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1 경기 50일을 남겨둔 영암 코리아서킷은 아직 공사중이다. 목포에서 영암으로 들어가는 길은중간중간 공사중인 어수선한 모습이다. F1이 열릴 영암 코리아 인터내셔널 서킷도 마찬가지였다. 산뜻하게 단장을 하고 완전히 준비된 모습을 기대하는 많은 이들에게 아직도 공사중인 모습은 걱정과 우려를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F1 개최를 실질적으로 준비하는 KAVO에 따르면 경기장 건설은 전체 공정의 90%를 마친 상태. 전자설비와 가설 관중석, 인테리어, 조경 등 마무리 작업만 남겨둔 상태다.
하지만 현장에서보는 준비상태는 아직도 많이 부족해 보였다. 맨 흙이 그대로 드러난 곳이 곳곳에 눈에 띄고 F1 머신이 시범주행을 하는 서킷 옆에서는 건설 인부들이 비지땀을 흘리며 바쁜 손을 놀리고 있었다.
이날 현장을 찾은 유인촌 문화부장관은 “올 여름 비가 많아 공사가 늦어졌다. 남은 50일 동안 모든 준비를 완벽하게 마칠 것이니 너무 걱정할 것 없다”고 말했다.
아직 썰렁한 부분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관중들이 행사장을 찾아 주최측을 즐겁게 했다. 2,000~3,000명 정도 예상했는데 스탠드의 상당부분이 채워지고 경기장이 사람들로 북적일 만큼 1만여명이 몰려 성황을 이뤘다. 관람객들의 발걸음이 이어지는 행사장 입구 도로는 체증이 빚어질 정도였다.
관중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서울에서 일가족을 이끌고 내려온 열성팬, F1 보다는 기념 M슈퍼 콘서트에 더 관심이 있었겠지만 어쨌든 종종 걸음으로 교복을 입고 현장을 찾은 여학생들, 간간이 보이는 관람석 속의 외국인들. 이들의 눈은 서킷을 달리는 차들을 뒤쫓으며 환호와 탄성을 질렀고 아낌없는 박수를 내보냈다. 이들이 관람석에 자리잡아 행사에 몰입하는 모습은 F1의 성공 가능성을 보여주는 부분이었다.
F1을 전혀 모르던 많은 이들이 이번 F1 코리아 그랑프리를 계기로 자동차 경주에 푹 빠지게 될 것이다. 우리의 자동차 문화가 더 풍요로워질 것임은 당연한 일이다.
영암 서킷의 풍경이 해외의 다진 지역과는 사뭇 다르다는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중계 화면을 통해 보여지는 TV 화면 속의 경주장 모습은 해외의 다른 경주장 그림과는 또 다른 모습이다. 호수를 끼고 있고 경기장 바로 옆으로 논이 익어가는 모습은 해외의 다른 F1 경기장에서는 보기 힘든 영암 코리아 서킷 만의 모습이다.
코스 자체도 매력이 있다는 평이다. 시범 주행을 마친 F1 드라이버 카룬 찬독은 “매우 유니크하다. 다른 어디에서도 만나기 힘든 코스”라고 평했다.
첫 술에 배부를 수는 없다. 처음 경험하는 일인만큼 주최측이나 관객들이나 사소한 실수들이 있을 수 있다. 올해뿐 아니라 앞으로도 7년간 F1 코리아는 해마다 열린다. 고치고 해결하며 개선된 모습을 보이는 게 중요하다.
첫 경험. 이제 48일 남았다. 조금 서툴러도 첫경험은 짜릿하고 오래 기억에 남는 법이다. 설레임이 점점 더 커진다.
오종훈 yes@autodiar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