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자동차가 위기다. 심각한 판매부진에 기술유출 혐의로 검찰 수사까지 받고 있다. 존폐가 걸린 위기다. 판매 부진은 급기야 월간 판매 2,000대 밑으로 곤두박질 쳤다. 지난 6월의 성적표다. 이렇게 가다간 수입차 선두업체에 추월당할지 모른다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딜러들의 동요도 심각한 문제다. 판매부진이 장기화 되면서 문을 닫는 딜러들이 속출하고 있다. 많은 딜러들은 사업을 정리하는 방안을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판매부진은 경유가격 급등이 주된 원인이다. 하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다. 발빠른 마케팅이 약한 점도 크다. 경유가격이 널뛰자 현대, 기아차, 르노삼성 등에서는 발빠르게 휘발유 SUV를 속속 선보였다. GM대우도 곧 휘발유 엔진을 얹은 윈스톰을 시판할 계획이다. 하지만 쌍용은 SUV 모델에 적용할 마땅한 휘발유 엔진이 없다. 중국 상하이 자동차에 인수되면서 쌍용차는 중국 자동차 업체라는 이미지가 굳어진 점도 판매부진의 큰 원인이다. 브랜드 이미지가 가장 중요한 자동차 시장에서 이 같은 이미지는 심각한 문제다. 코란도, 무쏘를 만들었던 한국 SUV의 명가가 이제는 월 2,000대 판매도 힘든, 중국 자동차 업체로 몰락한 것이다.

쌍용은 대신 모든 SUV 모델의 2009년형 모델을 자공해자동차로 선보였다. 휘발유 엔진 대신 저공해자동차를 내놓은 것이다. 쌍용은 이를 강조하기 위해 액티언을 앞세워 1회 주유로 1,000km를 주파하는 이벤트를 대대적으로 벌일 계획이다. 경제성이 높은 저공해 자동차임을 강조하는 전략으로 역전의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쌍용은 분위기 일신에 나서 7일, 2009년형 액티언 출시 파티를 강남 청담동의 한 클럽에서 열었다. ‘스타일’을 강조해 바람잡기에 나서겠다는 의도다. 수입차에서 애용하는 클럽 파티를 쌍용이 적극 도입한 것. 젊고 고급스러운 분위기와 이미지를 구축하려는 의도다. 기존의 쌍용차 답지 않은 이벤트지만 달라진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자리였다.

하지만 시기는 좋지 않았다. 검찰의 압수수색을 엊그제 받았는데, 아찔하게 차려입은 여성들이 몰려드는 물 좋은 강남클럽에서 잔치는 여는 형국이기 때문이다. 재기의 시동을 걸려는 순간 검찰과마주친 것이다. “하필이면 이때”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이날 행사장엔 이 회사 경영진은 보이지 않았다. 참석한 임원들 역시 방송 카메라의 인터뷰를 극구 사양하며 말을 아끼는 모습이었다.

검찰의 조사는 큰 부담이다. 검찰이 압수수색까지 한 것은 수사가 상당히 진척됐음을 말하는 것이다. 중국으로의 기술 유출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문제는 겉잡을 수 없이 번지게 된다. 한중간 외교 마찰로까지 이어질 수 있는 사안이다. 쌍용은 검찰의 수사를 숨죽여 바라보고 있다. 검찰 조사가 아니어도 쌍용의 위기탈출이 가능할지 아닐지 분명치 않은데 검찰이 칼을 빼들고 나섰으니 쌍용으로선 막막할 수밖에 없다. 위기의 쌍용차가 어떻게 위기를 해쳐나갈지 지켜볼 일이다.

오종훈 yes@autodiar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