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토요타의 싸이언에 대응하는 미국 시장 전용 저가 소형차를 1~2년 내에 개발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현대차가 북미시장에서 소형차로 무게중심을 옮길 조짐이다. 고유가 시대에 소형차가 갖는 경쟁력이 커서다. 메이커 연비규제를 맞추기 위해서도 대형차보다 소형차에 중점을 두는게 유리하다는 판단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무엇보다 정몽구 회장이 소형차에 관심을 보이며 소형차의 미국 수출 방안을 검토하라는 지시에 따라 전사적으로 소형차에 대한 사업계획을 재검토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현대차 상품개발 관계자들은 최근 미국으로 건너가 미국내 소형차 시장을 점검하고 돌아왔다. 현대차 미국법인과 소형차의 현지시장 가능성에 대한 협의를 벌였고 향후 긴밀한 협력체제를 구축키로 했다. 현대차가 관심을 갖는 대목은 토요타 싸이언. 싸이언은 토요타가 지난 2003년 북미 시장에 선보인 새 브랜드로, 젊은이들을 주 타깃으로 저가 소형차를 판매해 왔다. 싸이언의 출시는 북미 시장에서 판매를 늘려가는 현대차를 견제하기 위한 것이라는 게 당시 업계의 분석이었다. 싸이언은 지난해 북미시장에서만 12만대 넘게 팔렸다. 스포츠 쿠페인 싸이언 tC, 5도어 왜건 싸이언 xB와 싸이언 xD 등의 모델이 있다. 2.4ℓ와 1.8ℓ 엔진을 얹어 1만4,000~1만7,000달러에 팔린다. 현대차의 저가 소형차 개발은 이같은 토요타의 견제에 대응한다는 점에서 주목을 끈다. 현대차를 견제하기 위해 태어난 싸이언에 이제 현대가 대응태세를 갖추기 시작한 것이다. 현대차는 일단 저가소형차의 성공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고배기량을 선호하는 미국 소비자들도 이제는 소형차에 눈을 돌리고 있기 때문이다. 당연히 고유가 때문이다. 품질 좋은 소형차를 내놓으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것.
현대차 미국법인인 HMA 측은 조심스러운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소형차에 대한 반응이 좋아지고는 있지만 성공 가능성을 낙관하기는 이르다는 것. 특히 미국의 교통환경으로 볼 때 고속도로 주행을 무시할 수 없는데 소형차가 고속도로를 달릴 때 겪게되는 한계 상황을 미국인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가 조심스럽다는 입장이다. 쇼핑센터나 마트 등에서 짐을 실을 때 공간이 부족하다는 점도 미국시장에서 소형차가 성공하기 어려운 이유로 꼽힌다.
현대차는 이 같은 요인들을 다각도로 분석, 대응방안을 마련해나간다는 계획이다. 아직 결정되지는 않았지만 저가소형차 개발이 가시화 된다면 미국에서 생산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다만 싸이언 처럼 별도 브랜드를 만들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경쟁력이 있는 저가 소형차를 만들어 시장에 내놓을 방법을 찾겠다는 것이다. 오종훈 yes@autodiar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