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딩을 기어오를 기세로 지프 랭글러가 하늘을 향해 바퀴를 구른다. 지프 그랜드체로키가 이어서 같은 길을 통과한다. 서울 한복판, 첨단 유향의 거리 청담동 한 복판이 지프의 천국, 오프로드로 변했다. 크라이슬러코리아가 ‘지프 익스피리언스 2013’ 행사를 위해 만든 특설 코스다.

오프로드 코스를 만들어 통과하는 퍼포먼스는 SUV 업체들이 즐겨하는 이벤트. 하지만 크라이슬러의 이번 ‘지프 익스피리언스’는 도시의 심장부라 할 수 있는 강남, 그것도 청담동에 코스를 만들어 더 큰 주목을 받았다. 강남과 강북을 잇는 성수대교 남단 상습정체 구간에 코스를 만들어 광고 효과도 컸다.

코스 사냥에 나선 차는 모두 3개 차종. 랭글러 사하라, 랭글러 루비콘, 그리고 그랜드 체로키였다. 각 모델마다 조금씩 차이를 느끼며 오프로드 코스를 하나씩 통과하는 재미는 자연속 실제 오프로드에서 느끼는 그것과는 차이가 컸다.

그리 넓지않은 공간에 제법 알찬 코스가 조성됐다. 수직 통나무 장애물 코스, 기동성 테스트 코스, 높이 4m의 30도의 숨가쁜 급경사를 넘어서는 힐 클라이밍 코스, 아찔한 측면 경사를 체험하는 사이드 슬로프 코스, 강을 건너는 도하를 체험하는 워터 코스 등이다.

최고의 압권은 힐 클라이밍 코스. 운전석에 앉으면 길은 없고 하늘만 보인다. 양옆으로 세워진 깃발을 기준삼아 오금이 저리는 길을 올라야 했다. 경사도 30도지만 운전석에서 느끼는 체감 각도는 90도. 마치 빌딩 벽을 타고 오르는 느낌이다. 오를 수 있을까 겁이 앞서지만 정작 놀라운 일은 코스에 도전한 모두가 그 길을 무사히 통과했다는 사실. 하늘로 이어지는 깎아지른 코스를 통과하면서 운전자는 자신도 모르게 오프로드의 매력에 빠져들 수밖에 없었다.

정통 오프로더 지프의 실체를 보여주는 일이다. 지프와 함께라면 어디든 갈 수 있음을 체험하는 자리였던 것.

차에서 내리는 이들은 모두 엄지 손가락을 치켜세우고 있었다. 지프의 참 맛을 느낀 것이다. 놓지지 말아야 할 것은 하나 더 있다. 코스 바깥에서 체험 차량을 인도해준 가이드들이다. 차의 진행 방향을 알려주고 수정하고 지시해주는 이들이 없다면 하드코어 오프로드 도전은 불가능하다. 오프로드 드라이빙이 차와 사람이 하나되는 이유다.

오종훈 yes@autodiar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