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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뉴 530e’ 73km는 전기로, 모터와 엔진의 하모니

BMW 530e는 우리가 아는 자동차의 많은 모습을 한 몸에 가졌다. 전기차이기도 하고, 내연기관 자동차 이기도 하다. 엔진과 모터를 다 가져서다. 게다가 충전 시스템까지 있다. 고급 세단이면서 작정하고 달리면 스포츠세단의 모습도 보인다.

5,060×1,900×1,515mm 크기에 휠베이스는 2,995mm다. 중형이냐 대형이냐, 세그먼트 구분이 의미 없을 정도로 크다. 5시리즈는 중형으로 알고 있지만 실제 크기는 대형이다. 그럼 7시리즈는 초대형이어야 한다. 신형이 나올 때마다 몸이 커지니, 이 또한 인플레이션이다. 키드니 그릴에 조명을 넣어 어둠 속에서 더 멋있게 빛난다.

운전석에 오르자마자 작심하고 달려간 곳은 구룡령이다. 홍천과 양양을 잇는 56번 국도는 전국에서 가장 재미있게 달릴 수 있는 길이다. 아홉 마리 용의 등을 따라 구불거리며 이어지는 길을 달리는 건 게임보다 더 재미 있다. 계속 이어지는 헤어핀 코너를 만나며 스티어링 휠과 가속페달을 조작하면서 달리면 미소와 감탄, 비명이 차례로 나온다. 진짜 재미있는 길이다.

전기모터는 184마력이다. 2.0 가솔린 엔진은 190마력이다. 합치면 190+184=374가 되어야 하지만 모터와 엔진의 합산 최고 출력은 299마력이다. 모터와 엔진 출력 사이에 일종의 교집합이 생기기 때문이다.

힘은 충분했다. 오르막 커브에서 시야가 열릴 때 가속페달을 꾹 밟으면 타이밍을 놓치지 않고 힘 있게 달려 나간다. 박자를 놓치는 법이 없다. 그래서 재미있다. 앞에 245/40R20, 뒤에 275/35R20 사이즈의 타이어를 끼워 후륜구동으로 밀고 간다.

메이커가 밝히는 제로백이 6.3초다. 고성능 스포츠세단에 ‘버금’가는 순발력이다. 왼쪽 마이너스 시프트 패들을 1초 동안 지그시 당기면 ‘부스트 모드’가 10초 동안 작동한다.

프리미엄 세단의 편안함은 굳이 강조할 필요가 없다. 넓은 공간 그 자체가 주는 고급스러움에 더해 실내 곳곳에서 수준 높은 감성 품질을 만난다. 크리스털 소재를 사용한 변속레버와 조그셔틀은 보석처럼 반짝이고, 몸을 감싸는 가죽 시트는 편하게 몸을 지지해 주고 때로는 차와의 일체감을 높여준다. 실내 곳곳에서 디테일이 살아있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는 가장 복잡한 형태와 기술을 가진 자동차다. 전기차와 내연기관 자동차를 한 몸에 구현하고 있어서다.

18.7kWh 고전압 배터리를 사용해 EV 모드로 73km를 달릴 수 있다. 일상생활 속에서 전기차로 사용하기에 충분한 거리다. 장거리를 달릴 땐 휘발유를 사용하면 된다. 충전 스트레스에서 벗어나니 이 또한 좋다.

하지만 부지런히 충전해 가급적 전기차 모드로 움직이는 게 좋다. 충전이 귀찮다고 엔진으로만 달리면 그 무거운 배터리와 모터의 존재 이유가 사라진다. 모터를 주로 사용하고 엔진은 보조 동력원으로 쓰는 게 바람직하다. 기회가 될 때마다 부지런히 충전해야 하는 이유다.

구룡령 넘어 양양까지 달리는 동안 배터리는 완전히 바닥이 났다. 고속도로를 이용해 양양에서 서울까지는 엔진으로만 달렸다. 175km를 달린 연비는 16.0km/L였다. 차분하게 경제운전을 한 결과다.

연료 탱크도 60리터로 더 커졌다. 가솔린 가득 채우고 배터리까지 완충하면 중간 급유 없이 751km를 달릴 수 있는데 연비 관리를 잘하면 그보다 더 멀리도 갈 수 있다.

주행 보조 시스템은 차선 변경까지 지원한다. 차선은 점선, 가까운 후방이 비어있고, 스티어링 휠을 손으로 잡고 있어야 한다는 등의 조건을 만족하는 상황에서 방향지시등을 켜면 자연스럽게 차선변경을 마무리한다.

BMW 530e는 베이스 모델이 8,920만원, M 스포츠패키지는 9,220만원이다.

오종훈의 단도직입
EV 모드, 배터리 충전 모드 등을 선택하는 버튼이 없다. 운전자는 그냥 운전할 뿐, 모터냐 엔진이냐를 직접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배터리가 바닥났을 때 엔진으로 충전을 강제할 수도 없다. 다만 배터리를 현재 수준으로 유지시킬 수는 있는데, 설정 메뉴 안으로 찾아 들어가서 선택해야 한다. EV 주행, 엔진 주행, 배터리 충전 등을 운전자가 직접 선택하는 방법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오종훈 yes@autodiar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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