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행 중인 4세대 신형 X3’ 사진=BMW

겉모습은 SUV. 운전하는 순간은 세단처럼 편안함이 느껴진다. SUV의 탈을 쓴 세단. BMW가 야심차게 국내 시장에 출시한 ‘4세대 X3’다. 첫눈으로 온 세상이 하얗게 변한 28일, 4세대 신형 X3를 타고, 인천 영종도 BMW드라이빙 센터에서 경기도 김포까지 왕복 86km를 달렸다.

X3는 지난 2003년 첫 출시 이후, 21년 동안 3번의 모델 변경을 거치며 전 세계 누적 판매 350만 대를 기록한 BMW SUV 라인업의 간판스타다. 한국에서도 첫 판매 이후 지난해까지 5만 대 이상 판매되며, BMW 판매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4세대 X3 전면’ 사진=이상진

X3의 새로운 키드니 그릴. 수직선과 직선의 조화로 새로운 멋을 만들어냈다. 여기에 더해진 그릴 조명 아이코닉 글로우. 어둠 속에서 BMW의 카리스마를 느낄 수 있다. 후면의 T자형 리어램프는 전면의 아이코닉 글로우처럼 BMW 정체를 단숨에 알리는 새로운 상징이다.

4,755×1,920×1,660mm의 크기. 차체의 길이와 너비는 각각 65mm, 30mm 늘어났지만, 높이는 15mm 낮아지며 이전 대비 더욱 안정적인 자태를 보여준다. 2,865mm 휠베이스. 2열에 앉으면 머리 위로 주먹 두 개, 무릎 앞으로 주먹 두 개의 여유가 있다. 센터터널은 손가락 길이에서 한 마디 더한 높이다. 2열 가운데 착석해도 머리 위로 주먹 하나의 공간이 있어 불편하지 않다.

‘4세대 X3는 이전대비 65mm나 길어져 안정감 있는 디자인을 구현했다.’ 사진=이상진

차체의 길이가 늘어나며, 트렁크 기본 용량도 이전 대비 20리터 늘어난 570리터가 됐다. 2열을 접으면 1,700리터까지 늘어나 온 가족 장거리 여행이나 홀로 떠나는 캠핑, 차박 여행에서 X3는 내가 가는 모든 길에 동무가 되어준다. 홀로 떠나는 여행길. 잠시나마 X3의 파노라믹 글라스 루프를 통해 하늘을 보면 마음에 없던 여유도 생기게 된다.

12.3인치 디지털 계기판과 14.9인치 컨트롤 디스플레이가 하나로 연결된 커브드 디스플레이가 운전 집중도를 한층 높여준다. 그 아래 푸른 빛의 인터랙션 스마트바는 3차원 적인 느낌을 불러냈다.

‘BMW커브드 디스플레이가 탑재된 4세대 X3 실내’ 사진=이상진

BMW OS 시스템에 티맵 내비게이션이 적용됐다. 길 안내를 받기 위해서 애플 카플레이나 안드로이드 오토를 연결하지 않아도 된다. 내장된 티맵 내비게이션은 헤드업 디스플레이와 연동돼, 오로지 운전에만 집중하도록 도와준다. 지속 가능성을 위해, X3의 스포츠 시트에는 비건 소재의 베간자 시트를 장착했다. 주행 내내 거실 소파에 있는 듯 안락하고 편안하다.

락투락 2.5회전 한다. 조향 반응은 묵직하면서 부드럽다. BMW가 X3를 통해 본연의 성격을 다시 찾았다. 최고출력 197마력, 최대토크 31.6kg.m 트윈파워 터보 4기통 2리터 가솔린 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가 짝꿍이 됐다. 여기에 48볼트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추가됐다. 48볼트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11마력의 출력을 추가 보충해, 주행의 효율성을 대폭 끌어올렸다.

‘주행 중인 X3의 후측면’ 사진=BMW

가고 서기를 반복하는 도심. 노면 잔진동만이 몸을 타고 흐른다. X3에는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이 적용돼, 한층 더 조용해졌다.

시속 100km. 8단 1,500rpm에서 3단 5,300rpm의 엔진 회전수를 나타낸다. 노면 소음은 들리지 않고, 바람 소리만 어린 아이 코고는 소리처럼 잔잔하게 들린다.

X3에 더해진 M스포츠 서스펜션은 BMW만의 단단하고 안정감을 보여준다. 세단같은 주행감이다. SUV의 탈을 쓴 세단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X3 엔진룸’ 사진=이상진

주행보조 시스템인 드라이빙 어시스턴트 프로페세녈이 적용됐다.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은 자신만의 속도를 고집하지 않고, 앞차의 속도에 맞춰 천천히 나아간다. 중간에 급하게 끼어드는 차가 들어와도 먼저 가라는 호의를 베푼다.

굴곡진 커브길. 차선을 밟는 경우가 있다. 차선 유지 보조 시스템은 정확히 작동해, 차가 차선 중앙으로 잘 갈 수 있도록 도와준다. 마치, 군것질하려고 떡볶이집 쳐다보는데 어머니 손에 이끌려 강제로 집에 가는 어린 시절이 떠오른다.

‘신형 X3에는 서라운드뷰 기능이 도입돼, 좁은 골목길을 주행하거나 주차할 때 사고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 사진=이상진

주차 중 가장 많은 접촉 사고에 대비해, 주변 장애물을 확인하는 서라운드 뷰 기능이 도입돼 보다 안전하게 주차할 수 있다. 서라운드 뷰는 주차 외에도 골목길 주행 시 주변 장애물을 확인해 안전하게 주행할 수 있다. 골목길 주행하다 막다른 길에 다다랐거나 맞은 편에서 차가 왔을 때, 긴장하거나 기 싸움할 필요 없다. 후진 보조 기능으로 온 길을 자동으로 저장해 한 치의 오차도 없는 후진 주행을 이어나간다.

X3는 4세대까지 오는 동안 BMW SUV 라인업의 중추적인 모델로 많은 업적을 남긴 모델이다. 또한, 4세대로 접어들며, 한층 향상된 편의성과 안락함으로 주행하는 내내 미소를 머금게 만들었다.

‘신형 X3 글라스 루프’ 사진=BMW

새로운 모습의 X3가 어떤 결과물을 만들어낼지 기대된다. 시승차는 X3 20i xDrive M Pro 패키지로 가격은 7,990만 원이다.

이상진 daedusj@autodiar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