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가 스마트폰과 바람이 났다. 스마트폰과 자동차가 만나 옥동자를 낳았다. 현대차는 블루링크를, 기아차는 UVO를 낳았다.블루링크와 UVO는혼자 달리는 자동차를 IT의 네크워크 안으로 편입시키면서더 편하고 안전한 자동차 환경을만들어내는 또 다른 기술이다. 하이브리드, 친환경 디젤, 전기차 등으로 대표되는 친환경자동차라는 화두가 전 세계 자동차 산업을 이끄는 가운데 ‘IT와의 접목’이라는 또 하나의 흐름이 본격적으로 가시화되고 있다.IT 기술이자동차 발전을 견인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선보인 현대차 싼타페와 기아차 K9에는 블루링크와 UVO(유보)라는 생소한 시스템이 더해졌다. 달리는 차에서 인터넷을 즐기고 차가 고장 나면 원격 진단을 하고 긴급상황에서 구조요청을 하는가하면 넓은 주차장에서 주차 위치를 알려주기도 하는 스마트한 기술이다. 기능의 많은 부분을 스마트 폰으로 컨트롤할 수 있다. 스마트폰이 혼자서 달리는 자동차를 촘촘한 네트워크 안으로 끌어들여 더 편하고 안전한 자동차로 변화시켰다. IT 기술이 자동차에 새로운 세상을 열어준 것.

`블루링크’는 현대자동차를 상징하는 `BLUE’와 연결성을 뜻하는 `LINK’의 합성어. `UVO(유보)’는 `your voice’의 약자다. 운전자의 음성으로 오디오와 미디어 기기가 작동되는 특징을 반영한 이름이다. 여기에는 마이크로소프트가 개발한 음성인식 제어 엔진이 최초로 적용됐다. 이를 통해서 마이크로소프트와 공동 개발한 차량용 운영체제와 휴대폰, iPod 등 다양한 모바일 기기를 연결해 다양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었다.

블루링크와 UVO가 어느 날 갑자기 만들어진 기술은 아니다. 현대차는 이미 10여 년 전부터 ‘모젠’이라는 기술을 도입해 텔레매틱스 시스템을 발전시켜왔다. 블루링크와 UVO는 모젠의 업그레이드 버전이라고 보면 된다. 현대기아차의 텔레매틱스 기술 개발이 10년이 넘는 역사를 가졌다는 의미다.

세상에 먼저 알려진 것은 기아차의 UVO다. 기아차는 2010년 1월 마이크로소프트와 함께 개발한 차세대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UVO powered by Microsoft’를 `2010 국제전자제품 박람회(CES)’에서 최초로 공개한 것. 이듬해인 2011년, 같은 장소에서 열린 ‘2011 CES’에서 현대차가 블루링크를 선보인다. 세계 최고의 전자제품박람회에서 선보인 UVO와 블루링크는 ‘자동차와 IT의 접목’이라는 점에서 큰 주목을 받았다.

크게 보면 다르지 않은 기술이지만 현대차와 기아차는 각각 다른 이름을 붙여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현대차의 블루링크는 원격조정 등에 중점을 둔 텔레매틱스 서비스가 주된 컨셉트이고 기아차 UVO는 정보와 엔터테인먼트를 중심으로 두고 텔레매틱스 서비스를 더한 컨셉트라는 설명이다.

블루링크가 적용된 첫 양산차는 싼타페다. 현대차가 지난 4월 19일 발표한 싼타페는 7년만의 풀체인지 모델이라는 점에서 뿐 아니라 첨단 텔레매틱스 서비스가 적용된 차라는 점에서도 큰 주목을 받았다. 기아차의 플래그십 세단 K9에 UVO를 적용했고 향후 출시되는 신차에 차례로 적용해나간다는 계획.

현대차 싼타페와 기아차 K9에 적용된 텔레매틱스 서비스는 크게 5개 영역에서 17개의 세부 서비스를 제공한다. 하루가 다르게 새로운 기술이 나오는 IT분야의 기술발전 속도를 볼 때 텔레매틱스 서비스 역시 빠르게 발전하면서 더욱 다양한 기능들이 가능할 것으로 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다음은 블루링크와 UVO의 주요 기능들.

스마트컨트롤

‘원격시동/공조 기능’은 스마트폰을 이용해 거리에 상관없이 일부 기능들을 원격으로 작동시킬 수 있다. 더운 여름날 미리 에어컨을 작동시키거나 추운 겨울에 히터를 작동시킨 뒤 차에 오를 수 있다. 인터넷이나 스마트폰에서 목적지를 검색한 뒤 이를 바로 자동차의 내비게이션으로 전송시킬 수도 있다. 깜빡 잊고 차를 잠그지 않았을 때에는 외부에서 차를 잠글 수도 있다. 스마트폰만 작동한다면 해외에서도 가능하다. 스마트폰을 통해 주차 위치 확인을 시도하면 내 차가 주차장에서 비상등을 깜빡이고 경적소리를 낸다. 지도로 주차 위치를 확인할 수 있다.

세이프티 서비스

사고로 에어백이 터지면 긴급 구난 센터로 이 같은 상황이 자동으로 통보된다. 긴급상황에서 SOS버튼만 누르면 메이커의 ‘긴급구난센터’를 통해 112/119, 보험사 등으로 연결되는 `SOS 긴급출동’ 기능도 있다. 차를 도난당하면 위치를 추적하는 건 기본. 차량 도난경보가 작동하면 운전자 휴대폰으로 경보 메시지를 보내는 `도난 경보 알림 기능’도 있다.

