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쉐의 폭스바겐 인수가 막판 역전극으로 끝났다.

폭스바겐은 23일 경영감독위원회를 열고 포르쉐 인수를 승인했다. 그동안 끈질기게 폭스바겐 인수를 시도해온 포르쉐의 노력이 수포로 돌아가는 순간이었다. 뿐만 아니라 포르쉐는 폭스바겐에 인수되는 처지에 놓이게 됐다.그동안 폭스바겐 인수를 진두지휘해온 포르쉐의 벤델린 비데킹 회장은 이날로 은퇴를 선언했다.

폭스바겐은 80억 유로를 투입해 포르쉐를 인수키로 결정했다. 포르쉐 지분 49.9%를 인수하고 나머지 지분을 매입한 뒤 2011년부터 합병을 시작한다는 방침이다. 포르쉐 경영감독위원회도 폭스바겐으로의 인수를 결정했다. 폭스바겐의 지분 51%를 확보하고도 인수에 실패한 것은 주정부의 인수합병 승인을 받는 데 실패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M&A는 수포로 돌아가고 포르쉐는 90억 유로의 빚만 남게 됐다. 과도한 차입으로 어려운 처지에 몰린 포르쉐는 역으로폭스바겐에 인수를 요청한다. 폭스바겐과 포르쉐의 인수합병전에 얽힌 주역 세 사람의 인연도 흥미롭다. 비데킹은 83년에 포르쉐에 엔지니어로 입사해 10년만인 93년에 CEO 자리를 꿰찼다. 당시 포르쉐는 파산 직전이었고 비데킹은 위기의 회사를 극적으로 구해냈고 포르쉐 부활의 신화를 써내려 갔다. 폭스바겐의 회장으로 최후의 승리자가 된 피에히는 페르디난드 포르쉐 박사의 외손자다. 포르쉐 박사는 폭스바겐과 포르쉐의 창업자다. 포르쉐의 최대주주인 볼프강 포르쉐는 포르쉐 박사의 친손자로 피에히와 사촌지간이다. 할아버지가 세운 폭스바겐과 포르쉐를 외손자가 다시 통합해 이끌게 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