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요한 것만 넣었다. 불필요한 것은 덜어냈다. 비워내서 더 고급스럽다. 스웨덴 태생의 전기 SUV ‘폴스타 4’다. 가을비가 세차게 내리는 22일, 서울 성동구 에스팩토리에서 강원도 춘천시 이상원 미술관까지 89km 구간을 ‘폴스타4’와 함께 했다.
폴스타는 스웨덴 전기차 브랜드로 지난 2021년 12월 국내 브랜드 론칭을 시작했고, 이어서 2022년 1월에 첫 전기차인 폴스타2를 출시했다. 2년 9개월이 지나고, 폴스타 2에 이어 폴스타 4가 추가됐다. 볼보에서 시작된 토르의 망치 램프는 폴스타에서 반으로 쪼개져, 듀얼 더블 블레이드 램프로 멋스럽게 탄생했다. 그리고 가운데 있는 폴스타의 앰블럼은 전동화로 나아가고자 하는 상징과도 같다. 후면의 가로형 일자 리어램프는 섹시한 자태를 보여준다.
4,840×2,008×1,545mm의 크기. A필러부터 D필러 까지 역동적인 폴스타 4의 곡선은 매혹적이라는 말 밖에 나오지 않는다. 이 역동적인 곡선이 0.261이라는 공기 저항 계수를 만들어내는 비결이다.
2,999mm의 휠베이스. 2열에 앉으면 머리 위로 주먹 하나, 무릎 앞으로는 주먹 세 개의 여유가 있다. 센터터널이 없어 2열 가운데 앉아도 머리 위로 역시 주먹 하나의 공간이 있어 불편하지 않다.
15.4인치 센터 디스플레이와 10.2인치 운전석 계기판이 장착됐다. 15.4인치 디스플레이는 화면을 최대 세 분할까지 할 수 있어 필요에 맞게 사용할 수 있다. 10.2인치 운전석 계기판은 주행 중이나 정차 중일 때 차의 상황을 실시간으로 바로 알려준다.
대시보드와 도어에 100% 재활용 소재가 마감처리 됐다. 100% 재활용 소재 사용이지만 스웨덴 럭셔리의 고품격이 묻어있다.
폴스타4는 다른 차에 없는 큰 특징이 있다. 바로 후면 유리가 없다. 후면 유리가 없어지면서 리어뷰 HD카메라가 그 자리를 대신해 실시간으로 차량 후면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뒷유리를 없애면서 더 많은 짐을 실을 수 있게됐다. 기본 526리터의 짐을 적재할 수 있고, 2열을 접으면 최대 1,536리터까지 늘어난다.
티맵 내비게이션이 적용됐다. 티맵은 도로의 실시간 차량 흐름을 반영해 실시간 한 치의 오차도 없는 도착 예정 시간을 안내한다.
나파 가죽이 더해졌다. 그냥 나파 가죽이 아니다. 동물 복지 인증을 받은 가죽이다. 나파 가죽을 생산하기 위해, 무차별한 동물 살상을 막고자하는 폴스타의 의지다.
음성 인식 명령이 가능하다. 음성 인식은 제법 똑똑하다. 비 내리는 날 앞 유리에 습기가 가득찼다. “성에 제거해줘”하니 공조 장치의 세기는 최고단계로 작동돼, 성에는 말끔이 사라졌다. 또한, 주행 중 “내비게이션 볼륨 줄여줘. 신나는 음악 틀어줘”하면 그에 맞춰 내비게이션의 음성은 꺼지고, 비 오는 날 우울한 기분을 없애주려고 신나는 풍악이 흘러나온다. 하만 카톤에서 나오는 음악은 축 처진 기분을 끌어올릴 뿐만 아니라, 듣는 귀도 호강하게 만든다.
시동 버튼이 없다. 꼭 필요한 것만 챙긴다는 폴스타의 미니멀 철학이다. 운전석에 앉으면 센서에 의해 시동이 걸려 칼럼 시프트만 D에 맞춰 놓으면 된다. 락투락 2.4회전, 조향 반응은 가볍고 부드럽다.
폴스타4는 후륜구동 기반의 싱글모터와 100KWh의 대용량 배터리가 더해져, 1회 충전 주행가능거리 511km로 국내 인증받았다. 최고출력 200KW (272마력), 최대토크 343Nm (34kg.m)의 성능을 보여준다. 배터리 잔량 10%에서, 200KW 급속 충전기에서 30분 만에 80%까지 충전이 가능하다.
교통 체증으로 가고 서기를 반복하는 도심. 모터 소리조차 들리지 않고, 아주 조용하다. 노면의 자잘한 진동만이 느껴진다.
폴스타 4에는 패들시프트가 없다. 회생제동의 강도는 보통, 낮음. 두 단계로 나눠진다. 보통의 다른 메이커들의 회생제동은 멀미가 올라와 불쾌감을 느끼게 만든다. 그러나 폴스타4는 한글 그대로 보통과 낮음의 회생제동으로 큰 이질감이 없다.
시속 100km. 노면 소음과 진동이 박자를 타면서 앙상블을 이룬다. 바람 소리는 귓가를 간지럽히며 약을 올린다. 서스펜션은 흐트러짐 없이 단단하게 세팅돼, 안정적인 주행을 보여준다.단단한 서스펜션은 와인딩 코스에서 물만난 물고기처럼 부드럽게 탈출한다. 또한, 대용량 패시브 댐퍼가 코너링 시 쏠림을 억제한다.
첨단 주행 시스템인 파일럿 어시스트 패키지가 기본으로 더해졌다. 시승도 모르고 얄궃게 비는 내리고, 도로에 차는 늘어나 정체 상황이 도래했다.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을 작동하니 폴스타 4 녀석은 자신의 속도만 고집하지 않고, 선행 차량의 발걸음에 맞춰 천천히 나아간다.
차선 유지 보조 시스템도 첨가돼, 급격한 헤어핀 구간에서도 차선을 이탈하는 상황인데 도로 정중앙으로 빠져나가 물찬 제비 같은 모습을 보여준다. 주차를 하거나 도로의 좁은 폭을 지나가야 하는 상황에서는 360도 3D뷰로 안전사고를 방지한다.
폴스타4는 불필요한 것을 버리면서도 안전하고 편한 주행에 꼭 필요한 것만 챙긴 스웨디시 미니멀 리스트다.
폴스타 4 시승차의 가격은 6,690만 원부터 시작되며, 플러스팩 600만 원, 프로팩 250만 원, 나파 가죽 업그레이드 550만 원을 다 더하면 8,050만 원이 된다. 또한, 정부 기준 전기차 보조금 50%를 받을 수 있어 서울시 기준 7,000만 원 후반대에 구매 가능하다.
이상진 daedusj@autodiar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