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바루 BRZ이 스바루코리아의 애를 태우고 있다. 호주에서 시판 3시간 만에 완판되는 등 전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몰고 있지만 한국 시장에는 판매 시점을 확정하지 못하고 있어서다.

스바루 BRZ은 최근 호주에서 사전 계약 시작 3시간 만에 올해 판매할 201대가 모두 판매됐다. 내년 상반기까지 물량 확보가 힘들다는 소식에 다른 해외시장보다 높은 가격 3만 7,150달러(한화 약 4,360만원)에 판매됨에도 불구하고 치열한 계약 경쟁이 벌어졌다. 일본에서도 스바루 BRZ은 3월 첫 선을 보인 뒤 두 달 만에 월 목표판매 대수 500대보다 10배 많은 5,000대가 판매됐다. BRZ 생산 공장인 스바루 군마공장에서 최대로 생산 가동을 하고 있지만 지금 주문하면 내년 3월 이후에나 차를 받을 수 있는 상황이다.

해외 유수 자동차 전문 매체들과 스포츠카 마니아들의 BRZ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도 이어지고 있다. 최근 미국 자동차 전문 매체인 카스쿠프는 ‘3천만원대(2만 5천달러) 이하 스포츠카 중 구입하고 싶은 차’를 묻는 온라인 설문에서 BRZ가 1위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쌍둥이 차인 토요타 86, 폭스바겐 골프 GTI, 쉐보레 카마로 등 11개 경쟁 차종을 제치고 19%(4,149명)의 가장 많은 득표율을 얻었다. BRZ는 올해 첫 출시한 스포츠카란 점에서 더 놀라운 성과라고 할 수 있다.

미국의 자동차 전문지인 모터트렌드도 지난달 중저가 스포츠카 비교 시승기에서 BRZ를 가격대비 최우수 퍼포먼스 스포츠카 모델로 꼽았다. 모터트렌드는 BRZ가 스바루답지 않게 사륜구동이 아닌 뒷바퀴굴림에 자연흡기 엔진을 얹었지만 어떤 수준의 운전자도 즐겁게 다룰 수 있을 정도로 차와 운전자의 뛰어난 소통감각이 돋보이는 스바루다운 특징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스바루 BRZ는 토요타와 함께 개발한 200마력의 2리터 자연흡기 수평대향 엔진을 탑재해 낮은 무게중심과 뛰어난 핸들링 퍼포먼스를 자랑한다. 주문 차량의 수동 변속기 비중이 70%에 달할 정도로 순수한 달리는 재미를 추구하는 스포츠카 마니아들이 주 고객층이다.

이처럼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BRZ이지만 한국에선 판매 시점을 잡지 못하고 있다. 공급물량이 달려 한국 시장 론칭 시점이 자꾸 밀리는 것. 스바루코리아 최승달 대표는 “BRZ는 스바루의 풍부한 모터스포츠 사업 경험에서 닦은 독보적인 스포츠카기술력과 운전자의 자신감을 극대화하는 차를 만든다는 스바루의 기본철학을 그대로 녹여 낸 차”라며 “빠른 시일 내에 국내 스포츠카 마니아들께 BRZ를 선보일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종훈 yes@autodiar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