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백요리사 같은 도심형 픽업, ‘무쏘 EV’

눈을 가리면, 이 차의 정체를 알아차리기 힘들다. 세단같이 부드럽고 편안해서다. 설마 이게 픽업트럭이라고? 예스! 픽업 트럭 맞다. 흑백요리사 같은 도심형 픽업트럭 ‘무쏘 EV’다. 지난 10일 서울 강남에서 경기도 양평까지 41km 구간에서 무쏘 EV를 시승했다.
무쏘 EV는 토레스 기반의 픽업트럭으로 지난 2023년 서울모빌리티쇼에서 프로젝트명 ‘O-100’으로 대중들에게 공개한 뒤, 올해 3월 ‘무쏘 EV’라는 명칭으로 국내 시장에 데뷔했다.

2002년 무쏘 스포츠로 시작한 이 회사의 픽업트럭 역사 23년간 다섯 번째 등장한 픽업트럭이다. 픽업트럭의 명가라고 해도 좋겠다.
무쏘 EV 전면의 수평형 LED 주간 주행등과 거대한 그릴은 KG모빌리티가 나아가고자 하는 미래 디자인을 나타냈다. 공구를 형상화한 LED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는 무쏘 EV가 갖고 있는 역동적이면서 대담함을 엿볼 수 있다.

5,160×1,920×1,740mm의 크기다. A필러에서 C필러까지 이어지는 루프라인은 투박한 픽업트럭이라기보다 승용차에 가까운 섹시한 실루엣이다. 3,150mm의 휠베이스, 2열에 앉으면 무릎 앞으로 주먹 두 개, 머리 위로 주먹 하나와 손바닥을 눕힌 여유가 있다.
손가락 높이의 센터터널. 2열 중앙에 앉아도 머리 위로 주먹 하나의 여유가 있어 불편하지 않다. 픽업이지만 장거리 여행길 편하게 즐기기 위해, 2열 시트는 슬라이딩과 뒤로 젖혀지는 기능이 적용됐다.
2.04m²의 화물 데크 면적은 총 500kg까지 화물을 실을 수 있다. 이제 산이며 바다로 떠나는 여행길 화물칸에 짐이 얼마나 들어갈지 걱정할 필요 없다.

12.3인치의 운전석 계기판과 12.3인치 센터 디스플레이가 하나로 이어진 파노라마 디스플레이가 대시보드 위에 얌전히 앉아 있다. 파노라마 디스플레이로 차 내 주행 정보 및 다양한 콘텐츠 정보를 즐길 수 있다.
락투락 2.6회전 한다. 다른 대중 모델과 다르게 조향 반응은 낭창거리지 않고, 제법 묵직하다.
80.6KWh의 LFP 배터리와 전륜 축에 152.2KW의 모터가 만났다. 최고출력 207마력, 최대토크 34.7kg.m의 힘으로 최대 400km를 갈 수 있다.

가고 서기를 반복하는 도심. 자잘한 진동 하나 느껴지지 않는다. 픽업트럭 특유의 걸걸대는 엔진음과 변속기 충격도 느껴지지 않으니, 신선 놀이하는 기분과 다를 바 없다.
보통의 픽업트럭이 화물 적재 때문에 리어 부분을 가볍게 만들어 헤어핀 구간 돌아나갈 때 후륜 차축이 심하게 미끄러지는 현상이 생긴다. 하지만, 무쏘 EV는 후륜 서스펜션을 단단하게 고정해 코너를 돌아나갈 때도 미끄러짐 없이 부드럽게 나간다.
시속 100km. 정숙성은 기대 이상이다. 바람 소리와 노면 소음 하나 들리지 않는다. 받아쓰기 100점 맞아 신나는 초등학생의 발걸음처럼 녀석의 발걸음도 통통 튄다.

주행 중 무쏘 EV의 전기 모터 소리도 들리지 않아 주행 중 다른 잡소리 뭐가 들리는지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없다. 다만, 2열에 앉으면 주변 외부 소음이 강하게 들려온다. 2열 정숙성을 조금 더 높일 필요가 있어 보인다.
KG모빌리티의 첨단 주행 보조 시스템인 딥 컨트롤 기능이 더해졌다. 벚꽃 나들이 철이라 도로는 정체가 심했다. 딥 컨트롤 기능에 포함된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은 줄줄이 늘어진 차량 행렬 속에서 자신의 속도를 고집하지 않고, 앞 차의 속도에 따라 맞춰 나가는 느긋한 면모를 보여준다.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이 작동되는 동안 운전자는 정체된 행렬 속에 잠시나마 운전에 곤두선 집중력을 낮출 수 있다.
스티어링 휠의 좌측 레버를 길게 당기면 자동으로 스마트 회생 제동 시스템이 작동된다. 회생 제동은 총 3단계로 나눠진다. 1단계와 2단계는 이질감이 적지만 3단계는 운전자도 불쾌감이 들 정도로 강한 느낌이다. 혼자 타는 것이 아니라면, 회생 제동은 1단계로 하거나 안 하는 것이 좋겠다.

주행 중 주변을 둘러볼 수 있는 clearance view 기능도 있다. 픽업트럭 특성상 좁은 오프로드나 이면 주차된 좁은 통로를 지나갈 때 사고 없이 안전하게 지나갈 수 있다.
무쏘EV는 도심형 픽업트럭으로 도로 위의 풍경을 바꾸는 동시에 국산 최초 순수 전기 픽업트럭으로 탄소 발자국을 지우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시승차는 무쏘 EV 4,800만 원으로 3D 어라운드뷰 모니터링 시스템 (120만 원), 천연 가죽 시트 패키지 (60만 원), 알파인 오디오 시스템 (62만 원)으로 총 5,042만 원이며, 서울시 기준 국고보조금 652만 원, 지방 보조금 186만 원, 총 838만 원의 보조금이 적용돼, 4,204만 원에 구매할 수 있다.
이상진 daedusj@autodiar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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