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 밤에 수도권에 눈이 내렸다. 강원 영동지역에는 폭설이 내렸다. 속초에는 46년 만에 내리는 폭설이라고 한다. 낭만적이지만 운전자들에게는 골칫거리인 눈이다. 눈길 운전 요령을 알아본다.
자동차는 타이어가 노면과 마찰을 일으키며 구동력을 확보해 움직인다. 그런데 무슨 이유로든 길이 미끄러우면 타이어와 노면 사이에 마찰이 생기지 않거나 약해진다. 이런 상태에서는 차가 제대로 움직이지 못한다. 가속페달을 밟아도 차는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타이어는 제자리에서 헛바퀴만 구른다.미끄러운 길에서 차를 제대로 움직이려면 타이어와 노면의 마찰력을 회복하면 된다. 마찰력을 회복하기 위해 체인도 사용하고 눈길에 흙을 뿌려보기도하고, 진흙길에서는 타이어 아래에 돌을 괴거나 헌 담요를 밀어 넣기도 하는 것이다. 어떤 방법을 택하던 그 원리는 오직 하나, 마찰력과 구동력을 회복하는 것이다. 미끄러운 길의 대명사는 눈길이다. 눈길에서 체인을 장착하는 것도 궁극적으로는 마찰력을 회복하기 위한 것이다. 체인이 필요할 정도로 눈이 내렸다면 차를 두고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게 낫다. 눈길에서는 2단 출발을 하면 좋다. 1단으로 출발하면 구동력이 너무 커서 바퀴가 헛돌 위험이 있어서다. 2단으로 출발하면 구동력이 줄어 적당한 마찰력을 일으키며 차가 부드럽게 움직인다. 자동변속기라면 홀드모드 버튼을 누르면 2단으로 출발한다.미끄러운 길에선 서행만큼 안전하고 확실한 운전법이 없다. 속도를 줄일 때에는 브레이크 대신 변속기를 낮추면서 속도를 줄이는 게 바람직하다. 눈길에서 브레이크를 밟으면 역시 순간적으로 마찰력이 사라지면서 차가 미끄러진다. 이럴 때 효과적인 것이 엔진브레이크다. 변속기를 낮추면서 엔진 힘만으로 속도를 줄이는 것이다. 작동방식은 이렇다. 만일 4단으로 달리고 있다면 변속기를 3단으로 내린다. 가속페달에서는 밟을 떼고 브레이크를 함께 밟으면 보다 확실한 감속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노면이 젖거나 얼어서 미끄러운 길이라면 브레이크 페달을 밟는 건 피하는 게 좋다. 그냥 1단 아래로 변속하는 것만으로도 속도는 줄어든다. 4단에서 3단, 다시 2단으로 내리면 속도는 충분하게 떨어진다. 엔진 브레이크는 미리 작동해야 한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멀리 봐야하고 앞 차와 충분한 거리를 확보해야 한다. 그래야 확실하고 안전하게 엔진브레이크를 걸 수 있다. 브레이크 페달을 밟을 때에도 한 번에 밟지말고 적어도 두 세 번에 나눠서 밟아주는 게 좋다. 이렇게 하면 브레이크를 밟을 때오는 차의 충격을 여러 차례에 나눠 분산시키는 효과가 있어 차가 그만큼 안정적으로 달리게 해준다. 겨울철에는 응달진 곳, 다리 위, 터널 입구와 출구 등을 지날 때에 특히 주의해야 한다. 빙판길일 위험이 크기 때문이다. 그늘지고 바람이 세게 부는 곳에는 얼음이 쉽게 얼고 잘 녹지 않아 주의해서 지나야한다. 눈이 쌓여 미끄러운 언덕길을 오르기는 매우 힘들다. 특히 뒷바퀴굴림 방식의 차는 눈 쌓인 언덕길 오르기가 가장 힘들다. 미끄러운 언덕길은 탄력을 이용해 오르면 의외로 쉽게 오를 수 있다. 평지에서 속도를 올려 빠른 속도로 언덕에 진입해 탄력으로 오르는 것이다. 이럴 때에는 앞차와 충분한 거리를 둬야 한다. 앞 차가 완전히 언덕을 오른 뒤에 진입하면 가장 좋다. 중간에 변속하면 안 된다. 구동력이 변하는 순간 바퀴가 미끄러지기 때문이다. 앞으로 전진 하면서 오르기가 힘들 때 차를 돌려 후진으로 시도해보면 의외로 무난하게 오를 수 있는 경우가 있다. 다른 차들이 없는 곳에서나 가능한 일이고 일반도로에서는 시도하면 안 된다. 다른 차와 사고 위험이 크기 때문이다. 일반도로에서는 rpm을 높게 쓰며 파워풀하게 운전하는 게 재미있겠지만 눈길에서는 높은 rpm을 쓰면 안된다. 타이어가 헛돌며 미끌어지기 쉽다. 비교적 낮은 2,000rpm 전후로 살살 움직이는 게 제격이다.오종훈 yes@autodiar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