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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톱 세운 AMG, 스피드웨이를 할퀴다.

‘메르세데스-AMG SL63 4MATIC+ 전면’ 사진=이상진

발톱으로 트랙을 긁어 연주한다. 좌우로 요동치는 긴장된 순간에 오히려 더 연주가 아름답다.

트랙에 울려퍼지는 AMG의 하모니. 주인공은 ‘메르세데스-AMG SL63 4MATIC+’와 ‘더 뉴 메르세데스-AMG A45S 4MAIC+’다. 13일 경기도 용인 AMG 스피드웨이에서 만났다.

‘ AMG SL63 4MATIC+ 측면’ 사진=이상진

‘메르세데스-AMG SL 63 4MATIC+(이하 AMG SL 63)’를 먼저 만났다. 1954년 걸윙도어로 시작한 2인승 쿠페 모델이다. 현재의 7세대에 이르기까지 벤츠 2도어 시리즈 중 가장 전설적인 모델이다. 그 녀석이 2020년 끝으로 잠시 사라졌다. ‘AMG SL 63’ 4인승 컨버터블로 화려하게 복귀했다.

AMG의 상징과도 같은 수직형의 거대한 그릴과 기다란 보닛. AMG SL63은 7세대로 이어지며, 아주 세련되고 섹시하게 바뀌었다. 4,705×1,915×1,365mm의 크기. 역동적인 라인은 보는 순간 AMG SL63의 아름다움에 빠져든다. 21인치 AMG 경량 알로이휠에 노란색 AMG 브레이크 캘리퍼. 아름다움을 넘어 아기자기함까지 보여준다.

‘AMG SL 63 4MATIC+ 실내’ 사진=이상진

12.3인치 운전석 계기판과 11.9인치 센터 디스플레이가 적용됐다. 주행 중 빛의 반사로 디스플레이가 보이지 않는 경우가 있다. 걱정할 필요 없다. AMG SL63에서는 12도에서 최대 32도까지 디스플레이가 운전자 쪽으로 잘 보이게 회전된다. 빛 반사가 심하면 화면을 조정할 수 있다.

스티어링휠은 락투락 1.8회전 한다. 2회전이 안 되는 아주 타이트한 조향 반응은 스포츠카라는 명성에 걸맞게 묵직하고 부드럽다.

최고출력 585마력, 최대토크 81.5kg.m 4리터 V8 가솔린 엔진과 AMG 스피드 시프트 9단 자동변속기가 합을 맞췄다. 585마력이라는 힘은 실제로 엄청난 체감을 가져온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도달하는 시간은 3.6초. 앞 차와 거리가 벌어져도 저돌적인 돌진으로 단숨에 따라잡는다. 헤드업 디스플레이에는 믿기지 못할 수치의 속도가 표기된다. 그 순간, 오로지 귀에 들리는 것은 폭풍 같은 바람 소리와 AMG가 들려주는 강력한 배기음.

‘AMG SL 63 4MATIC+ 후면’ 사진=이상진

단계별로 컴포트, 스포츠, 스포츠 플러스 주행 모드를 변경했다. 변경할수록 조향 반응은 더욱 묵직하고 부드러워진다. 또한, AMG가 들려주는 사운드도 더욱 강렬해진다. 좌우로 몸이 요동치는 긴박한 순간에 들리는 AMG SL63의 소리들이 오히려 마음의 안정을 불러온다. 나도 모르게 미소를 머금게 된다.

이어서 ‘더 뉴 메르세데스-AMG A45S 4MATIC+(이하 AMG A45S)’에 몸을 실었다. AMG A45S는 A클래스 최상위 모델로 2020년 출시 이후 지난 8월 4년 만에 상품성 변경이 이뤄졌다. 거대한 2도어 쿠페에서 4도어 해치백으로 파트너를 바꾸니 앙증맞다.

‘주행 중인 더 뉴 메르세데스-AMG A 45S 4MATIC+’ 사진=벤츠코리아

그래도 전면의 거대한 그릴이 AMG라는 것을 증명한다. 녀석은 AMG 그린 헬 마그노라는 초록색 옷을 입었다. 전면의 보닛에는 AMG 로고가 새겨졌으며, 측면의 도어에는 운동선수 등번호처럼 ‘A45S’가 크게 써있다.

4,455×1,855×1,410mm 크기. A열부터 C열까지의 역동적인 루프라인, 거기에 첨가된 리어 스포일러. AMG A45S는 가만히 정차된 상황에서도 돌진하고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19인치 AMG 휠 테두리에 색칠된 노란 컬러는 “자동차도 이렇게 깜찍할 수 있다”고 녀석은 귀여움을 발산한다.

‘AMG A45S 4MATIC+ 측면’ 사진=이상진

락투락 2.2회전 한다. 조향 반응은 상당히 가볍다. 최고출력 421마력, 최대토크 51kg.m 직렬 4기통 가솔린 2리터 엔진과 AMG 스피드 시프트 DCT 8단 자동변속기가 짝을 이뤘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3.9초. 무서운 돌파력이다. “작은 고추가 맵다”는 것을 증명하듯 골리앗에게 돌 던지러 뛰어가는 다윗처럼.

AMG A45S도 AMG SL63처럼 서킷을 질주하는 동안 강렬한 AMG 배기음으로 연주한다. 헤어핀과 곡선 구간에서는 연주의 강도가 약해지지만, 직선 구간에서는 AMG 연주의 강도는 절정으로 치닫는다. 그 순간, 들리는 것은 오로지 AMG의 강렬한 배기음 뿐.

‘트랙에 피트인하는 AMG A45S 4MATIC+’ 사진=벤츠코리아

좌우로 요동치는 헤어핀 구간. 좌우로 흔들리며 미끄럼 현상이 발생하지만, ESP (Electronic Stability Program: 차체 자세 제어 장치) 덕분에 흐트러짐 없는 주행을 이어간다. 차가 미끄러지고, 좌우로 흔들리는 상황에서도 AMG A45S는 강렬한 연주로 운전하는 기자의 마음이 안정됐다.

시승차는 메르세데스-AMG SL63 4MATIC+ 퍼포먼스로 2억 6,300만 원, 더 뉴 메르세데스-AMG A45S 4MATIC+ 에디션으로 가격은 8,880만 원이다.

‘AMG A45S 4MATIC+전면’ 사진=이상진

이상진 daedusj@autodiar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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