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홀로 빠져드는 마법, ‘포르쉐 마칸 일렉트릭’

주행 중인 마칸 일렉트릭. 사진=포르쉐코리아
주행 중인 마칸 일렉트릭. 사진=포르쉐코리아

점점 빠져든다. 가속 페달을 밟는 순간, 강한 마력에 의해 블랙홀로 빠져든 우주선을 탄 느낌이다. 포르쉐가 만든 브랜드 최초 고성능 전기 SUV ‘마칸 일렉트릭’이다. 마칸 일렉트릭을 타고 11일 서울 용산구 포르쉐 스튜디오 한남에서 강원도 양양의 설해원까지 330km 구간을 달렸다.

마칸은 형님인 카이엔에 이어 지난 2014년 등장했다. 이후 10여년 동안 84만 대라는 기록적인 판매량을 보이며 럭셔리 소형 SUV 시장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굳혔다. 출시 10년 만에 과감하게 엔진을 버리고 전기모터와 배터리를 장착하는 2세대로 접어들었다.

주행 중인 마칸 일렉트릭 전면부. 사진=포르쉐코리아
주행 중인 마칸 일렉트릭 전면부. 사진=포르쉐코리아

신형 마칸 일렉트릭은 4포인트 주간 주행등을 장착한 상부 헤드라이트와 하부의 매트릭스 LED 헤드라이트를 적용해 전동화 전환에 걸맞는 강렬한 얼굴로 변모했다. 후면의 일자형 헤드램프에는 포르쉐의 디자인 DNA가 더해졌다. 칠흑 같은 어둠 속, 일자형 리어램프는 멀리서도 포르쉐인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폭스바겐 그룹의 전기차 플랫폼인 프리미엄 플랫폼 일렉트릭(PPE:Premium Platform Electric) 아키텍쳐가 적용됐다. PPE 아키텍쳐 적용으로 4,784x1938x1,621mm의 크기가 완성돼, 기존 대비 58mm가 길어졌다. 차체의 길이가 길어진 만큼 휠베이스도 86mm나 늘어나 2,893mm가 돼, 카이엔과 1mm밖에 차이 나지 않는다. 소형 SUV가 아니라 준대형 SUV급 실내 공간을 자랑한다.

마칸 일렉트릭 측면. 사진=이상진
마칸 일렉트릭 측면. 사진=이상진

유튜브, 넷플릭스 등 외부 어플을 설치할 수 있는 차량용 소프트웨어가 더해졌다. 이 외부 어플을 통해 조수석 탑승자는 동승석 전용 10.9인치 디스플레이로 자신이 좋아하는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

운전자의 필수품, 애플 카플레이가 무선으로 연결된다. 이제 카플레이를 위해 송풍구에 거치대를 설치하고, 케이블로 연결할 필요가 없다. 한 번의 연결로 스마트폰은 무선 충전패드 위에 두면 된다.

군집주행을 시작하는 마칸 일렉트릭 후면. 사진=포르쉐코리아
군집주행을 시작하는 마칸 일렉트릭 후면. 사진=포르쉐코리아

12.6인치 커브드 디스플레이 위에 87인치 헤드업 디스플레이가 장착됐다. 헤드업 디스플레이에는 증강 현실 내비게이션이 추가돼, 운전자가 초행길 센터 디스플레이를 보며 도리도리하지 않게 운전에만 집중하게 만들어 준다.

마칸 일렉트릭 4S에 먼저 올랐다. 락투락 2.4회전으로 조향 반응은 묵직하고, 부드럽다. 가고 서기를 반복하는 도심. 들리는 것은 주변의 차량 소음뿐. 마칸과 나는 한 몸이 되어 차량의 홍수 속에서 내 순서를 기다리며 천천히 나아간다.

마칸 일렉트릭에는 12.6인치 운전석 계기판, 하나로 이어진 10.9인치 센터디스플레이와 동승석 디스플레이가 적용됐다. 사진=이상진
마칸 일렉트릭에는 12.6인치 운전석 계기판, 하나로 이어진 10.9인치 센터디스플레이와 동승석 디스플레이가 적용됐다. 사진=이상진

100KWh의 대용량 배터리. 배터리 완충 시 최대 450km의 거리를 갈 수 있다. 고성능 전기 SUV 마칸 일렉트릭 4S로 전국 일주도 문제없다.

최고출력(오버 부스트 사용 시) 516마력, 최대토크 83.6kg.m의 성능을 보여준다. 나비처럼 날아서 벌처럼 쏜다는 전설의 복서 무하마드 알리가 생각난다. 정속에서는 상대의 약점을 간파하기 위해 부드러운 발걸음을 하다가도 허점을 발견하며 나비처럼 날아가는 공격력을 보여준다.

바람 소리와 노면은 아주 고요하다. 평온한 주말 오후, 거실 소파에서 나 혼자 유유자적하게 보내는 것처럼 아주 편안하다.

마칸 일렉트릭에는 87인치 대형 헤드업 디스플레이가 장착돼, 운전자가 초행길 두리번 거리지 않고 오로지 운전에만 집중할 수 있다. 사진=이상진
마칸 일렉트릭에는 87인치 대형 헤드업 디스플레이가 장착돼, 운전자가 초행길 두리번 거리지 않고 오로지 운전에만 집중할 수 있다. 사진=이상진

뒤 이어 만난 녀석은 끝판왕 마칸 일렉트릭 터보. 최고출력 (오버부스트 사용 시) 639마력, 최대토크 115.2kg.m의 성능으로 도로 위의 다른 차를 압도한다.

압도적인 가상 엔진 사운드가 인상적이다. 스포츠, 스포츠 플러스로 바꿀 때마다 더욱 커지는 가상 엔진 사운드를 들으며 가속 페달을 지그시 밟고 있으면 계기판에는 놀랄 만한 숫자가 뜬다. 마칸이라는 세계의 블랙홀로 빠져든다. 정신을 차리기 힘들만큼 가상 엔진 사운드와 함께 마칸 블랙홀에서 헤어 나올 수 없었다. 놀랄 만한 속도에서도 바람 소리와 노면의 소음은 조용한 수준으로 동승자와 대화하는데 불편하지 않다.

더불어 마칸 일렉트릭 터보의 어댑티브 에어 서스펜션은 거친 운전 환경에서도 쾌적의 승차감을 보여준다.

'마칸 일렉트릭이 강원도 산악길에서 주행을 이어가고 있다'. 사진=포르쉐코리아
‘마칸 일렉트릭이 강원도 산악길에서 주행을 이어가고 있다’. 사진=포르쉐코리아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이 스며들었다. 정체구간에서는 크루즈 컨트롤 조정 레버로 편하게 차량 통행 흐름에 맞게 속도를 조절할 수 있다. 스트레스를 피할 수 있는 장치다.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이 작동되면 마칸은 앞 차의 흐름에 맞춰 천천히 자기만의 발걸음으로 천천히 나아가고, 간혹 급하게 끼어드는 차가 있으면 먼저 가라고 호의도 베푼다. 더불어 서라운드 뷰 기능이 더해져 이중 주차장된 좁은 골목길을 안전사고 없이 조심히 지나갈 수 있다.

엔진을 버리고 모터를 택한 포르쉐의 ‘마칸 일렉트릭 작전’은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마칸 일렉트릭 4S는 1억 1,440만 원 부터이며, 마칸 일렉트릭 터보는 1억 3,850만 원 부터다.

고속 주행 중인 마칸 일렉트릭. 사진=포르쉐코리아
고속 주행 중인 마칸 일렉트릭. 사진=포르쉐코리아

이상진 daedusj@autodiar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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