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을 하다보면 끼어들기를 수시로 해야 한다. 내가 필요할 때 끼어들 수 있다면 베테랑 운전자다. 하지만 자칫 잘못하면 다른 차의 진로를 방해하게 돼 시비가 벌어지기도 한다.
또 끼어들기를 시도하는 데 의도적으로 길을 막는 운전자를 만나기도 한다. 끼어들기를 하돼 불필요한 마찰을 줄이고 다른 차의 진로를 막지 않으면서 부드럽게 끼어들기를 하는 게 중요하다. 끼어들기는 기본적으로 다른 차로로 차선을 변경하는 차선 변경이다. 다만 그 차로에 달리는 차들이 있어 그 사이로 부드럽고 안전하게 차선을 변경해야 하는 것이어서 조금 더 복잡하다.
끼어들기 전에 진입하려는 차로의 상태를 보고 어디로 끼어들 것인가를 판단한다. 끼어들기 충분한 공간이 있는 곳을 택한다. 판단이 끝나면 차의 속도 조절을 잘 하면서 진입하려는 방향의 방향지시등을 켜 차로를 변경할 것임을 알린다. 더빠르게 달리거나 혹은 더 느리게 움직이며 끼어들어야 한다. 옆차와 다른 속도를 택해야 수월하게 끼어들 수 있다는 말이다.
추월하면서 끼어들 경우에는 속도를 충분히 높여 옆 차보다 빠르게 달리면서 사이드 미러에 옆 차의 모습이 모두 보일 때 진입하면 된다. 사이드 미러에 뒷 차가 다 보이지도 않는데 끼어들면 위험하다. 사고가 날 수도 있고 사고가 나지 않아도 뒷차에 큰 위협이 된다.
옆 차를 먼저 보내고 그 뒤로 끼어들 때에는 옆차가 내 차를 추월하는 순간 옆 차의 뒷 범퍼를 물고 들어간다는 기분으로 차로를 바꾸며 끼어들면 된다. 이때 뒷 차와는 충분한 공간을 확보해야 하고 앞차와의 거리도 유지해야 한다. 모든 게 속도조절을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 있다.
끼어들기를 하는 순간에 엔진은 순간적으로 힘을 낼 수 있는 상태여야 한다. RPM을 3,000이상으로 유지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 상태에서 가속페달을 밟으면 차는 금방 속도를 높일 수 있다. 반대로 가속페달에서 발을 떼는 것 만으로도 브레이크를 밟은 것처럼 차의 속도가 줄어드는 효과를 본다. RPM을 높게 쓰면 힘은 좋아지지만 연료는 많이 소모된다는 점도 함께 알아야 한다.
끼어들 때 곤란한 경우는 옆 차로를 달리는 차가 의도적으로 끼어들기를 막을 때다. 추월하면서 끼어들려 하는 데 함께 속도를 높이며 끼어들기를 막거나 뒤로 끼어들려하는 데 브레이크를 밟아 차의 진행을 방해하는 경우가 종종 생긴다. 이럴 때 무리하게 끼어들기를 시도하는 건 좋지 않다. 사고 위험이 많을 뿐 더러 사고가 나지 않았다 해도 옆 차와 함께 달리며 신경전을 벌이며 위험하게 달리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옆 차가 끼어들기를 막으면 일단 끼어들기를 포기하고 다른 곳으로 끼어들기를 시도한다. 막히는 곳이라면 방향 지시등을 켜고 손을 들어 다른 차의 양보를 청해 본다. 웃는 얼굴이 좋다. 신경질 부리며 인상 쓰는 운전자가 다른 이들에게 양보를 받아내기란 쉽지 않다.
양보를 받기 위해선 양보할 줄도 알아야 한다. 또한 무리한 끼어들기는 다른 운전자들을 불쾌하게 한다. 모두 줄을 서서 차례로 빠져 나가는 데 중간에 새치기하며 끼어들기를 시도하면 누가 양보하겠는가.
운전을 하다보면 얄미울 정도로 끼어들기를 반복하며 달리는 이들이 있다. 습관적으로 끼어들 뿐 아니라 다른 차들의 주행을 심각하게 방해하면서 위험하게 운전한다. 이른바 칼치기라는 게 그렇다. 달리는 차 앞으로 칼 처럼 끼어든다고 해서 부르는 은어다.
명심해야 할 것은 스스로 아무리 운전을 잘 한다고 해도 도로 위에서는 50%의 역할 밖에는 할 수 없다는 점이다. 나머지 50%는 나 아닌 다른 운전자의 몫이다. 내가 아무리 운전을 잘해도 다른 운전자가 서툴게 운전하면 칼치기 같은 곡예 운전에서 사고가 나게 된다. 칼치기나 곡예운전이 가능한 건 그런 운전을 하는 사람이 운전을 잘해서가 아니라 그 주위의 차들이 안전하게 차를 잘 몰기 때문이다.
오종훈 yes@autodiar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