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차를 타고 있는 사람들이 자기 차의 ‘구입가격’과 ‘유지비용’에 대한 만족도를 평가한 결과 ‘구입가격’에서는 쉐보레 올란도가, ‘유지비용’에서는 현대 엑센트가 소유자들로부터 가장 좋은 평가를 받았다.

자동차전문 리서치업체 마케팅인사이트(대표:김진국)는 3년 이내(2011년 7월 기준이므로 2008년 7월 이후) 새 차를 사서 이용 중인 사람 26,904명에게 구매 당시의 차량 ‘구입가격’과 연비, A/S 비용 등 ‘유지비용’에 대해 어느 정도 만족하는지를 물었다. 10점 만점으로 평가하게 했고 100점 만점으로 환산해 체감만족도를 구했다. 사례수가 60 이상인 모델 61개를 추려 그 중 TOP5를 선정했다.

‘구입가격’에 대한 체감만족도에서 쉐보레 올란도(80.4점)가 1위를 차지했다. 이어서 토스카(74.8점), 젠트라 X(72.4점), 윈스톰(71.1점) 등 쉐보레 모델이 2, 3, 4위로 최상위권을 독식했다. 기아 오피러스(70.7점, 5위)가 간신히 TOP5 석권을 막아냈다. 구입가격에 대해 만족도가 높다는 것은 소유자들이 지불한 비용 이상의 가치를 느끼고 있다는 의미다. 그러나 이 모델들의 판매는 상대적으로 부진했다. ‘낮은 가격–큰 가치’로 고객을 만족시키기는 했지만, 많은 고객을 만들어 내지는 못했다.

‘유지비용’에 대한 소유자들의 체감만족도에서는 현대 엑센트가 77.6점으로 1위를 차지했고, 이어서 현대 아반떼 LPI 하이브리드(76.2점), 쉐보레 올란도(74.7점), 기아 올 뉴 모닝(74.7점), 쉐보레 젠트라 X(73.5점)가 TOP5 안에 들었다. 결국 유지비용 만족도가 높은 차는 ‘소형이거나 디젤 또는 하이브리드거나’ 였다. 준중형 이상의 휘발유차는 없었다.

쉐보레는 가격 대비 가치라는 측면에서 타사를 압도하고 있다. 자동차 가격의 지속적 상승에 대한 소비자들의 우려를 감안할 때 쉐보레의 경쟁력은 더 커질 수 있으나, 많은 잠재고객에게 그 가치가 잘 전달되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쉐보레의 모델 ‘올란도’와 ‘젠트라 X’는 ‘구입가격’과 ‘유지비용’ 두 부문 모두에서 TOP5에 들었다는 것은 자랑할만한 성과다.

수입차가 ‘구입가격’과 ‘유지비용’에 대한 체감만족에서 전반적으로 국산차를 앞서고 있다는 것은 의외면서도 한편 고개가 끄덕여지는 면이 있다. ‘구입가격’은 이미 각오된 것이고, ‘유지비용’은 생각보다 덜 들더라는 평가일 것이다. ‘가격’과 ‘유지비용’ 만으로 수입차의 공세를 막아내던 시기는 이미 지난 셈이다.

오종훈 yes@autodiar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