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버스티어보다는 언더스티어가 안전하다. 그래서 메르세데스 벤츠는 불가피한 상황에서 오버스티어보다는 언더스티어가 발생하도록 만든다. 그게 벤츠의 로직이다”

메르세데스 벤츠 C 클래스 드라이빙데이에 독일 본사에서 강사로 파견된 스벤 슈로더씨의 말이다.

오버스티어나 언더스티어는 속도가 빠를 때 일어나는 조향특성이다. 오버스티어는 차가 코너 안쪽으로 더 많이 밀려들어가는 현상이다. 언더스티어는 차가 코너를 제대로 돌아가지 못하고 코너 바깥쪽으로 밀려나는 현상이다. 일반적으로 뒷바퀴굴림차는 오버스티어, 앞바퀴굴림차는 언더스티어 특성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벤츠는 뒷바퀴굴림이면서 언더스티어링 특성을 보이도록 설계됐다는 게 스벤 슈로더의 설명이다. 언더 스티어링이 더 안전하기 때문이다.

왜 그럴까. 언더스티어링 상황에서 충돌이 발생하면 정면으로 충돌하기 쉽다. 차가 바깥으로 빠지지만 여전히 앞쪽이 진행방향을 보고 있는 상태이기 때문이다. 정면충돌을 하게 되면 범퍼와 엔진룸, 에어백 등 충격을 완화시켜주는 장치들이 있어 상대적으로 안전하다.

오버스티어 상태에서 만나는 충돌사고는 다르다. 측면충돌일 가능성이 높다. 차가 코너 안쪽으로 말려들면서 차의 측면이 마주 오는 차와 부딪힐 가능성이 높은 것. 측면충돌은 정면충돌에 비해 더 많은 충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사이드 에어백이 있을 수 있지만 범퍼나 차의 앞 공간이 충격을 걸러주는 완충효과를 측면 충돌에서는 기대할 수 없다. 즉 오버스티어가 언더스티어보다 더 위험하다는 게 그의 설명. 충돌을 피할 수 없다면 정면충돌로 충격을 최소화 시킨다는 논리다.

차를 컨트롤하기에도 언더스티어가 유리하다. 언더스티어가 발생하면 가속페달에서 발을 떼는 것만으로도 차는 어느 정도 안정을 되찾으며 정상 궤도에 들어오게 된다. 하지만 오버스티어 상황이라면 얘기가 다르다. 차체가 이미 미끄러지기 시작했다면 가속페달을 뗀다고 해도 균형을 되찾기는 무척 어렵다. 가속페달 조작과 함께 스티어링 휠을 정교하게 조작하면서 오버스티어링 상황을 빠져나올 수는 있지만 일반 운전자가 이 같은 조작을 하기는 불가능 하다는 것.

벤츠는 이 같은 이유로 불가피한 상황에서는 “오버스티어링보다 언더스티어링이 발생하도록 만든다”고 스벤 슈로더씨는 설명했다.

TheNewC-ClassDriving Day

오종훈 yes@autodiar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