카케어 서비스

블루링크나 UVO 시스템이 자동적으로 차량을 점검해 진단 내용을 블루링크 UVO센터로 전송하고 필요하면 AS조치를 안내해 주는 `차량 진단 관리 기능’은 자동차 관리에 따로 신경을 쓰지 않게 해준다. 자동 진단 결과는 정기적으로 운전자에게 이메일로 안내해 준다. `정기점검 리포트 기능’이다. 누적주행 거리에 따라 소모품 교환 시기도 알려주고 운전자의 운행습관을 분석하여 고객의 경제운전 등급도 알려준다. 이 같은 `에코드라이브 코치 기능’을 통해 기름값도 아낄 수 있다.

인포 서비스

`네이버’등 인터넷 서비스 및 멤버십 서비스와 연계하여 운전자의 생활에 필요한 각종 정보와 컨텐츠를 제공하고 차량 내에서 3G망을 이용하여 노트북이나 스마트 폰 등을 활용하여 인터넷을사용할 수 있게 해주는 `블루링크/UVO 핫스팟 기능’이 있다. 차 안에서 무선 인터넷을 누구나 쓸 수 있는 것.

어시스트 서비스

내비게이션 단말기의 간단한 조작으로 ‘블루링크/UVO 센터’ 상담원 연결되어 목적지 설정, 정보검색 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컨시어지 서비스’, 음성인식 기술을 기반으로 한 목적지 설정 서비스를 제공하는 `ARS 음성정보 기능’ 등이 있다.

이 같은 기능에 더해 스마트폰의 어플을 활용해 그 활용 폭을 무한대로 확대할 수 있다. ‘K9 앱’에서 선보인 ‘기능소개 카메라’는 K9의 각종 첨단신기술에 대한 설명과 작동법을 바로 볼 수 있도록 해 주며 스마트 기기 내에서 가상 체험을 할 수 있다. K9에 적용된 ‘후측방경보시스템’ 버튼을 ‘기능소개 카메라’를 통해 인식 시키면 ‘후측방경보시스템’에 대한 설명이 나오며 좌우 터치를 통해 차량을 움직여보고 경고음과 진동을 통해 간접적으로 ‘후측방경보시스템’을 가상 체험할 수 있다.

현대기아차는 5월 23일부터 보험사와의 업무제휴를 통해 버튼만 누르면 보험료를 할인해 주는 `블루링크/UVO 마일리지보험’서비스를 도입했다. 현대·기아차는 블루링크와 UVO 장착 차량의 운전자가 `블루링크/UVO 마일리지보험’에 가입시 도난방지 및 긴급상황 통보 기능을 신청할 경우 보험료를 13% 할인해 주고, 계약 만기시 주행거리에 따라 추가로 최대 13%까지 보험료를 할인해 준다.

현대기아차는 블루링크와 UVO로 대표되는 텔레매틱스 서비스를 앞세워 세계 스마트카 시장을 선도한다는 야심찬 목표다.

현대기아차는 2008년부터 마이크로소프트와 전략적 업무협약을 체결해 차세대 오디오 시스템 및 내비게이션 개발을 시작으로 북미지역에서 기초적인 차량용 텔레매틱스 서비스를 선보여왔다. 기아차는 `2010 CES’에서 2009년형 쏘렌토R에 최초로 `UVO powered by microsoft’를 적용해 선보였으며, 현대차는 `2011 CES’에서 블루링크가 적용된 쏘나타 하이브리드를 선보였다. 이후 2011년 6월부터 현대차는 쏘나타, 쏘나타 하이브리드, 벨로스터, 제네시스 쿠페, 아제라(국내명 : 그랜저)에 블루링크를 적용중이다. 기아차는 2012년 12월부터 쏘렌토R에 UVO를 도입할 예정이다. 현대기아차는 2010년 6월 미국의 권위 있는 텔레매틱스 산업 문야 상인 `텔레매틱스 업데이트 어워드’에서 `신제품’상을 수상한 바 있다.

중국에서도 텔레매틱스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현대차 벨로스터를 시작으로 해서 기아차 쏘렌토, 북경현대의 랑동(국내명 : 아반떼), 동풍열달기아의 K5 등에도 2013년까지 단계적으로 텔레매틱스 서비스를 적용할 예정이다. 중국에서 적용될 텔레매틱스 서비스 역시 `블루링크’, `UVO(유보)’가 국내에서 제공하고 있는 서비스와 유사하게 차량원격시동/공조제어 등 원격제어 서비스, 차량 자가 진단, 운전 중 상담원을 통한 편리한 목적지 설정 및 긴급구난 등 안전보안 서비스 등이 주요 내용이다.

현대기아차는 2011년 4월 국내 최대의 포털 서비스 업체인 네이버와의 업무협약을 체결해 음성인식 기능을 바탕으로 한 무선인터넷 서비스, 자동차 전용 어플리케이션 개발에 함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2011년 2월에는 세계적인 이동통신기업인 보다폰과 유럽지역 텔레매틱스 서비스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고 올해 4월 북경 모터쇼 현장에서는 중국 최대의 포털 서비스 기업인 바이두와 텔레매틱스 서비스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미국 유럽 중국 등 전 세계 메이저 자동차 시장에서 블루링크와 UVO의 앞선 텔레매틱스 기술로 현지 소비자들을 설득해나간다는 것이 현대기아차의 야심찬 계획이다.

오종훈 yes@autodiar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