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 20년 만의 귀환이다. KG모빌리티의 쿠페형 SUV ‘액티언’이다. 액티언을 타고 20일 경기도 평택에서 안성까지 30km를 달렸다.
액티언은 쌍용자동차가 2005년 선보인 쿠페형 SUV다. 딱정벌레 닮은 둥근 루프 라인은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고, 2010년에 시장에서 모습을 감췄다. 그 사이 회사는 KG모빌리티로 인수됐고. KG모빌리티는 토레스 쿠페형 모델명을 ‘액티언’으로 정했다.
건곤감리 패턴의 LED 주간 주행등과 풀 LED 헤드램프가 적용된 전면부. 강인하면서도 역동적인 인상을 풍긴다. 수직 형태의 리어램프와 ACTYON 레터링이 안정적으로 디자인을 마무리하고 있다.
4,740×1,910×1,680mm의 크기. A필러에서 D필러로 향해 기울어진 루프라인은 액티언만의 역동성을 드러낸다. 2,680mm 휠베이스. 보통의 쿠페형 SUV와 다르게 액티언은 머리 위로 주먹 두 개의 여유가 있다. 무릎 앞으로도 주먹 두 개의 공간이 남는다. 센터터널은 손가락 높이로 2열 중앙에 착석해도 불편함이 없다.
2열 시트는 최대 32.5도까지 뒤로 젖혀진다. 그동안 2열 탑승객은 장거리 여행에서 불편함을 감수했지만 이제 2열 탑승객도 장거리 여행을 편하게 즐길 수 있다. 트렁크 공간도 넓다. 2열을 접으면 최대 1,568리터의 화물 공간이 확보된다. 최대 190cm에 육박하는 성인도 누울 수 있어 차박이나 부피가 큰 짐을 옮기는데, 사용할 수 있다. 다재다능한 녀석이다.
12.3인치 운전석 계기판과 인포콘 디스플레이가 하나로 이어져 운전자의 집중도를 한층 높여준다. 인포콘 디스플레이에는 내비게이션 화면과 동시에 공조 장치 디스플레이도 더해져 터치만으로 차내 온도 조절이 가능하다. 도어와 대시보드에는 스웨이드 가죽과 붉은색 스티치가 더해졌다. 앰비언트 라이트는 액티언만의 세련된 느낌이다. 크리스탈 타입의 전자식 토글 변속기는 고급스러운 분위기까지 끌어내 액티언은 세련된 멋진 녀석으로 다시 태어났다.
차 열쇠를 안 가져와 다시 집으로 갈 필요도 없다. 디지털 키 시스템이 적용돼, 스마트폰으로 차 문을 열고, 닫을 수 있다. 하지만, 동급 경쟁 모델에 보편화된 헤드업 디스플레이의 부재는 아쉽다.
락투락 2.5회전 한다. 조향 반응은 상당히 가볍다. 최고 출력 170마력, 최대토크 28.6kg.m 1.5 가솔린 터보 엔진과 3세대 아이신 6단 자동변속기가 호흡을 맞춘다. 차량 하부와 엔진룸, 승객석 사이의 흡음재 처리에 신경을 썼다. 가고 서는 도심. 걸걸하게 들려와야 하는 엔진음은 상대적으로 어린 아기 콧노래처럼 새근새근하게 들려온다.
시속 100km. 엔진 회전수는 6단 1,900rpm에서 3단 4,500rpm 구간을 드나든다. 작은 심장을 가진 녀석은 생각보다 빠른 움직임으로 운전자를 감탄하게 만든다.
아기 콧노래같이 도심에서 새근새근 흥얼거리던 녀석은 고속으로 달리는 순간에는 걸걸한 엔진음을 뽑아낸다. 바람 소리와 하부 소음은 고속에서도 조용하다. 단단하게 조여진 액티언의 서스펜션은 하부의 진동조차 없는 민첩한 주행력을 보여준다.
첨단 주행 보조 시스템이 더해졌다. 인텔리전트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은 자신의 속도만을 고집하지 않고, 정체된 도로 흐름에 맞춰 발걸음을 옮긴다. 차선 유지 보조 시스템은 커브길에서도 흐트러짐 없는 발걸음을 보인다. 제식훈련 제대로 받은 군인같다.
주차 구역에서 내릴 때, 후측방에서 오는 차를 감지해 탑승객에 알려주는 안전 하차 알림 기능도 있다. 이외에도 신호대기로 정차 중 옆 사람과 이야기하거나 잠시 한눈을 팔면, 앞차가 출발 확인을 놓치는 경우가 있다. 이때 운전자에게 집중하라고 알려주는 앞차 출발 알림 기능이 더해졌다.
액티언은 사전 예약 5만 8,000여건, 실계약 1만 3,000여 건을 만들어내, 과거의 불운을 완전히 씻어냈다. 액티언은 새로운 시대에 맞게 새로운 모습으로 다시 태어났다.
시승차는 액티언 S9 트림으로 가격은 3,649만 원이다.
이상진 daedusj@autodiar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