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열풍이 거셉니다. 버스나 지하철을 타면 고개를 숙이고 스마트폰의 화면을 마주하고 있는 사람들을 쉽게 만납니다.
심지어 운전하는 이들 중에도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리는 이들이 있습니다. 그래선 안 되는 일이지만 그만큼 스마트 폰이 우리 일상에 바짝 다가와 있음을 보여주는 장면입니다.
스마트 폰은 자동차에도 큰 변화를 예고하고 있습니다. 내비게이션이 스마트폰 안으로 쏙 들어왔지요. 굳이 차에 내비게이션을 장착하지 않아도 스마트 폰으로 대신할 수 있게 됐습니다.
스마트폰이 있으면 고급 수입차에 장착된 헤드업 디스플레이(HUD)를 부러워할 필요가 없습니다. 스마트폰에 HUD앱을 내려받아 대시보드에 올려놓으면 간단히 HUD를 내 차에 구현시킬 수 있지요.
차의 문을 열고 원격시동을 걸고, 주차장에 세워둔 내 차의 위치를 찾을 수 있습니다. 스마트폰이 만능인 시대로 점점 다가서고 있음을 실감합니다.
차 키를 잃어버려도, 길을 몰라도, 원하는 음악 CD가 없어도, 차가 고장이 나도, 도난당해도, 스마트폰이 있으면 된다는 겁니다. 스마트폰으로 차 문을 열고 시동을 걸고, 내비게이션 기능을 이용해 목적지를 검색해 찾아가고, 음악 CD가 없으면 스마트폰을 통해 웹으로 내려받아 카오디오시스템을 통해 들을 수 있고, 고장이 나면 원격 진단으로 고장을 확인하고 근처 정비소를 안내받고, 도난당한 차는 위치주적을 통해 현재 위치를 바로 찾아낼 수 있습니다. 대부분 무료로, 어떤 서비스는 약간의 돈을 투자하면 누릴 수 있는 현재의 기능들입니다.
자동차 시승을 주로 하는 자동차 전문 기자 입장에서도 스마트 폰은 유용합니다. 소음측정기를 이용해 차의 정숙성을 구체적 수치로 표현할 수 있습니다. 스마트폰을 이용하기 전에 계측기를 구입해 제로백, 제동거리 등을 측정하고 있지만, 아마 스마트 폰을 먼저 구입했다면 굳이 비싼 계측기를 구입하지 않았을지 모릅니다. 비슷한 데이터들을 스마트폰을 이용해 얻을 수 있으니까요. 사진이나 동영상도 찍을 수 있어 현장감 있는 화면을 독자들에 보여줄 수 있어 더 없이 좋지요.
자 어떻습니까. 이쯤 되면 바야흐로 스마트폰의 시대라 할 만 하지 않나요?
앞으로는 자동차 개발에도 스마트폰이 적극 이용될지 모릅니다. 아니 그렇게 될 것입니다. 자동차에는 스마트폰을 꽂아 놓는 연결장치만 있으면 됩니다. 아니면 블루투스로 연결해도 좋지요. 그냥 스마트폰을 차 안 어디에나 놓아두고 블루투스로 연결되는 모니터만 있으면 됩니다.CD 플레이어나내비게이션을 차에 장착해놓을 필요는 없지요. 내비게이션과 오디오 기능 등 다양한 기능을 내장한 스마트폰을 들고 타고 블루투스로 연결된 모니터를 통해 조작하면 됩니다.그 활용방안은 무궁무진할 것입니다. 차 값도 비싸질 이유가 없지요. 몇 백만 원 하는 내비게이션과 오디오의 일부 장치들이 빠지게 되니 말입니다.
이 과정에 어느 정도의 혼란은 불가피해 보입니다. 현대차그룹이 야심차게 준비해왔던 모젠 사업이 무용지물이 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됩니다. 기백만 원은 줘야 차에 내장할 수 있는 모젠 서비스의 상당부분이 스마트폰을 통해 공짜로 즐길 수 있습니다. 몇 만원, 많아야 수십만 원 정도의 비용을 들이면 모젠과 거의 비슷한 수준의 서비스를 즐길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모젠 서비스는 어떤 대책을 내놓아야 할까요. 관심가는 대목이 아닐 수 없습니다.
한동안 업계를 뜨겁게 달구던 ‘텔레매틱스’ 라는 말이 요즘에는 시들해졌습니다. 메이커 중심의 텔레매틱스 서비스가 요구와 입맛이 다양한 소비자들 중심의 ‘모바일’ ‘스마트폰’ 서비스로 넘어가고 있음을 실감하는 요즘입니다.
오종훈 yes@autodiar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