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의 해는 일찍 저문다. 모닥불이 타오르고 정담이 오간다. 우렁우렁 불꽃이 춤을 추는 알불 위로 노릇노릇 고기가 익어간다. 술이 물인듯 목구멍을 타고 넘어간다. 비 그친 뒤의 서늘한 밤기운은 따뜻하게 몸을 데우는 술기운을 이기지 못한다. 텐트는 밤새 주인을 기다리다 홀로 새벽을 맞는다.

혼다코리아가 오토캠핑을 제대로 열었다. 자사의 RV 3종을 투입해 차와 궁합 맞는 코스를 달리고 난 뒤 산 속에서의 캠핑을 즐기는 시간을 마련한 것. 캠핑에 초대받은 이들을 맞은 건 오딧세이, 파일럿, 크로스투어 3개 차종. 혼다의 라인업 중 오토캠핑에 적합한 차들이 총출동 했다.

크로스투어를 타고 달린 길은 쭉 뻗은 고속도로다. 개통한 지 얼마 되지않은 중부내륙고속도로 양평-여주 구간을 달렸다. 국도를 벗어나 고속도로에 오르자마자 크로스투어는 물 만난 고기마냥 거침없이 달렸다. SUV의 형태를 하고 있으나 주행성능은 스포츠세단 뺨칠 만큼 힘차고 날렵했다. 주행소음은 크지 않았고 흔들림도 크지 않아 안정감 있고 편안한 고속주행 성능을 제대로 느낄 수 있었다.
V6 3.5L SOHC 엔진은 주행상태에 따라 일부 실린더가 작동을 멈추기도 해 효율적으로 작동한다. 최고출력 282마력, 최대토크 34.8kgm의 힘은 6단 자동변속기와 호흡을 맞춰 어떤 상황에서도 충분한 힘을 냈다. 핸들을 쥔 채로 조작할 수 있는 패들 시프트가 있어 운전하는 즐거움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SUV에 쿠페를 적용했다는 스타일은 보는 이에 따라 호, 불호가 갈린다. 그래도 조금은 아쉽다. 좀 더 세련되게 디자인을 마무리했다면 차의 완성도는 훨씬 더 높아졌을 것이다.

오딧세이는 중미산 자연휴양림에서 서종면으로 방향을 틀어 북한강을 따라 달리는 낭만가도를 택했다. 빼어난 창밖 풍경이 시선을 사로잡는 가족여행의 최적 코스다. 오딧세이는 이미 미국을 중심으로 해외 시장에서 상품성을 인정받은 최고의 미니밴 중 하나다. 7인승 미니밴으로 여유있는 실내 공간을 갖춰 여행을 떠날 때 최고의 파트너가 된다. 기본 적재공간 1,087리터, 3열 시트를 접으면 2,636리터, 2열시트까지 접으면 무려 4,205리터까지 적재함을 넓힐 수 있다. 원-모션 폴딩(6:4) 3열 매직 시트는 단 한번의 조작으로 3열 시트를 적재공간 아래로 접어넣을 수 있다. 시트를 접느라 낑낑댈 필요가 없다.
가솔린 엔진 특유의 정숙함을 갖췄고 차의 흔들림도 크지 않아 편안하고 안락한 승차감을 가졌다. 매끄럽게 마무리된 모노불륨 스타일의 측면 모습은 미니밴의 교과서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다. USB에 담아놓은 음악을 카오디오로 들을 수 있어 좋았다. 아이팟 역시 가능하다.

3.5L VCM 엔진은 최고출력 253 마력과 최대토크 35.0 kg?m의 성능을 발휘한다. 주행환경에 따라 가용 실린더를 3, 4, 6기통으로 변환하는 가변 실린더 제어 기술 (VCM: Variable Cylinder Management)을 은 고출력과 고연비 성능을 동시에 충족시킨다.

파일럿은 어비계곡과 나란히 달리며 유명산을 한바퀴 끼고 도는 코스를 택했다. 잠깐 잠깐 비포장 도로가 포함됐고 오르막과 내리막, 커브가 이어지는 전형적인 산길이다. 원래는 유명산 정상을 공략키로 했으나 비가 내려 위험해 포기하고 대신 택한 코스다.
유명산의 유려한 풍광에 잘 어울리는 스타일의 파일럿은 구불거리는 산길을 한치의 주저함 없이 달렸다. 간간이 만나는 웅덩이나 도로의 거친 단면에서도 감속없이 치고 나가는 맛이 압권.
차 이름보다 만년필 이름으로 더 익숙한 파일럿은 보기보다 내실 있는 성능을 갖췄다. 길이 4,875mm, 너비 1,995mm의 당당한 모습은 세련미와는 거리가 있는 다소 투박한 모습이다. 3열 시트까지 갖춘 7인승 SUV로 4WD 로 모드까지 갖춘 정통 SUV다. 넓은 수납공간을 갖춰 오토캠핑을 즐기기에도 부족함이 없다. 기본 적재공간 510리터에 3열 시트를 접으면 1,351리터, 2열시트까지 접으면 2,464리터까지 확장된다. 최저지상고가 200mm로 험한 오프로드에서도 거침없이 치고 달릴 수 있는 체형이다.

운전조건에 따라 기통 모드를 변환하는 3.5L VCM 엔진의 가변 실린더 제어 기술을 통해 고출력, 고연비를 모두 실현했다. 파일럿은 최대 257마력, 35.4 kg?m의 성능을 갖췄다.
파일럿의 VTM(Variable Torque Management, 가변토크조절)-4 시스템은 일반적으로는 자동으로 구동된다. 그러나 도로조건이 열악한 상황(진흙, 빙판길, 험로)에서 이 장치를 작동시키면 수동으로 리어 디퍼렌셜에 잠금 기능을 설정할 수 있다. 다시 말해서 4바퀴의 구동력을 운전자가 임의로 조정하여 험로를 주파하는 한편 4륜 구동의 강력한 주행 성능을 만끽할 수 있도록 해 준다.
정속주행 시에는 전륜 구동으로 운행하여 연비를 극대화 한다. 바퀴에서 미끄러짐이 감지되면 최대 약 70%의 구동력 후륜에 전달하고 전륜과 후륜의 속도차이가 감지되면, ECU가 후륜에 구동력 전달하여 바퀴에 전달 되는 힘을 배분한다.

오종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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