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체인지를 거친 3세대 콜로라도다. 다양한 기능을 더해 픽업트럭의 영역을 확장했다는 모델이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건 가격. 2022년식 콜로라도 Z71이 4,739만원부터 팔렸는데 신형으로 교체되면서 7300만원으로 확 뛰었다. 상품성을 대폭 향상하게 시켰고, 달러 환율이 높아 어쩔 수 없다고는 하지만 대폭 인상에 놀랄 수밖에 없는 가격이다. 또 하나 놀라운 사실은 초도물량 완판이라는 소식이다. 가격을 높여도 잘 팔린다니 의외다.

픽업트럭의 본고장 미국에서 왔으니 정통 아메리칸 픽업트럭이다. 5,410×1,810×1,905mm에 휠베이스는 3,337mm로 만만치 않은 덩치다. 쉐보레 기준으로는 중형 픽업이다. 그 위로 풀사이즈 픽업인 실버라도가 있으니, 아메리칸 정통 픽업의 세계를 절대 우습게 볼 일은 아니다.

디자인이 많이 변했다. 각종 램프류는 모두 LED다. 헤드램프는 물론 주간주행등, 안개등, 테일램프 등이 모두 LED다. 블랙 라디에이터 그릴과 LED 프로젝션 헤드램프가 강렬하게 다가온다. 측면 바디라인은 직선으로 마무리했다. 잎뒤 휠하우스 주변을 볼륨감 있게 처리해 입체적으로 보인다. 그 사이에 도어가 있는 면이 잘록한 허리처럼 들어갔다. 바디라인은 휠하우스 주변 볼륨감으로 입체감이 살아난다.

실내에 들어서면 시원한 모니터가 먼저 눈에 들어온다. 11.3인치 터치스크린 모니터를 통해 많은 기능을 컨트롤한다. 버튼을 치우는 추세지만 콜로라도는 꿋꿋하게 많은 버튼을 배치했다. 유행을 따르기보다 직관적 조작을 택했다.

스티어링휠과 대시보드에 빨간 스티치를 넣어 고급스럽게 만들었다. 스티어링휠은 3.2 회전한다. 덩치가 커서 좀 더 여유 있는 락투락 비율을 택했다. 오프로드를 주행할 때도 이처럼 여유 있는 락투락 조향이 편하고 유리하다.

계기판은 11인치 컬러 디지털 클러스터로 구성했다. 많은 정보를 띄울 수도 있고, 간단한 화면을 택할 수도 있다. 오프로드 정보를 띄워 거친 길을 효과적으로 움직일 수도 있다. 선택 폭이 넓다.

원형 레버를 돌려 주행 모드를 택하고, 그 레버의 상단을 눌러 구동 방식을 택하게 했다. 2H, 4H, 오토를 택할 수 있고, 4L을 택할 때는 변속기 중립을 먼저 택해야 한다. 4L이 있다는 건 좀 더 강력한 오프로드 주행을 기대할 수 있다는 의미다. 아메리칸 픽업이라면 당연한 얘기다. 그뿐 아니다. 트레일러를 연결할 수 있고, 좀 더 편하게 연결할 수 있는 장치와 기능을 갖추고 있다.

2열 공간은 무릎 앞으로 주먹 하나가 여유 있게 드나들 공간이다. 시트 아래로 비상 삼각대, 쟈키 등을 넣어둘 수 있는 수납공간을 만들어 공간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차창은 버튼 한 번으로 내려오는데, 올릴 때는 버튼을 계속 누르고 있어야 완전히 닫힌다.

파워트레인도 전격 교체했다. 2세대 모델에 사용됐던 3.6리터 자연흡기 엔진은 4기통 2.7리터 직분사 터보 엔진으로 교체됐다. 최고출력은 314.3마력으로 이전보다 훨씬 더 강해졌다. 최대토크 역시 54.0 kgm로 이전보다 세다. 윗급, 풀사이즈 픽업트럭인 실버라도에 먼저 사용됐던 엔진이다. 그 힘을 조율하는 건 8단 자동변속기.

시속 100km에서 rpm은 2,000을 마크한다. 엔진 회전수가 기대보다 높다. 3단에서 4,000rpm이다. 엔진 회전수를 높게 쓰는 편이다. 악보로 치면 반올림표 #를 쓴 듯 성능에 좀 더 중심을 둔 세팅이다.

대신 감수해야 할 손해는 연비다. 8.1km/L. 큰 덩치에 무거운 차체를 감안하면 수긍이 가는 연비지만, 8단 변속기를 효율적으로 세팅했다면 그보다는 좋은 연비를 기대할 수 있지 않았을까?

공차중량이 2,150kg으로 마력당 무게는 6.84kg으로 계산된다. 힘과 무게의 상관관계를 감안하면 대략 가늠해 보면 7초 전후에 시속 100km에 도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픽업트럭인 만큼 굳이 제로백을 따질 필요는 없겠지만, 액션 영화의 악당을 추격하는 차로 사용해도 좋겠다.

기본주행모드를 포함해 오프로드, 험지, 견인/운반 등 4가지 드라이브 모드를 확보했다. 사륜구동은 기본 적용된다. 오토트랙 액티브 2 speed 4WD다. 오토, 2h, 4h, 4L 등 사륜구동을 택할 수 있다. 여기에 디퍼렌셜락 기능이 더해졌다. 좌우 트랙션 차이가 심해지면 차동기어를 잠그는 기능이다. 이를 통해 험로에서 탁월한 주파성능을 확보하게 된다.

대자연의 품 안으로 한 발 더 가깝게 다가설 수 있다. 자동차로 갈 수 있는 가장 깊은 곳까지 갈 수 있다. 세단보다 더 깊이 갈 수 있는 SUV이고, 2WD보다 월등한 구동력을 갖춘 사륜구동 시스템을 갖췄고, 게다가 4L 모드까지 가능해 거칠 게 없는 험로주파성능을 확보했다.

픽업이어서 부담이 없다. 억대를 호가하는 럭셔리 SUV는 사실 오프로드에 올라서기가 어렵다. 잘 달리는 건 아는데 수리비가 비싸서다. 오프로드에서 차가 다치거나 고장났을 때 경제적인 부담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럭셔리 SUV보다 픽업이 확실히 부담이 덜한 건 사실이다.

3세대 올 뉴 콜로라도, 국내에서는 Z71 단일 트림으로 판매된다. 7,279 만원이다.

오종훈의 단도직입

내비게이션은 없다. 스마트폰과 연동해 안드로이드 오토나, 애플 카플레이를 통해 이용해야 한다. 프리미엄을 자처하는 7,000만원대 픽업트럭인데 상품구성이 너무 박하다.

주행 보조 시스템은 차로 중앙 유지보조장치가 아니다. 차선이탈 방지장치에 그치고 있다. 코너를 돌 때 자꾸 차선을 밟으면서 경고가 뜬다. 주행 보조 시스템 수준을 높여야겠다.

오종훈 yes@autodiar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