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이란성 쌍둥이, BMW528i 대 벤츠E280 제원 분석BMW528i는 지난해 국내 수입차시장에 판매 돌풍을 몰고 온 모델이다. BMW가 지난해 5월 2008년형 모델을 내놓으면서 가격을 1,900만원이나 낮췄기 때문이다.

편의장치를 줄여 가격을 떨어뜨린 것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있었지만, BMW 528i의 파격적인 가격 인하는 판매 호황으로 이어져 지난해 혼다 CR-V, 렉서스 ES350 다음으로 많이 판매됐다.

게다가 528i 출시 이후 수입차 업체들이 줄줄이 가격을 내렸다. 528i가 수입차의 가격 거품을 일정부분 제거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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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BMW528i의 맞수는? 지난 1946년 첫 출시 이후 세계에서 1,000만대 이상 판매된 중형 세단의 대명사 벤츠 E클래스, 그 중 E280이다.

두 차의 제원표를 보면 날카롭게 대립각을 세우는 부분도 있지만, 닮은 부분도 많다. 똑같이 독일산 최고급 브랜드로 비슷한 소비자층을 공략하는 ‘이란성 쌍둥이’ 같다. 오토다이어리와 함께 두 차를 비교·분석했다.

▲크기&휠베이스&트레드

E280은 528i보다 차체가 9mm 길고 17mm 높다. 반면 528i는 E280보다 26mm 넓고 휠베이스가 33mm 길다. 차체 길이가 짧은 528i가 휠베이스에서 길다는 것은 E280보다 승차감이 좋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준다.

또 528i는 높이가 낮아 E280보다 실내 공간에서 손해를 보지만 반대로 무게 중심이 낮아져 주행 안전성에서는 유리하다. 트레드의 경우 528i는 앞 트레드, E280은 뒤 트레드가 각각 좁다. 앞 트레드가 좁으면 엔진룸 공간이 좁아진다. 하지만 단순히 트레드의 구조만으로 유?불리를 단정지을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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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력&무게&연비

BMW 528i는 직렬 6기통, 벤츠 E280은 V6 엔진이다. 직렬 엔진은 앞뒤 공간을 넓게 써야 하지만 V6 엔진은 공간을 짜임새 있게 만들 수 있다.

앞 엔진에 뒷바퀴 굴림 차는 직렬 엔진을 엔진룸 한 가운데 세로로 넣는 게 이상적인 배치다. 좌우 무게의 균형을 잡는데 유리하기 때문. 단점은 엔진룸 공간이 많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최고출력은 두 차 모두 231마력으로 같지만 E280이 상대적으로 낮은 rpm에서 최고출력이 나온다. 엔진회전수를 그만큼 많이 올리지 않아도 큰 힘을 만들어내는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최대토크는 벤츠 E280이 2.5kg.m 세다. 최고속도는 528i가 시속 250km, E280이 248km이다.

528i는 엔진 실린더의 스트로크(실린더의 단면적 세로)가 보어(단면적 가로)보다 긴 롱스트로크 엔진, 벤츠 E280은 숏 스트로크 엔진이다.

숏 스트로크 방식은 일반적으로 강한 순발력을 요구하는 스포츠카 등 고속 주행차에 어울리고, 롱 스트로크는 승차감이 좋은 것으로 알려졌다. 성능의 BMW, 승차감의 벤츠로 얘기하지만 528i와 E280의 엔진 실린더 방식은 서로 상반되는 셈이다.

실린더 방식과 무게는 연비에도 일정부분 영향을 줘 10kg 가벼운 528i의 연비(ℓ당 9.4km)가 E280(ℓ당 8.9km)보다 좀 더 나은 것으로 보인다.

또 E280의 타이어는 245/45R17 사이즈로 528i의 225/50 R17 사이즈보다 넓다. 고속 주행안정성, 제동력에서는 타이어가 넓은 게 유리하지만 연비에서는 불리하다.

자동변속기의 경우 528i는 6단, E280은 한 단계 앞선 7단이다.

▲실내외 디자인

BMW 5시리즈는 BMW를 상징하는 2개의 키드니 그릴을 감싸 안은 에어댐이 부드럽게 이어졌고, 코로나 링이 적용된 크롬으로 둘러싼 앞쪽 헤드라이트와 뒤쪽 LED 방향지시등은 투명 유리 기술이 채용돼 세련된 느낌을 준다.

4가지 인테리어 색상과 6가지 인테리어 장식이 제공돼 개인 취향에 따라 선택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E280의 디자인은 역동성, 파워, 균형미 등을 잘 반영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두드러진 V자형의 범퍼와 라디에이터 그릴, 사이드 스커트와 뒷범퍼로 이어지는 디자인은 E클래스의 강력한 성능과 다이나믹한 주행 성능을 상징한다는 게 메르세데스-벤츠측 설명이다.

E클래스의 상징이 된 트윈 헤드램프의 윗부분에는 투명한 루버가 더해져 헤드라이트를 켰을 때 강한 빛을 낸다. 후진등에는 백색 LED가 사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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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

크기, 성능, 디자인에서 두 차의 우열을 가리기는 쉽지 않다. 두 차 모두 세계적인 브랜드 가치를 지니고 있다는 것도 한 쪽의 일방적 승리를 선언하기 어렵게 만든다.

그러나 가격을 놓고 보면 상황은 달라진다. 528i가 결정적인 매력을 지니고 있어서다. 바로 528i를 국내 수입차 베스트셀러로 만든 가격이다. 528i의 가격은 6,750만원, E280보다 2,140만원 싸다.

비슷한 크기와 성능, 명차라는 브랜드 가치에서 이 정도의 가격 차이는 결정적이다. 가격보다는 성능과 브랜드 이미지를 더욱 중시하는 소비자들이 마지막 순간에 528i를 낙점하는 가장 큰 이유가 여기에 있다.

[매경인터넷 최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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