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룡처럼 우람한 자태다. 인류에 해를 끼치지 않는 초식 공룡에 가깝다. 현대차의 야심작 ‘스타리아 하이브리드’다. 이 스타리아 하이브리드를 지난 20일 경기도 파주에서 일산 모터스튜디오까지 64km 구간을 시승했다.
스타리아는 ‘새로운 다목적 차량’이라는 슬로건 아래, 지난 2021년 스타렉스의 후속으로 시장에 출시됐다. 3년 전, 출시 당시 LPG, 디젤 두 가지뿐인 엔진 트림에서 이번 가솔린 하이브리드가 추가돼, 소비자들의 선택권이 더 넓어졌다.
차폭을 가로지르는 얇고 긴 차폭등과 주간 주행등, 거대한 라디에이터 그릴. 마치 로보캅의 얼굴을 연상시키는 듯한 스타리아만의 강렬한 캐릭터가 느껴진다. 5,255×1,995×1,990mm의 거대한 크기. A필러부터 D필러까지 인사이드 아웃 테마로 만들어진 유려한 곡선, 낮은 벨트라인의 파노라믹 윈도우. 스타리아 만의 미래지향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2열에 탑승하는 순간. 전동식 사이드 스텝이 친절하게 내려온다. 외관의 멋을 헤치지 않는 최선의 디자인으로 어린아이와 노인들을 위한 최소한의 배려다.
2+2+3 구조의 7인승. 3열에 앉아도 무릎 앞으로 주먹 두 개 이상의 충분한 공간이 있다. 이제 3열에 앉는다고 공간상으로 손해 보는 일은 전혀 없다. 2열에는 엉덩이를 시트에 밀착시켜 척추의 균형을 바로잡는 프리미엄 릴렉션 시트가 적용됐다.
2열은 비행기 퍼스트 클래스에 탑승한 것처럼 편하다. 천장과 차량의 내부 기둥에는 스웨이드 가죽 마감처리를 해, 단순한 다목적 미니밴 차량이 아닌 프리미엄 다목적 미니밴의 이미지를 한층 드러냈다.
컴바이너 타입의 10.25인치 운전석 계기판과 10.25인치 센터 디스플레이가 장착됐다. 센터 디스플레이 아래에는 차량 내 공조 장치 버튼과 수납형으로 된 스마트폰 무선 충전 패드가 더해졌다. 헤드업 디스플레이는 없다.
운전석 쪽 대시보드에는 컵홀더가 적용됐으며, 센터디스플레이 뒤 대시보드에 작은 수납함이 있다. 또한, 운전석과 동승석 사이 풀사이즈 센터 콘솔이 적용돼 탑승자의 편의를 대폭 끌어올렸다.
락투락 3.4회전 한다. 조향 반응은 상당히 가벼운 편이다. 최고 출력 180마력, 최대토크 27.0kg.m의 스마트스트림 가솔린 1.6터보 하이브리드 엔진과 6단 자동변속기가 짝꿍이 됐다. 여기에 최고출력 54KW (73.1마력) 최대토크 304Nm (31.0kg.m)의 전기모터가 더해져, 시스템 총합 출력 245마력의 환상의 하모니를 만들었다.
가다 서다 반복한다. 걸걸대는 엔진음이 설잠에서 깨어나다 전기모터의 가동으로 이내 잠에 빠져든다. 엔진의 개입을 최소화해 탄소배출 절감과 연비를 끌어올렸다.
정체되는 도심구간에서만 전기모터가 개입하는 건 아니다. 시속 100km, 6단 2,000rpm에서 3단 4,900rpm의 엔진 회전수를 나타낸다. 바람 소리와 진동은 번갈아 운전자인 기자에게 좋은 말동무가 되어준다.
하지만, 이와 같은 엔진 회전수를 기록하는 것도 잠시뿐. 이와 같은 정속 주행이 이어지면 엔진 회전은 멈춰 rpm은 0으로 내려간다. 정체되는 구간뿐이 아니라 자동차 전용 도로에서도 정속 주행이 지속으로 이뤄지면 충전된 배터리와 전기모터만으로 탄력 주행을 이어갈 수 있다. 고속에서도 풍절음은 더 이상 거세지지 않고, rpm은 3,000을 넘지 않는, 모나지 않는 면모를 보여준다.
굳이 비교하자면 덩치 큰 모습이 공룡같은데, 동족끼리 싸우는 육식 공룡이 아니라, 동족의 살상을 막고 탄소배출 절감에 신경 쓰는 초식 공룡과 같은 모습인 것.
안전 사양에도 소홀히 하지 않았다. 내비게이션 기반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이 장착됐다. 고속도로에서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주행 시 내비게이션 정보를 바탕으로 사고가 잦은 곳에서 자동으로 속도를 조절한다.
고속도로 주행보조 시스템이 더해져, 자동차 전용도로 주행 시 앞차와의 거리를 유지해 운전자가 설정한 속도로 차로 중앙을 유지해 준다. 또한, 거대해지는 차체의 너비 때문에 항상 주차 중 안전사고가 비일비재하게 일어난 상황.
서라운드 뷰 모니터는 폭이 좁은 건물의 진입로나 주차 시 사각지대의 장애물을 확인해 사고를 사전에 방지한다.
스타리아 하이브리드는 탄소 발자국을 지우는 시대. 효율을 끌어올린 하이브리드 모델로 기존 순수 내연기관 파워트레인에 적응된 사람들의 새로운 선택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시승차는 스타리아 하이브리드 7인승 1.6터보 하이브리드 인스퍼레이션 4.946만 원, 빌트인캠 59만 원, BOSE 프리미엄 사운드 64만 원, 컴포트2 52만 원, 듀얼 와이드 선루프 89만 원, 후석 전동 사이드 스텝 68만 원으로 총 5,278만 원이다.
이상진 daedusj@autodiary.kr