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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어를 닫는 순간, 임팩트가 컸다. 아! 작은 차도 이렇게 고급스러운 느낌을 만들어낼 수 있구나. 대형세단에서나, 그것도 제대로 만든 고급차에서나 느낄 수 있는 도어의 느낌을 4m 조금 넘는 작은 차에서 만났다. 깡통처럼 맨 철판이 울리는 값싼 느낌이 아니다. 단단하고 무게감 있게 닫히는 느낌이 강렬하게 다가왔다. 작지만 결코 만만치 않은 고급스러움을 가졌음을 도어가 말하고 있었다. 급이 다른 소형 해치백, A3 스포트백이다.

아우디가 A3에 스포트백 모델을 추가했다. 해치백이다. 지난해 1월 A3 세단을 출시한 지 1년 만에 스포트백 모델을 추가 투입한 것. 3세대 모델이다. 두 개 트림이 있다. 1.6 TDI 엔진을 탑재한 ‘아우디 A3 스포트백 25 TDI 다이내믹’과 2.0 TDI 엔진을 탑재한 ‘아우디 A3 스포트백 35 TDI 다이내믹’이다. 눈에 확 띄는 빨간색 아우디 스포트백 35 TDI 다이내믹을 타고 시승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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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TDI 엔진에 듀얼 클러치 6단 S트로닉 변속기를 적용해 최고 출력 150마력, 최대토크 34.7kg.m의 성능을 가진 차다.

길이 4,310mm, 너비 1,785mm, 높이 1,425mm다. 작다. 롱 노즈 쇼트 테일, 길게 여유부리는 보닛라인과 지붕에서 짧게 떨어지는 트렁크라인이 대조를 이룬다. 소형 모델이니 작은 사이즈가 이상할 건 없지만 차 높이가 유난히 낮아 보인다. 그래도 A3 세단 모델보다는 9mm가 높은 크기다. 이전 모델보다 58mm가 늘어난 휠베이스가 탄탄한 기본기를 암시한다. 폭스바겐 그룹의 소형 플랫폼인 MQB 플랫폼을 적용했다.

소형차임에도 과장된 라인을 피하고 차분한 수평라인들이 차체를 감쌌다. 자신감이다. LED 주간주행등은 과하지 않은, 하지만 분명한 존재감을 보여주는 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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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테리어는 단순하고 고급이다. 센터페시아는 운전자 방향으로 살짝 틀었다. 오디오는 센터페시아에서 빼서 변속레버 아래에 위치한 MMI 컨트롤러로 조절한다. MMI 내비게이션에는 터치패드 조그다이얼로 조작할 수 있다. 목적지, 전화번호 등을 손으로 써서 입력할 수도 있다. 7인치 컬러 모니터는 수납이 가능하다. 시동을 걸면 대시보드 상단에서 솟아오른다. 굳이 모니터가 필요 없다면 버튼을 눌러 집어넣을 수 있다.

변속 레버 주변에 스타트&스탑 버튼과 전자식 파킹 브레이크, 홀드 어시스트, MMI(Multi-media Interface) 컨트롤러 등이 배치됐다. 골프공처럼 동그란 변속 레버는 손 안에 쏙 들어온다. 일 없이 자꾸 손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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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시트는 서로 다른 재질의 가죽을 조합해 몸과 밀착한다. 어지간해서는 시트에서 몸이 미끌리지 않는다. 시트를 확장해 허벅지 부분을 더 넓게 지지할 수도 잇다. 380리터인 트렁크 공간은 뒷좌석을 접을 때 최대 1,220리터까지 넓어진다.
휠베이스를 넓혀 실내 공간을 확장했다고는 하지만 뒷좌석 공간은 빠듯하다. 센터터널까지 솟아 있어 제한된 공간의 효율성은 더 떨어진다.

핸들은 2.7회전한다. 살짝 돌려도 금방 반응한다. 즉각적인, 정직하고 빠른 반응이다. 운전자 의도대로 즉답한다. 가죽으로 감싼 핸들은 손이 닿는 부분에 적당한 굴곡을 줘 쥐는 느낌도 좋다. 패들 시프트는 없다. 크루즈컨트롤 시스템도 없어 핸들이 비교적 심플하다. 핸들을 돌리는 것 말고는 재미를 줄만한 특별한 추가 요소가 없다.

심심한 손은 자꾸 변속레버를 찾는다. S 트로닉 변속기는 D에서 아래로 내리면 S, 다시 밀면D가 된다. 보다 적극적으로 변속을 하려면 레버를 오른쪽으로 밀어 수동변속을 택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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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동변속으로 가속페달을 끝까지 밟아 킥다운을 걸면 순간적으로 폭발적인 힘을 쓰며 쭉 빠지는 가속감을 보여준다. 놀랄만한 가속감이다. 순간적인 펀치력이 재미있다. 소형이지만 고성능 해치백의 면모를 유감없이 보여준다. 레드존 직전인 5,000 rpm을 터치하고 3500rpm까지 바로 떨어진다. 변속할 때 rpm 변동폭이 넓은 편이지만 다시 힘을 모으는데는 오래 걸리지 않는다.

