디젤차에 유로 6가 적용됨에 따라 친환경차 기술이 주요 이슈로 떠오른다는 배경 설명이 있었지만 특별한 이슈나 의미, 새로울 게 전혀 없는 내용이었다.
자동차리서치센터의 전신인 클린디젤마케팅연구소는 “디젤차에 대한 오해와 진실, 요즘 디젤차는 다르다” “서울모터쇼에서 가장 보고 싶은 차는 친환경 고연비의 클린 디젤차” “디젤 택시 1만대 기준 정부 재원 약 154억 원 절약” 등 디젤 엔진에 대한 우호적인 내용을 정리해 언론에 배포해 왔다. 하지만 그 내용이 부실하고 근거도 빈약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심지어 작년 3월에는 디젤차 시내 진입 금지를 검토 중인 프랑스 파리가 “차세대 클린디젤 기술을 권장”한다는 다소 엉뚱한 내용의 자료를 내놓기도 했다.
자동차리서치센터의 한 연구원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그곳이 어떤 곳인가”라는 질문에 “예전의 클린디젤 마케팅연구소”라고 대답하고 “폭스바겐 사태 이후 디젤에 관한 인식이 나빠져 이름을 바꿨다”는 설명을 이어갔다. 이름에서 디젤을 쏙 뺐지만 오늘자 보도자료에서 보듯이 여전히 디젤엔진과 관련한 이슈를 중심으로 언론에 자료를 제공하는 업무를 이어가는 셈이다.
디젤 엔진에 대한 이미지가 좋지 않은 것은 둘째 치고 이 연구소의 신뢰성, 이미지 역시 좋다고 보기는 힘들다. 이름을 바꾼 것은 어쩌면 연구소 스스로도 이런 사실을 알고 있었기 때문은 아닐까.
문제는 보도자료에서 자동차 리서치센터의 전신이 클린디젤마케팅연구소라는 사실을 밝히지 않았다는 것. 이름을 바꿨다면 이를 분명히 밝힌 뒤 본론으로 들어가는 게 정상이다.
스스로의 정체를 분명하게 드러내지 않고 함량 미달의 자료가 언론에 먹힐리 만무하다. 포털을 통해 검색해본 결과 이 센터의 오늘자 보도자료를 게재한 매체는 딱 한 곳뿐이었다. 어딘지는 검색해보면 나온다.
오종훈 yes@autodiar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