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년까지 전 세계 바다의 30%를 보호한다는 국제사회가 합의한 ‘30×30’ 목표까지 6년 밖에 남지 않았다. 그러나 해양 보호 관련 진전이 매우 더뎌 현재 속도로는 2107년에나 달성할 것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제16차 유엔 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총회(COP16)가 10월 21일부터 11월 1일까지 콜롬비아 칼리에서 열린다. 이에 국제 환경단체 그린피스는 기후 위기와 해양 보호에 관한 보고서 두 편을 공개하며 국제사회에 즉각적인 해양 보호를 촉구했다.
그린피스는 <약속에서 실천으로: 글로벌 해양조약을 통한 30×30 목표 달성> 보고서를 통해 ‘30×30’ 목표 달성에 진전이 없다고 비판했다. 특히 현재 세계 해양의 2.7%만 완전히 또는 고도로 보호되고 있고, 공해는 0.9%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30×30’ 목표를 달성하려면 향후 6년간 매년 프랑스 면적의 23.5배(대한민국 면적의 약 130배, 1299만 6천 km2)의 보호구역을 지정해야 하는 격이라며, 각국 영해를 넘어 공해 보호를 위한 글로벌 해양조약 비준과 국제사회 협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COP16은 약 200개국 정부 관계자들이 모여 생물다양성 보전을 위한 글로벌 행동 계획을 수립하는 회의다. 지난 2022년 COP15에서 국제사회는 ‘30×30’ 목표를 담은 쿤밍·몬트리올 글로벌 생물다양성 프레임워크(GBF)을 채택했다. 이번 회의에서는 그간의 진전을 평가하고 실행 방안을 논의한다.
COP16에 참가하는 메간 랜들스(Megan Randles) 그린피스 정책 전문위원(Policy Advisor)은 “건강한 바다는 기후 변화와 각종 위협으로부터 생물다양성을 보전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30×30’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글로벌 해양조약 발효이다. 이를 위해 각국 정부는 조약 비준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전했다.
한편 그린피스가 앞서 17일 발표한 <더 뜨거워진 바다: 글로벌 해양조약이 기후 행동을 강화하는 방법> 보고서는 기후변화가 해양에 미친 영향에 관한 최근 5년간의 과학적 연구 결과들을 제시한다. ▲해양 온난화로 1970년대 대비 해양 산소 함량이 1~2% 감소했고 ▲2024년 7월까지 전 세계 산호의 73%가 백화 현상을 겪을 만큼 열에 노출된 상태다. ▲해수면은 1900년 이후 21cm 상승했으며, 앞으로 극단적인 해수면 상승이 20~30배 더 빈번하게 발생할 것이며 ▲약 10억 명이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예측했다.
김연하 그린피스 해양 캠페이너는 “글로벌 해양조약이 비준을 통해 발효돼야 해양 보호구역을 확대하기 위한 실행 작업에 돌입할 수 있다”고 말했다. “내년 해양 보호에 관한 국제 협력을 논의하는 ‘아워오션콘퍼런스’가 한국에서 열린다. 개최국으로서 한국이 하루 빨리 글로벌 해양조약을 비준하도록 해양수산부와 외교부에서 국내 절차에 속도를 내길 바라며, 비준과 더불어 공해 보호구역 확대와 관리 강화에 실질적인 노력을 기울이는 등 글로벌 해양 보호 리더십을 발휘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글로벌 해양조약은 각국의 영해를 넘어선 해역, 즉 ‘공해’의 해양 생태계 보호를 위한 최초의 다자조약이다. ‘30×30’의 법적 토대를 마련한다는 점에서 그 의의가 크다. 글로벌 해양조약이 발효되려면 최소 60개국의 비준이 필요하다. 현재까지 비준한 국가는 13개국이다.
이상진 daedusj@autodiar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