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자동차 보스 GM이 개발한 무인 주행 자동차가 운전자를 태우지 않은 채 도로를 달리고 있다.
‘운전석에 아무도 앉지 않은 상태에서 시속 50㎞ 가까이 질주하던 차는 정지(STOP) 표지판이 보이자 정지선에 맞춰 멈췄다. 앞서가던 차가 속도를 늦추자 앞차를 추월하기 위해 가속페달을 밟으며 차로를 바꿔 자연스럽게 추월에 성공했다.’
공상과학 영화에서나 볼 수 있던 장면이 눈앞에서 그대로 펼쳐졌다.
16일(현지시간) 자동차 도시 디트로이트에 위치한 제너럴모터스(GM) 테크센터에서 선보인 무인 주행 자동차 ‘보스(Bossㆍ사진)’의 주행 모습이다.
운전자 없이도 자동차가 알아서 자동으로 운전하는 무인자동차가 10년 안에 상용화될 것으로 보인다.
GM의 연구개발ㆍ전략기획담당인 래리 번스 부사장은 “당신의 차가 스스로 운전하는 동안 당신은 이메일을 확인하거나 아침을 먹는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상상을 해봤느냐”며 “보스에 적용된 기술들은 이러한 상상을 현실로 만들어 줄 것”이라고 자신했다.
번스 부사장은 “2018~2020년께면 무인자동차 상용화가 가능할 것”이라며 “우선 고속도로 자동 운행 차량을 선보인 뒤 시내 도로 자동 주행 옵션을 장착한 무인차를 생산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GM은 무인자동차가 실용화되면 교통사고가 획기적으로 줄고 교통 정체, 매연 문제가 해결되는 한편 에너지 소비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GM의 무인 주행 자동차 보스는 자동위성항법장치(GPS) 외에 차량 전후좌우는 물론 지붕에까지 17개 레이더와 센서를 꼼꼼하게 설치해 차량 주변ㆍ도로 지형을 파악하고 교통 상황까지 인지해 운전자 없이 목적지까지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다.
실용화의 가장 큰 장애물은 값비싼 제작 비용. 보스에 장착된 센서ㆍ레이더 장치만 20만달러(1억9000만여 원)를 넘어선다. 결국 비용을 낮추는 것이 실용화 여부를 결정짓는 최대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보스 개발에 참여한 핵심 기술자 중 한국인 배홍상 씨(35)가 포함돼 있어 눈길을 끌었다.
한국에서 고등학교까지 졸업한 뒤 미국 버클리와 스탠퍼드대(박사)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한 배씨는 3년 전 GM에 입사했다. GM이 미국 카네기멜론대와 공동 개발한 ‘보스’ 개발 프로젝트에 참여해 차량 가속ㆍ감속, 스티어링 변화 등 차량 컨트롤ㆍ자동화 시스템 개발을 담당했다. 배 선임연구원은 “보스 개발을 위해 거의 매일 2~3시간씩 테스트를 진행했고 적어도 수천 마일 이상 실험운행을 했다”며 “차량 주변 360도를 레이더로 감지해 사람보다 반응 속도가 빠르다”고 자랑했다.
[디트로이트 = 박봉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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