가속페달을 20~30% 정도만 활용하면서 편안하게 가속을 이어가면 변속시 알피엠 갭은 크지 않다. 시속 60km에서 4단이 걸리고 70km/h에서 5단으로 넘어간다. 80km/h에 이르기 전에 6단이 물린다. 시속 100km를 유지하면 6단을 문다. 시속 100km에서 rpm은 1600까지도 내려간다. 엔진이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편안하게 차를 다룰 수 있다.

때마침 내리는 비로 실내는 평소보다 조금 더 조용했다. 비가 오면 노면의 미세한 요철 틈새를 비가 덮어줘 평소보다 조금 더 조용해지기 마련이다. 대신 차창을 때리는 빗소리가 더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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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진 소리는 차분하다. 힘을 쓸 때도 좀처럼 거칠어지지 않는다. 잘 ‘만들어진’ 사운드다. 속도를 높이면 바람소리가 커져 엔진소리가 파묻힌다. 가속을 시작하는 잠시 동안만 엔진 사운드를 제대로 즐길 수 있다. 그렇게 조용하지도, 그렇다고 시끄럽지도 않다. 적당한 소리와 함께 달리는, 그런 차다. 소형 해치백의 특성으로 이해하면 된다.

수동변속모드를 택하면 가속시점을 계기판에서 알려준다. 초록색 불빛이 시프트업하라고 알려주는 것. 시프트다운을 하면 엔진 브레이크를 충분히 느낄 수 있다. 6단을 물리고 시속 100km로 달리다가 킥다운을 하면 3단으로 바로 내려간다. 시속 120km에서 4단으로 오른다.

고성능의 기본은 제동이다. 브레이크는 믿음직하다. 아주 반응이 좋다. 안정감을 잃지 않고 속도를 잘 제어한다. 운전자 의도를 꿰뚫어 보듯, 정확하게 반응한다. 잘 설 수 있다는 믿음이 있기에 가속이 부담 없다. 브레이크를 잡으면 차체가 앞으로 쏠린다기보다 밑으로 가라앉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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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잘한 흔들림은 대부분 앞 뒤 방향으로 일어나는 피칭이다. 작은 차에선 피하기 힘든 현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속주행을 하는데 불안하지 않다. 150미력의 힘을 하체가 단단히 받쳐주며 빠르게 달린다.

타이어는 피렐리 225/45R17 사이즈다. 빗길에서도 노면을 잘 물고 달린다. 미끌림이 없다.
드라이브 셀렉터는 컴포트, 자동, 다이내믹, 이피션시, 개인맞춤형 등 5개 모드가 있다. 컴포트 모드에서는 스포츠모드에 비해 가속반응이 조금 느려진다. 변화를 확실하게 느낄 수 있다. 팍팍 치고 나가는 강한 변속감보다 좀 더 시차를 두고 탄력을 받는다.
이피션시 모드에서는 차는 게을러진다. 연비에 최적화한 주행을 핑계로 긴장을 확 풀어버린다. 긴장이 풀리는 느슨해지는 느낌을 즐기며 여유롭게 차를 다루면 된다. 차가 멈출 때 시동이 꺼지는 느낌도 즐길만한 요소다. 브레이크 홀드 모드가 있어 엔진스톱 상태에서 브레이크 페달에서 발을 떼도 엔진은 멈춘 상태를 유지한다. 이 때 핸들의 파워 스티어링 기능도 잠시 멈춘다. 힘을 주고 핸들을 돌리면 시동이 걸린다.

복합 연비는 15.8km/L로 2등급이다. 연료비 걱정 없이 충분히 차를 즐길 수 있는 매력 포인트다. 판매가격은 4,290만원. 한급 아래인 A3 스포트백 25 TDI 다이내믹은 3,650만원에 구입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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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종훈의 단도직입
차에 USB 포드가 없다. 센터콘솔에 커넥터를 연결해 USB를 이용할 수는 있지만 불편한 일이다. 젊은층을 겨냥한 소형 모델이라면 제대로 된 USB 포드가 적어도 하나는 있어야하지 않을까.
조수석 시트는 둥근 레버를 열심히 돌려야 조금씩 뒤로 넘어간다. 레버를 제쳐 한 번에 시트를 조절하는데 익숙한 소비자에게는 답답한 일이다.
MMI의 음성인식 시스템은 말귀를 제대로 못 알아먹는다. 개별 단어가 아닌 문장을 인식 할 수 있고 주변 약국, 음식점, 주유소 찾기, 라디오 채널 변경, 전화 걸기 등을 할 수 있다고 하지만 음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할 때가 많다.

오종훈 yes@autodiar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